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까치씨. 들었어?”
“ 뭘요? ”
“ J씨 병가 쓴 데. 얼굴 다쳐서 몇 주 병가를 쓴 데. ”
쿵. 무언가가 내 마음에서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다. J씨가 걱정되어서가 아니라 내가 개고생할 것이 예상되어서였다. 사람은 이기적이지, 이타적이지 못하다. 더군다나 누군가가 일을 함으로써, 일을 덜고 있었던 환경에선.
‘ 이게 현실이야? ’
울 수도 없었고, 그저 손님이 계산대 화면을 터치하는 것을 CCTV처럼 봐야만 했다.
‘ 내 전생은 노비였는가? ’
공교롭게도 그녀가 N주 병가를 쓰기로 한 시점은 내가 수습기간 중이었단 점이다. 처음에는 다쳤어도 병가 나부랭이를 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람이잖아. 그래. 그래도 초반에 개떡같아도 일은 가르쳐주려했어. ’
나도, 나도! 사람이었다. J의 빈자리를 메꾸기 위해 나는 곱배스로 일을 했어야 했고, 그사이 손님은 늘었고 매출 또한 올랐다. 나는 고작 150만원도 못 받는 사람이었지만 내가 가게를 낸 것처럼 김노예로 살았다. 하지만 마음언제부턴가 지진처럼 예고없이 움직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람들의 자잘한 소리, 문을 여닫는 소리, 계산대의 터치음, 손님이 잘못 누른 것으로 인하여 발생되는 모든 소음이 내 마음을 칼로 빡빡, 주욱주욱 스크래치 내듯이 새겨졌다.
‘그래도 빨리 올 수 있잖아. 나아지면. ’
그녀의 병가가 예정된 날짜대로 흘러가는 것이 보일 때마다 급히 우울해졌다. 나는 그사이 예민해진 직장 선배의 불평을 듣고 있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까치야. 박스 좀 팍팍 좀 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