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댓국집돈가스
여행의 설렘을 안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처럼 맛집을 찾아 나섰습니다. 하지만 괴산에서는 큰 기대를 접고, '한 끼 때우자'는 마음으로 들어선 순댓국집에서 뜻밖의 발견을 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딜레마. 부모가 원하는 맛집에 아이가 먹을 메뉴가 없어 당황하는 순간입니다. 이곳 '옛날 병천순대'는 순댓국과 함께 돈가스를 파는 매력적인 식당이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손님들 모두 돈가스를 주문하고 있었습니다. 순댓국, 병천순대, 돈가스를 모두 시켜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메뉴는 바로 그 거대하고 두툼한 돈가스! 한 입 베어 물자 절로 웃음이 나왔습니다. 이쯤 되면 사장님은 가게 이름을 '옛날 돈가스'라고 바꿔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을 정도입니다.
잠시, 조선시대 유배길을 생각하다
이 맛있는 식사 후, 문득 조선시대 최악의 유배지였던 제주도를 떠올립니다. 제주 유배를 당한 대표적인 인물로는 광해군, 추사 김정희, 그리고 독립운동가 이승훈 등이 있습니다.
서울에 사는 저에게도 전라도나 경상도는 큰맘 먹고 가야 하는 거리입니다. 그런데 조선시대에 마차나 도보로 전라도 끝까지 가서 배를 타고 제주도로 떠났던 유배길을 생각하니, 가다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험난한 여정이었을 것입니다. 특히 굽이굽이 산이 많은 충청도를 통과할 때는 어떠했을까요? 그렇게 수십 날을 걸려 산을 넘고 마주한 전라도 평야는 유배객들에게 큰 기쁨을 주었을 것 같습니다.
익산의 보석, 전주의 위엄
가는 길에 고속도로와 인접한 익산에 들러 '왕궁포레스트'식물원에서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겼습니다. 바로 옆에 위치한 보석박물관도 기대 이상으로 흥미로웠습니다. 박물관이 주는 지식들을 머릿속에 담으려 애썼지만, 결국 기억나는 것은 5월 탄생석이 에메랄드라는 사실 정도입니다.
전라도는 전주와 나주의 큰 도시를 합친 어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전히 옛 문화의 흔적이 남아있는 전주한옥마을에 들렀지만, 제 눈을 사로잡은 것은 한옥보다는 그 옆에 위엄을 간직한 전동성당이었습니다. 1889년에 건립된 이 성당은 낮은 한옥들 사이에서 위풍당당하게 우뚝 서 있었습니다. 천주교 성지로도 유명한곳입니다. 아름다운 건축 양식에 황홀하게 빠져 바라보자 어느덧 해가 어둑해졌습니다.
(전주에서 먹은 물갈비와 초코파이에 대한 이야기는 생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