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해고통보. 여기가 미국이야?

by 김까치

"나 좀 잠깐 봐요."

그 말에 잠깐 밖으로 나갔다. 밖으로 나가서 러닝센터의 장은 나에게 그런 말을 했다.


"미안한데, 더 수업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네?"

"수업한 건 다음달에 넣어줄게요. 미안해."


가만히 참관수업을 보고 있던 러닝센터 선생님이 나에게 말을 했다.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하지만 현실이었고, 그 말을 듣고 얼마 되지 않아 아이들에게 인사를 고하지도 못한 채 나는 내 가방을 가지고 나왔다. 나는 그렇게 나오면서 울지도 못했다. 분하다는 마음으로는 표현이 안되고, 제법 멘탈이 많이 나간 상태로 아무 버스나 타고 내리는 바람에 잘못된 정거장에서 내려 한참을 걸어내려갔다. 참 잔인한 것은 부릴 만큼 부려는 놓고서 무더운 여름날, 그런 퇴사를 통보했다는 것이다.


이 개같은 러닝센터는 어디서 공고를 접하게 되었는가. 학습지 교사의 대부분의 공고는 알바몬과 알바천국에서 나온다. 그렇게 해서 지원을 했고, 면접을 볼 때 더 큰 지부의 장은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 우리 일이 좀 활달하고 학생들을 휘어잡는 무언가가 있어야 돼. 괜찮겠어요?"

" 네. 그럼요. 잘할 수 있어요. 제가 부족한 게 있더라도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 알았어요. 그럼 내일 하루만 와서 어떻게 수업을 하는 지 한번 눈으로 보고, 다시 말해봅시다."


그렇게 해서 인근 러닝센터로 수업을 들으러 갔다. 수업은 패드로 이루어졌고, 나는 귀신처럼 거기에 붙어서 수업을 보았다. 1년여년쯤 다닌 선생님은 아이들을 다루는 것에 엄청 공이 들어간다기보다는 어딘가 모르게 지치고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거 선생님이 해오라고 했잖아."


때로 아이가 무언가 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그렇게 말하고 있으면 또 다른 아이가 선생님 곁으로 왔다.


"다 했어요!"


선생님은 한 명인데 5명이 선생님에게 와서 물고 뜯기는 지식의 참 현장속에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잘할 수 있을까..? 와.. 저정도로 휘어잡으려면 난 도대체 얼마나 그렇게 해야되지?'


하지만 이왕 하기로 한 거 열심히 적었고, 적은 것을 토대로 전화를 했다.


[직접 보니까 선생님께서 되게 아이들을 잘 휘어잡으시더라구요. 제가 일을 하게 된다면, 저도 그런 카리스마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


그 전까진 내가 일을 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던 지부의 장은 그 말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곳에 임시로 출근을 하게 되었다. 임시로 출근해서 인사를 하고 수업을 인계받게 되었다. 선생님도 1년이 되지 않아 관두는 사람이었는 데 어딘가 모르게 노련하다기보다 젊은 선생님이었기에 오는 positive한 에너지는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일터라고 하는 것이 그리고 일이라고 하는 것이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인계해주는 건 자신이 가진 지식을 알려주는 것이었기에 알려주는 사람은 甲이 되고, 가르침을 받는 사람, 인계받는 사람은 乙이 되기 마련이었다. 그녀는 수업을 한번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보여주고 말했다.


" 한번 해보세요. "

" 네. "


한번 해봤다. 근데 한번 해봤는 데 그것을 처음에 구현을 다하는 사람이 어디있단 말인가? 그녀는 갈구기 스킬을 시전했다.


"그렇게 하시면 안돼요. 제가 어떻게 하라고 했나요..? "


아이들을 혼내는 선생님처럼, 나를 혼내는 것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당일 해고당한 이 러닝센터가 거지같다고 여겨지는 것은 내가 여름날에 들어갔었고, 가정방문을 여름에 다 했다는 것이었다. 그때 바뀐 교사의 이름은 내 이름으로 들어가있었다. 가정방문이 싫었어야 하는 데 본인이 인수인계를 해주는 처지면서 오리처럼 떽떽, 꽥꽥거리는 그인간과 같이 있느니 같이 개고생하는 가정방문이 좋겠다 싶었다. 하지만 그 인간도 가정방문이 그 일중에서 가장 싫은 것이었는 지 나에게 그런 말을 했었다.


