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론과 도덕론, 그리고 구원론
김우창 교수의 책 『세 개의 동그라미』를 읽다가 뤽 페리 교수의 책에서 인용하는 것이 있어서 흥미가 있어 그의 책을 인터넷 서점을 검색 보니 이미 절판이 되어 있었습니다. 헌책을 구입하여 읽어보았는데 저에게는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적어도 인류의 2천5백 년 정신사를 동의하든 안 하든 그 기본 구조는 알아두어야 하겠다고 보았습니다.
뤽 페리의 철학을 보는 관점은 철학사를 다섯 시기로 나누어 구분하여 그 특징을 설명했습니다. 그의 다른 저작을 보아도 대개 이 구조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습니다.
우선 뤽 페리는 철학이라는 것이 인간의 정신을 들여다보는 학문이라고 하면서 특히 인간의 정신 중에서 세 가지를 철학은 관심을 가지고 천착한다고 했습니다. 첫 번째 범주가 존재론과 인식론으로써 그는 이것을 테오리아(theoria)라고 불렀습니다. 두 번째 범주가 인간이 살아가면서 겪어야 하는 인간관계를 다루는 도덕이었습니다. 세 번째 범주가 인간의 유한성, 즉 죽음을 철학이 어떻게 보느냐는 문제를 다루는 구원론이었습니다. 이 세 범주가 인간의 역사를 지나오면서 어떤 변화를 보여 왔느냐를 뤽 페리는 자신의 관점에서 얘기하고 있습니다.
인류의 문명의 역사는 5천년 6천년이 될지 모르겠으나 인간의 정신사를 볼 때는 그리스의 철학에서 시작한다고 보면 이제 약 2천5백 년의 역사가 됩니다. 이 2천5백 년의 정신의 역사를 뤽페리는 연대적으로 다섯으로 구획짓습니다. 첫 번째가 2세기까지를 스토아철학이, 2세기부터 17세기까지를 기독교가, 17세기에서 18세기를 근대철학이, 19세기를 탈근대주의(포스트모더니즘)가, 그리고 20세기 이후를 마지막으로 현대철학이 각각 지배하고 있다고 본 것입니다. 이 다섯 군데의 터닝 포인트를 기점으로 인간의 철학의 정신사가 획기적인 변환을 한 것입니다.
그러면 각각의 그 변환이 있는 시대의 특징을 철학의 세 가지의 범주를 가지고 어떻게 진보하여 왔는지 보겠습니다. 우선은 뤽 페리가 한 말을 정보의 차원에서라도 요약하여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요약은 뤽 페리의 말이 대부분이고 그 가운데는 제나름으로 소화해서 표현한 것도 있고 저의 의견도 섞여 있다는 점으로 감안해 주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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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법을 배우다』 뤽 페리 요약
1) 스토아 철학 시대(2세기까지)
I 테오리아
-그리스 사람은 세계의 본질은 조화와 질서라고 보았고 그것을 그들은 코스모스라고 불렀다.
-그리스인은 우주의 조화와 질서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음으로써 행복과 선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II 도덕
-코스모스와 일치하는 도덕이 스토아철학이 생각한 인간관계의 올바른 행동규칙이었다.
III 구원론
-종교와 철학의 다른 점을 보면, 종교는 신의 힘을 통해 해답을 얻으려는 것이고 철학은 인간의 이성을 통해 두려움과 불안을 떨치고 구원을 받으려는 것이다.
-죽음이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넘어가는 과정이지 소멸이 아니라고 말한다.(에픽테투스)
-그들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현재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이건 니체의 생각과 비슷하네--我)
-삶은 쉬지 않고 변하는 것이므로 집착하지 말고 소유욕을 버리라고 한다.
-스토아철학의 약점은 구원이 비개인적이고 비개별적이라는 데 있다.
2) 기독교 시대(2세기부터 17세기까지)
I 테오리아
①스토아철학이 신적으로 여겼던 우주의 코스모스를 기독교는 신이자 인간이라는 예수 개인으로 생각했다.
②기독교는 신성을 깨닫는 데 이성이 아니라 예수의 말씀에 대한 신뢰(믿음)를 선택했다.
③기독교는 이해력이 아니라 겸허함을 요구한다. 그 대표적 예가 화를 내고, 무섭고, 전능한 신이 아니라 십자가에 못박힘을 선택한 예수의 겸허함이다.
