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어달라고 외친 학습지 교사의 삶.
부모와 관련된 것을 떠올릴 때, 정말 할말이 많다. 나는 2개의 회사에서 학습지 교사로 잠깐 일한 전적이 있다. 심지어 이번에도 재입사를 했는 데, 나는 특정 학습지 회사에 대해 아주 치가 떨릴 지경이다. 하지만 그 학습지가 어딘지 밝힐 수 없는 것은 학부모들의 이기적인 작태에 대해 학부모들이 스스로 반성해야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학습지 회사에서 교육을 다 받고, 혼자 수업을 하러 갔었다. 내가 수업을 인계받고 인계받은 수업에 따른 수업료를 받는 형식이었는 데, 문제는 다음달 수업이 이어질지, 안이어질지 학부모가 전혀 알려주지 않는 데 있었다. 일찍 도착하여 준비된 상태로 도착해서 벨을 눌렀다.
띵동.
아무 소리 없었다.
띵동.
아무 소리 없었다.
그리고 문을 두드렸다.
"계세요?"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계세요? 저 수업 하러 왔어요. 문 좀 열어주시겠어요?"
나는 마음이 급했다. 거기서 이동해서 다른 수업을 하러 가야했기 때문이었다. 급박한 사정은 학부모에게 고려가 되어 있지 않았고, 눈사람처럼 거기 서있다가 문이 열렸다. 하지만 그렇게 문을 안열어주면 갈거라 생각했는 지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시작해서 온가족이 다 나를 외계인처럼 보는 그 눈빛이 잊혀지지 않았다. 아이의 아버지는 방안으로 들어가고, 아이의 어머니는 나에게 와서 변명하듯이 얘기했다.
"아, 죄송해요. 오신줄 몰랐어요. 근데 이를 어쩌죠..? 패드 수업인데, 패드에 쓰는 스마트펜이 없네요. 종이 갖고 오신거 있으세요? "
"종이요? 전 전해들은 말이 없어요. "
아이는 셋이었고, 종이가 필요한 아이와 패드가 필요한 아이로 나누어져 있었다.
"아, 그럼 일단 종이로 해야되는 아이 먼저 수업을 할게요. "
수업이 진행되었으나 수업이 끝날때까지 아무것도 해결되는 것이 없었다. 하지만 아이는 빈정거리며 나를 보면서 약올리듯이 나에게 말을 했다.
"쉽다, 너무 쉬워요. 선생님. 저 학원도 되게 많이 다녀요."
학원을 많이 다닌다고 하는 게 뭐랄까. 행복해서 다니는게 아니라 빈정거리는 느낌이 강했다. 난 그 말을 듣고 듣고 있던 나도 열이 받기 시작했다.
'그래? 쉬워? 얼마나 쉬운데? '
일부러 화가 난 채로 문제를 꼬아버리고, 어렵게 만들기도 하고, 기를 죽이는 방식을 택하니까 아이가 갑자기 말이 없어졌다. 그렇게 먼저 아이 수업이 끝나고 나가려던 찰나, 아이 엄마가 붙잡았다.
"아이고, 이게 쇼파에 있었네요. 죄송해요. "
두번째 아이는 나름대로 착했다. 하지만 그 아이 역시 나를 골탕먹이려는 게 있었기에 이런식으로 응대했다.
" 시간이 얼마나 남았지? "
"1분정도요. "
"이건 더 빨리 풀어야돼. 여기에 정해진 시간 있잖아."
이러니까 갑자기 할말이 없어지고, 수업이 다 끝나고나서 화가 난 얼굴로 학부모를 보다가 인사를 하고 나갔다. 하지만 나의 태도가 그 학부모에게는 참 오만방자하다 여겨졌는지 나의 전임 상급자에게 바로 전화가 갔다. 그 전임 상급자는 다른 곳으로 가있던 상태였는 데, 서로 아는 사이였다. 하지만 나의 상급자는 나의 이야기를 듣더니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그거는 학부모가 잘못했네. 왜그러신거래?"
"저는 수업을 다 잘한 것 같은데 펜이 없다고 하셨어요."
그 외에도 수업 끝나고 나오는데 학부모가 원래 있지 않은 자리에 차 두대를 주차시켜서 사고가 날 뻔한거나 수업당일날 수업을 안한다고 해서 사람 엿먹게 바람 맞추버리거나 눈탱이 밤탱이 된 채로 코코아 내주며, 전봇대에 박치기 했다고 거짓말을 하는 학부모들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아 결혼은 할 것이 정말 못된다.. "
그리고 이상하게 그런 학부모들 밑에 있는 아이들도 이상해서 인터폰으로 내가 온 것을 봤으면서 그 아이는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했다.
"선생님 온줄 몰랐어요."
그 말을 듣고 공고가 빨리, 많이 나오는 것은 이유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나는 망할 학부모년들에게 고하고 싶다.
"야. 나도 우리집에서는 귀한 집 자식이야. 이것들아. 어디 꼴값을 떨고 난리야? 공부 못하라고 내가 나 괴롭힌 애들은 아주 혼쭐 내줬어!"
대신 사정이 안좋은 친구 어머님에게는 이런 식으로 조언을 해주었다.
"시험기간 임박해서 딱 한달만 구몬선생님을 쓰세요."
구몬의 핵심은 수학이고, 결국 그 핵심을 아는 선생님은 학부모와 싸움에서 지는 법이 없으니까. 나는 그 뒤로 교육계에,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이 있는 계열에 발들이기를 거부하기로 했다. 물론 거기에 일하신 분들도 이상하기도 했다. 내가 인수인계서를 다 작성해서 두고 가니까 갑자기 우리 집에 쫓아와서 우리엄마에게 이런 식으로 말을 했다.
"OO이 거기 있어요?! OO아! "
우리 엄마는 그걸 전해주고 나도 엄마도 아무말 없이 조용히 살았다. 일을 하는 노예로 살면서 노동계가 이렇게 척박한 것인지 처음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