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오후 5시에 글을 올리다 보니,
어느 새 제게도 작은 루틴이 생겼습니다.
한 주를 살아내고,
그동안 마음에 남은 장면들을 붙잡아두었다가,
수요일이 되면 다시 꺼내어 문장으로 정리하는 일.
그렇게 쓰다 보니 어느덧 브런치에 16편의 글이 쌓였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동안의 글들은 대부분,
제가 인하우스에 들어와 경험한 굵직한 장면들에서 시작했습니다.
조직을 보며 느꼈던 것들,
리더를 보며 다시 생각하게 된 것들,
HR이 제도보다 사람에 더 가까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체감했던 순간들 말입니다.
그 글들을 쓰는 동안,
저도 제가 무엇을 자주 붙잡고 쓰는 사람인지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과 조직 사이의 긴장,
제도와 현실 사이의 간극,
그리고 그 사이에서 HR이 자주 고민하게 되는 책임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그런데 16편쯤 쓰고 나니,
다음 글은 조금 다르게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의 글이 비교적 “굵직한 경험에서 뽑아낸 인사이트”에 가까웠다면,
이제는 조금 더 가까운 자리에서,
조금 더 생활에 붙어 있는 언어로 쓰고 싶어졌습니다.
조금 더 솔직하게 말하면,
‘정리된 이야기’만 쓰기보다
‘아직 정리되는 중인 경험’도 써보고 싶어졌습니다.
인하우스에 와서 여러 일을 겪으며 느낀 것은,
HR의 일은 늘 멋있는 문장으로만 남지 않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어떤 날은 대표의 판단과 팀장의 데이터 사이에서 고민하고,
어떤 날은 징계 하나를 두고 퇴근길까지 마음이 무거워지고,
어떤 날은 좋은 제도라고 믿었던 것이 현장에서는 전혀 다르게 작동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런 장면들은 보고서에는 잘 정리되지 않지만,
이상하게도 오래 남습니다.
그리고 저는 앞으로 그런 이야기들을 조금 더 써보려 합니다.
이번에 글의 결을 조금 나누어,
몇 개의 새로운 시리즈로 이어가보려고 합니다.
큰 방향은 이렇습니다.
하나,
컨설팅의 언어와 인하우스의 현실 사이에서 다시 배우게 된 HR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좋은 보고서와 좋은 현실이 늘 같은 뜻이 아니라는 것,
현장에 들어가야만 비로소 보이는 우선순위가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둘,
멈춰 있거나 어딘가 어긋난 조직을 다시 움직이게 만드는 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온보딩, 퇴사, 목표설정, 성과관리처럼 겉으로는 제도 이야기 같지만,
사실은 조직의 건강성과 연결되어 있는 장면들을 더 다뤄보려 합니다.
셋,
리더는 개인의 역량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관점에서
리더를 둘러싼 시스템과 환경에 대한 이야기도 풀어보려 합니다.
우리는 종종 리더십 문제를 개인의 자질 문제로만 다루지만,
실제로는 그 사람을 그렇게 일하게 만드는 구조와 기준이 더 큰 영향을 주기도 하니까요.
마지막 넷,
조금 더 개인적인 결의 글도 써보려고 합니다.
제 안에서만 있었던 ‘피플팀장으로 산다는 것(가칭)’에 가까운 이야기들입니다.
피플팀장으로 일하며 겪는 현실적인 고민,
선명하게 말하기 어려웠던 마음,
사람과 조직 사이에서 하루를 보낸 뒤에야 비로소 이해하게 되는 감정들을 조금 더 담아보려 합니다.
아마 앞으로의 글도 여전히 사람과 조직에 대한 이야기를 쓸 것이고,
제도와 리더십, 팀과 문화에 대한 고민도 계속 다룰 것이지만
이전보다 조금 더 “이론적으로 맞는 말”보다
“실제로 부딪혀본 사람의 말과 감정도” 포함될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 15년 차가 아닙니다.
어쩌면 그래서 더 선명하게 보이는 것들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직을 너무 멀리서 해석하지 않고,
현장에서 부딪히는 불편함과 애매함을 아직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완전히 정리된 답을 가진 사람의 글이라기보다,
현장에서 계속 배우고 있는 사람이
그 과정에서 붙잡게 된 생각들을 기록하는 글이 될 가능성이 더 큽니다.
어쩌면 그래서 이전보다 덜 매끈할 수도 있고,
대신 조금 더 현실적일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시리즈는 달라지겠지만,
아마 제가 끝내 쓰게 되는 이야기는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을 어떻게 볼 것인가.
조직은 왜 자꾸 어긋나는가.
좋은 리더는 어떻게 생기는가.
HR은 통제하는 조직이 아니라 어떤 조직이어야 하는가.
결국은 계속 이 질문들 주변을 맴돌게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이전보다 조금 더 구체적인 장면에서 시작하고,
조금 더 현실적인 언어로 쓰게 될 것 같습니다.
독자분들께서도 그 변화가 낯설기보다,
오히려 조금 더 가까운 이야기로 느껴졌으면 좋겠습니다.
매주 수요일 오후 5시,
늘 그랬던 것처럼 다음 글도 게시될 예정입니다.
다만 이제부터는 조금 다른 결의 이야기들이 시작됩니다.
보고서 밖에서 다시 배우게 된 HR,
멈춰 선 조직을 다시 움직이는 일,
리더를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피플팀장으로 살아가며 남겨두고 싶었던 마음들까지.
지금까지 저의 글을 꾸준히 읽어주신 분들이라면
아마 그 변화의 결도 함께 읽어주실 거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