④기독교는 모든 것이 결정되었으므로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이 신의 은총에 맡겼다.
⑤철학은 기독교의 약점을 이성으로 굴복시켰지만 구원론을 제시하지 못하고 기껏 논리적 담론(비판)에 머물고 있다.
II 도덕
①기독교는 자유의지와 인간의 존엄성이 평등하다는 개념을 처음으로 등장시켰다. 그것은 오늘날의 민주주의 토대가 되었다.
②자유의지가 도덕의 기초가 되었고 기독교는 인류 최초로 보편적 도덕이 되었다.
III 구원론
①예수 개인이 신성의 화신이 되었다. 스토아철학의 비인격적이고 무차별적인 운명은 우리를 인격적으로 사랑하는 신이자 인간인 예수의 사랑만으로 구원이 가능하게 되었다.
②기독교는 이 신 안에서의 사랑만이 죽음보다 강하다고 말한다.
③육체의 부활인 개인의 불멸이 기독교 구원론의 핵심이다. (인간의 영혼과 육체의 부활을 소망하는 것은 인간의 또다른 이기심의 발로가 아닐까 하는 것이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我)
3) 근대철학과 휴머니즘(18세기에서 19세기까지)
I 테오리아
-고대 스토아철학의 우주론과 1,500년간 지속된 기독교의 종교적 권위가 붕괴된 결정적 원인은 과학혁명이었다. 이를 주도한 네 명은, 코페르니쿠스, 데카르트, 갈릴레오, 뉴턴이 그들이다.
-세계가 코스모스가 아니라 카오스로 밝혀진 이상 인간은 아무 의미 없는 우주에 외부로부터 일관성 있는 질서를 부여해야 했다. 그것은 인과율이었고 근대과학의 작동원리였다. 인과율을 가지고 자연현상에서 어떤 일관성을 구축했다
II 도덕
-결론적으로 근대적 사고는 인간을 코스모스와 신성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다시 말해 모든 것이 인간 중심인 휴머니즘이 시작되었다.
-이러한 휴머니즘을 만든 이론적 배경은 인간과 동물의 차이에 있으며 이것을 제일 먼저 언급한 것이 루소다. 루소는 그 기준을 자유와 완성가능성이라는 개념에서 찾았다.
-인간성과 동물성의 차이, 즉 자유에 대해 정의를 내리자 세 가지 결과가 나왔다.
①인간에게는 역사성이 있다.
②동물은 본질이 존재에 선행한다. 즉 동물은 동물의 공통적인 본질에 따라 행동한다. 그러나 인간은 자유가 있으므로 공통의 본질에 따르지 않는다. 따라서 유명한 사르트르의 명제가 성립한다. “존재는 본질에 선행한다”
③인간은 자유롭기 때문에 도덕적 존재이다.
루소의 생각: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거리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동물과 차별화된다. 이 자연과의 거리(자유) 때문에 인간은 선과 악을 구분하면서 윤리와 문화의 역사를 만들어냈다.
18세기 칸트의 도덕철학
-루소가 남긴 자유라는 개념을 통해 두 가지 도덕적 결과를 드러냈다.
①인간의 자연적 성향은 이기심으로 기울기 마련이다. 이것을 저항하는 비이기적 성향을 도덕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②도덕행동의 보편성이다.
칸트는 우리 내면의 이기심에 대항하는 자유의 투쟁이 도덕의 근본이고 이것은 의도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정언명령의 형태로 표출된다고 했다.
데카르트: 근대철학의 기원
-인간 사고의 역사에서 기원을 이룬 명제, ‘Cogito ergo sum'(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근대 휴머니즘 시대의 개막을 알린다.
-근대과학의 발전으로 종교적 권위가 혼란에 빠지자 새로운 사고를 하기를 요구하게 되었고, 이때 데카르트가 새로운 원칙, 즉 근본적인 회의주의 원칙을 세웠다.
-근본적 회의주의의 경험으로 인해 세 가지 사고가 등장했다.
①주관성이 진실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②정치적, 역사적 현실을 백지상태에서 다시 시작했다.
③모든 권위적 주장을 거부했다.
III 구원론
-코스모스도, 신도 부재한 상태에서 휴머니즘에 의존한 구원론은 상상하기 어렵다.
-근대인이 구원에서 추구한 것은 과학주의, 애국주의, 공산주의가 그 대표적인 것이다.
