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시내에는 많은 이들이 해물탕 식당 이름으로 더 익숙할 삼성혈(三姓穴)이라는 유서 깊은 선사 유적지가 있습니다.
구멍이 세개 있는 땅이 유적지라하니 뭔가 의아했습니다.
이곳은 탐라국(제주도)의 시조 설화가 시작된 성스러운 장소입니다. 전설에 따르면, 아주 오랜 옛날 한라산 북쪽 '모흥'이라는 땅에서 고을나(高乙那), 양을나(良乙那), 부을나(夫乙那) 세 명의 신인(神人)이 동시에 솟아났다고 합니다. 이 세 분이 제주 고(高), 양(良), 부(夫) 세 성씨의 시조가 되었으며, 이들이 솟아난 세 구멍을 삼성혈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삼성혈의 유래를 알고 보니, 화제를 모은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집필한 임상춘 작가의 작명 센스에 새삼 감탄하게 됩니다. 극 중 주연 이름이 양관식, 조연 이름이 부상길로 설정된 것은 제주도의 뿌리인 세 성씨 중 양씨와 부씨의 성을 가져온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는 단순히 지역색을 입히는 것을 넘어, 제주 역사의 가장 근본적인 이야기를 극의 인물에게 부여함으로써 작품의 깊이와 의미를 더해준 탁월한 설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작가의 의도를 알게되니 작가의 길이 쉬운것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