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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님 파티

by 룰루랄라비엔나누나 Jan 22. 2025

“다음 주에는 쉬는 날이 없겠는데?”

“ 왜요? 토요일 하고 일요일은 쉬는 날이잖아요?”

“ 응, 그런데 대사님 댁에서 다음 주 일요일저녁에

중요한 손님들을 초대한 80명 파티가 있는데,

요리사가 갑자기 그만둬 버렸대.

오늘 호텔에 오셨던 대사님을 만났는데, 이제 와서 취소 할 수도 없는 파티라며 너무 걱정을 하시길래, 내가 가서 요리해 드릴 테니

염려 마시라고 했어.

나 혼자 할 수 없으니 내 부하직원 한 사람하고 당신도 와서 좀 도와줘야겠어 “

아니 그렇잖아도 밤늦게까지 일주일 내내 일하고 그나마

일요일에 딱 하루 쉬는데, 그날마저 대사님 관저에 가서 일을 해야

한다니 난 화가 났다. 그리고 나도 가서 도와줘야 하고.

하지만 워낙이 인품이 훌륭하셔서 존경하는 대사님 부부이시니, 그렇게 해 드려야겠다고

생각하고 나도 기꺼이 요셉을 도와서 80명분의 식사 파티를 그야말로 최고로 멋지게 해 준비해 드렸다.

도쿄주재 여러 나라 대사님들을 비롯하여 외교사절단과 기업인 손님들로부터 극찬을 받으셨던 대사님 부부께서 얼마나 고마워하시는지,,,

흐뭇해지며, 나도 큰 보람을 느꼈다.

오스트리아는 국경일인 10월 26일이면 대사관저에서 외국에 살고 있는 모든 오스트리아인을 그 나라 주재 대사관저파티에 초대해 줘서 일 년에 한 번

모두 만나는 큰 잔치를 해 줘서 나도 요셉을 따라서 여러 차례 갔었다.

그런데 그중에 이 도쿄주재 대사님 내외가 주최한 파티가 가장 풍성한 음식과 최고의 와인을 대접해

주실뿐만이 아니라 두 분이 진심으로 손님 한 분 한 분을 맞이하며 환영해 주시곤 하였다.

그래서 요셉도 답례로

초대형 케이크를 구워서 오스트리아 상징으로 근사하게 장식해서 선물로 드리면은

“ 와~우 대단하네요!”

 하시며 손님들께 최고로 맛있는 요셉작품이라고

직접 함께 케이크를 커트하는 세르모니로

자랑스럽게 소개하셨었다.

2005년에 요셉의 평생 꿈이었던 고국에서의 식당을 비앤나에 열고나서,

초기에 손님이 없어서 하루종일 손님이 오기만을

기다리던 시기였다.

우리 식당 앞을 우연히 지나치던 일간지 음식평론기자가 들어와서 음식을 드시더니,

“ 비엔나의 대단한 맛집을 찾았다”라고

 소개하는 좋은 글을 실어 주셨다.

신문에 기사가 난 날, 마침 대사님께서 도쿄에서

비엔나에 도착하셨는데, 공항에 마중 나온 분이

“보세요! 여기 요셉의 레스토랑 소개글이 오늘 신문에 살렸답니다! “

하면서 그 기사를 대사님께 보여 드리자, 곧장

공항에서 우리 식당으로 오셔서

요셉을 깜짝 놀라게 해 주셨다.

그리고 얼마 후에

“ 도쿄에서 살다가 비엔나로 돌아온 사람 다 모이자”

면서 25명의 손님을 초대해서 큰 파티를 우리 식당에서 주최하셨다.

그 파티는

“요셉이 비엔나에 와 있다”면서  우리 식당소개를

해 주고자 하는 의도에서 일부러 파티를

여신 듯했다.

물론 그 파티에 오셨던 모든 분들은 그 이후로

우리 식당의 단골손님들이 되셨고, 여러 방면의 많은 지인들에게 소개를 해 주셔서 우리는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나면서 자리를 잡게 되었다.

몇 년 후 그이가 갑자기 저 세상으로 떠난 후, 나는

그날로 삭당문을 닫아야 했고, 당장 실업자가

되어서 정말 난감했다.

두 아이들도 어린데,,, 외국에서

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내가 할 수 있는 서비스직은 자신이 있으니

이 나라의 세계적인 크리스탈회사

“스바로브스키”에 지원서를 무작정

내봤다.

그 회사에서는 추천서를 받아오라는데

누구한테 부탁해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대사님이 떠올랐다.

본사가 있는 티롤지방출신 대사님은 유명인사셨으니 그분이 추천사를 써 주신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믿고 어렵사리 부탁 편지를 드렸다.

그분으로부터 곧바로 답장이 왔다.

그 편자에는 이러한 내용의 추천서가 쓰여 있었다.

“ 이 사람은 내가 오랜 시간 동안 가까이서

잘 지켜봤던 지인입니다.

내가 회사를 운영하며 직원을 뽑는다며는

바로 이 부인을 채용할 것입니다.

귀사에서 꼭 필요로 하는 보석 같은

존재가 될 거라고 믿으며 나뿐만이 아니라

나의 와이프도 적극 추천 하겠습니다! “

이 추천서로 인해서 50도 훌쩍 넘은 나이에

나는 무난히 이 기업에 입사할 수가 있었으니

그야말로 ”되로 주고 말로 받은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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