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와서 흑돼지를 먹으려니 사악한 가격에 얼굴을 찌푸리기 일쑤였습니다. 몇 번 그렇게 '당하고' 난 후에야 찾은 곳이 바로 ^한라축산정육식당^입니다.
이곳은 정육점에서 원하는 부위의 고기를 직접 구매하고, 별도의 *상차림비 *를 내면 식당에서 구워 먹을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덕분에 훨씬 합리적인 가격으로 맛있는 돼지고기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정육점 사장님께서는 흥미로운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도민들은 흑돼지보다는 백돼지를 더 즐겨 드셔요. 제주 돼지는 다 맛있어서 사실 큰 차이는 없어요."
이런 이야기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굳건하게 흑돼지를 골라 들었습니다.
고기에 빠질 수 없는 막걸리도 한 병 주문했습니다. 서울과 달리 막걸리 가격이 매우 저렴했습니다. 특히 제주 막걸리는 단돈 2,000원!
제가 방문했던 제주 식당들 대부분 제주 막걸리를 2,000원~3,000원 정도에 팔고 있었습니다. 마치 제주 삼다수가 현지에서 더 저렴한 것과 같은 이치일까요? 확실히 막걸리만큼은 서울보다 인심이 좋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제주 막걸리 분홍색 라벨에는 위트 있는 문구가 쓰여 있었습니다.
"한잔 비워수꽈? 운전할 마음도 비웁서예."
여행을 가면 그 지역의 막걸리란 막걸리는 모두 마셔보는 자칭 *'막믈리에'*인 저는 제주 막걸리를 마셔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흔히 서울에서 먹는 장*막걸리, 우*생 같은 막걸리의 단맛이 나지 않으면서 뒤끝이 텁텁하지 않아 깔끔했습니다. 2,000원짜리 막걸리에서 가성비 끝판왕을 만난 것입니다. 뒤 포장을 보니 심지어 쌀로 빚은 막걸리였습니다. 덕분에 기분 좋게 한 잔을 비울 수 있었습니다.
몇 년 전, 우도 방문 때 우도 땅콩 막걸리를 힘들게 사 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제조지는 충청도였고 심지어 인터넷 쇼핑몰 가격이 더 저렴해서 배신감을 느꼈던 씁쓸한 기억도 떠올랐습니다.
정육식당 덕분에 제주에서 비싸다는 편견을 깨고, 질 좋은 돼지고기와 맛있는 지역 막걸리를 기분 좋게 맛볼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