"여기 여름에는 참 힘들어요. 그래서 저는 근처 카페에 땀좀 식혀요."


그렇게 말한 뒤 그녀와 나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비탈진 길을 올랐던 것이 아직도 선했다. 그렇게 해서 개고생을 했고, 수업에 돌아오자마자 러닝센터에 또 온 어린 아이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 아이들을 수업해야 했다. 인수인계자는 땀을 닦고 앉은 다음, 학습기계처럼 또 이어갔다.


" A는 Apple~ B는 Bee~ @#$)(@#$^@##$*"

" A는 Apple~ B는 Bee~~"


아이가 따라가긴 하는 데 숙제를 안해왔지만 선생님은 아이에게 사탕을 주었다. 나보고 해보라고 해서 나도 했더니, 그 인간은 나에게 또 지적을 했다.


" 아이들은 더 밝게 하셔야 돼요. "


이상한 점은 유아선생님이 따로 있는 데, 그 인간이 유아를 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유아선생님은 밤이 되면, 호프집에 일을 하러간다고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인수인계자는 나에게 지적을 하면서도 수업을 넘겨주고 싶어하는 반면에 러닝센터장은 학부모 응대가 싫었는 지 갑자기 교실 근처에 와서 수업을 듣다가 냉정한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 수업을 한번 해봐요. 수업하는 걸 보고, 결정해야 돼요."


수업을 다 했다. 근데 안경을 고쳐쓰면서, 말했다.


" 이거 안배웠어요? OO선생한테? "

" 배웠습니다. "

" 근데 이렇게 하면 안되는데..? 이렇게 실수하면 안돼~"


입사한지 한달도 안됐는데 입사한지 1년된 사람처럼 하라니. 뭔 개같은 소리를 하고 자빠진 것인지. 어쨌든 따라갔으나 그녀의 눈에는 본인이 학원을 차려서 할 생각이 있었는지 나를 내쫓아버렸다. 그 뒤로 나는 너무 분해서 노동청에 신고해버렸다. 그리고 월급도 뭐 이상하게 안주려고하는 것도 있어서 장문의 문자를 보냈다.


[ 말씀 안드리려고 했는데 말씀을 드려요. 저는 처음 입사했을 때 수업 다 열심히 들었고, 열심히 했습니다. 근데 퇴사해서 다른 곳 갈 시간도 주시는 것 없이 그럼 어떻게 해요? 그리고 월급 계산 이상하게 되어있으니까 @#(,000원 입금해주세요. 정말 너무 하시네요. 저라고 이름이 다 찍혀서 가정통신문에 다 나갔는데, 그럼 저는 어떻게 하라는 거에요? 저 노동청에 신고했어요. ]

[ 미안해요. 그건 어쩔 수가 없고 입금은 할게요. ]


더 짜증나는 건 노동청에서 학습지교사는 근로자가 아니라면서 노동청에 논할 사항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그걸 경험하고 또 다른 학습지 회사에 입사하다니 이런 등X도 따로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곳에서 일하며 느낀 점은 거기서 일한다고 본인들이 대단한 사원증을 목에 맨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그것 역시 학부모가 선생을 등쳐먹듯, 선생또한 또다른 선생을 등쳐서 얻은 결과물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만나서 반갑지 않았고, 다시는 만나지 말자! 아! 인수인계자 선생님! 본인 수저만 챙겨가지고 혼자 밥쳐먹지말고 좀 주변에 있는 사람 수저도 챙겨주세요. 진짜 밥만 엄청 챙겨 드시는 거 보면서 정이 떨어졌네요.





더운 여름날

명함 다돌려 이름 나라고 다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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