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포기했고, 결혼도 포기했어.

by 김까치

네모난 박스가 가진 것의 전부라고 치면, 그것을 나름대로 잘 아끼기 마련이다. 나에게는 많은 친구가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옥광산 반지의 친구는 나와 취향이나 이런 것이 잘 맞았던 친구였기 때문에 다른 친구보다 잘 만났고, 나름대로 스무스하게 교우관계를 보냈었다. 하지만 그녀는 요즘 신종 단어로 ‘남미새’였다. 남미새는 ‘남자에 미친 XX’으로 나를 만나서 얘기를 할 때면 그녀는 그런 얘기를 했었다.


“연애를 좀 해봐. ”

“ 싫어.”

“ 너 연애 안한지 엄청 오래 됐어. ”

“ 괜찮아. 나 실버타운 갈거야. 아니면 넌 수녀가 되고 난 승려 되자.”

“ 야! 난 거기 싫어.”

“ 솔로천국 커플지옥”


하지만 그녀는 제법 끊기가 어렵게 동여맨 밧줄처럼, 고집이 매우 쎘다. 그녀의 그런 고집을 벼리든 칼으로 끊으려고 했으나 그녀는 잘 끊어지지가 않았다. 만나서 또 같은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자신이 마음에 드는 남자에게 DM이란 것을 보내 만나보기도 했었고, 실제 남편을 어플로 만나 결혼을 했다. 그둘은 참 웃긴 바퀴벌레같은 족속들이었다. 결혼을 하기 전에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시간을 가졌었다. 그 보여주는 시간 속에 그는 그녀를 양털처럼 잘 신경써주는 것이 느껴지기는 했다. 하지만 그녀와 그는 그리고 또다른 눈치 없이 입을 털어대는 친구는 내가 돈이 없는 공시생이자 취준생이라는 것을 망각했는 지 버스를 태워 집으로 보내면 되는 걸 얼마 있지도 않을 공간에 모텔을 잡게하고 엄한 돈을 쓰게 만들었다. 나는 이러한 작태에 모텔에서 눈물을 흘렸었다.


그리고 나는 태생이 글을 쓰는 글쟁이였기 때문에 내 것을 배낀 것과 관련하여 저작권 형사고소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 고소건이 끝나고 1년여쯤이 지났을 때 그녀의 결혼식 날짜가 잡혔는데 그녀는 나에게 축사를 써달라고 난리를 쳤다. 하지만 그녀는 저작권 형사고소를 경험한 적이 없었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내가 어떤 심정적 위치에 있었는 지 전혀 가늠을 못했다. 그러면서 했던 말은 그런 거였다.


“ 축사 써줄거지? 그치? 꼭 써줄거지? ”

“ 아. 그거는.. 그때 가서 생각해보자.”

“ 알았어. 근데 동영상 얼굴 찍힌데. 하객은 한 300~500명 정도 와. ”

“ 야. ”


점점 머리에 꽂힌 안전핀이 날아가는 느낌을 받았다. 인내심이 바닥을 치고 머리를 치고 싶단 생각조차 들지 않을 만큼 사람이 결혼을 하거나 연애를 하면 뇌가 마비되는 건 맞는 것 같은데 분간이 안될정도로 저정도로 대가리가 돌아가는 건가? 그것을 보고 인간에 대한 환멸과 증오가 나 안에 가득해졌다. 그뒤로 연애가 혐오스럽고, 결혼이 증오스러워졌다. 그둘을 보며 1년이 남은 결혼식에 축사를 그래도 꾸역꾸역 쓰고 있던 나는 그날로 파일을 지우고 절교를 메신저로 고해버렸다. 하지만 그녀는 축사쟁이가 결혼식에 반드시 필요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절교한 것이 걸렸던 모양인지 내가 아파트 경리 회계를 배우기 위해 서울에 상경하며 다닐 때 그녀는 나에게 밥을 먹자고 한 적도 없고, 차를 마시자고 한 적도 없었다. 즉, 아무것도 주지도 않으면서 남을 거저로 무대에 올리려고 했던 것이었다. 솔직히 말해 밥이냐, 차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이라면 그리고 그 사람이 경험한 상처가 있다면 조금만 기다려줬으면 될 일인데 그것을 가지고 들쑤시면서 그러는 것이 내가 알고 있던 내 친구가 맞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결혼식을 보면서 울었다고 말해주었다. 근데 나는 그걸 들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 남의 결혼식인데 뭘 울어? 울어봤자 뭐해? 걔가 행복하고자 한 선택일뿐, 나랑 상관 없는 건데? ’


남의 마음은 이렇게 차디차게 얼어가는 데 결혼식을 주구장창 설명하는 그녀의 작태에 그녀의 주변인도 멀어졌을 거라 확신한다. 친한 친구를 패대기쳐버렸는데 최근에 친해진 친구는 오죽할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그녀만 그런식의 대접을 했던 것은 아니다. 나는 내가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한 친구에게는 신경을 써서 축사를 써줬다. 축사의 내용은 밝히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굳이 밝힌다면, 그 친구는 화가 많은 친구이기 때문에 당신이 소화전을 지키는 것처럼 그 친구를 지켜주셨으면 좋겠어요. 나중에 전화를 할 때 꼭! 긍정적이고 따뜻한 목소리로 나에게 전화를 해줘!가 그 축사였다. 그리고 그 친구는 그 말대로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여전히 나는 솔로이고, 여전히 연애도 다 포기해버렸으나 후회하지 않는다.


나는 연애가 진리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결혼이 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친구의 선택은 친구가 한 것이기에 나는 그 선택을 뭐라할 생각이 없다. 하지만 같은 축사를 요구했으나 한 친구는 죽여버리고 싶은 상대가 되었으나 다른 친구는 오래도록 같이 가고 싶은 친구가 된 차이는 결국 나를 생각했느냐, 아니냐의 차이일것이고 나는 나의 지금 현실속에서 결혼하고 연애하는 것이 결국 나와 만날 사람에게 민폐가 되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없이, 아무런 조건도 없이 사랑하는 것은 부모에게나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결국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방식에 따라 천냥의 빚을 갚기도 하고, 만냥의 이익을 취할 수 있는 것이 사람 사는 보이지 않는 상도常度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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