-(그렇다면 현대철학의 새로운 휴머니즘도 별 볼일이 없을 것 같다. 근대철학이 도덕에 있어서 인류 역사상 빛나는 업적으로 세우고도 구원론의 논리는 초라하기까지 하다--我)
4) 탈근대주의(포스트모더니즘)(19세기)
-19세기 중반부터 근대 휴머니즘을 비판하는 사고를 탈근대주의라고 부른다.
-탈근대주의는 근대철학의 두 가지 핵심 신념을 공격했다. 휴머니즘과 인간 이성에 대한 신뢰가 그것이다.
-니체가 근대철학을 비판한 이유는 그들이 주장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종교적 본질에 갇혀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니체는 인권, 과학, 이성.... 같은 고결한 이상은 삶보다 우월한 가치로 믿는 신앙심과 같다고 생각했다. 니체 철학의 궁극적 요점은 초월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고 삶의 현실밖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I 테오리아
-그리스의 코스모스, 기독교의 신, 근대철학의 이성을 벗어난 탈근대주의의 지식이다.
-니체의 비전은 해체를 의미했고, 그는 그것을 계보학이라고 불렀다. 진정한 철학자는 성스러운 사고와 가치의 안에 감춰진 것을 샅샅이 드러내는 것이고 그것이 계보학이라고 한다.
-니체 철학의 바탕은 모든 이상을 거부하고, 삶보다 우월한 관점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근대와 탈근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근대인은 이 세계에 합리성과 논리성을 부여하면서 통일된 질서를 확인하려고 했다. 니체는 그것이 틀렸다는 것이다. 이 세계는 혼돈 속에 있으므로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하는 것이다.
-니체는 과학과 형이상학과 종교의 전통이 이성을 우선하고 육체나 감정을 무시해온 것을 비판했다.
II 도덕
-니체는 비도덕주의자다.
-니체는 ‘힘의 의지’라는 개념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존재의 내밀한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힘의 의지는 강렬한 삶을 원하는 것이고 내면의 분열을 피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했다.
-내면적 분열(죄의식, 갈등, 두려움 등)이 해소된 삶은 위대한 양식에 의해 실현된다고 했다. 니체는 ‘위대한 양식’의 의미를 테니스 챔피언이 넣는 단순하고 수월한 서브 같은 것이라고 예를 들고 있다. (이건 내 생각에 도통한 경지 같은데 이게 쉽지도 않고 어떻게 거기에 도달할 수 있다는 건지 모르겠다.--我)
III 구원론
-기본적으로 니체는 모든 구원 교리는 이상적인 피안을 위해 지금 살아 있는 현실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니체의 구원론은 두 가지의 교리에 바탕하고 있다.
①영원회귀: 현재와 영원 사이에 어떠한 차이도 없다는 느낌으로 매순간 살아가는 충만한 삶을 의미한다.
②아모르파티(Amor fati): 과거를 후회하지 말고 미래에 들뜨지 말고 현재는 욕심, 죄의식, 열등감 갖지 말고 충실히 살라는 말이다.
5) 해체 이후의 현대철학(20세기)
-니체의 사고가 현대까지 지속되지 않은 이유가 뭘까. 니체의 해체주의를 하다보면 모든 것을 냉소로 보게 되고, 우상을 비판하다보면 현실세계가 신성화된다. 그래서 현대철학이 다른 길을 모색하게 되었다.
-현대에 와서 역사와 자연에 대한 통제력이 전복되었다.
-근대과학에서 현대기술로 나아갔다. 하이데거는 오늘날의 세계에 대해서 기술의 세계라고 불렀다.
-오늘날 세계화는 경쟁을 의미하고 그 사회는 초월적 이상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에서 우수한 것을 선택한다.
-경제의 비약적 발전으로 대폭적 지원을 받은 기술은 끝없는 발전을 이루어 인간의 힘으로 통제할 수 없는 것이 되어버렸다. 자유와 행복을 목표로 삼았던 계몽주의와 반대로 목표를 상실한 기술로 인해 목적 없는 과정이 되어버렸다.
-과학의 발전은 우월한 목표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다. 발전 그 자체가 목적이 되었다. 이것은 근대적 우주와 현대 세계를 가르는 차이점이다.
-이 기술화한 세계에서 철학은 두 갈래로 갈라진다.
①철학은 개별적 분야로 전문화되기 시작했다. 과학철학, 논리철학, 법철학...... 등이 그것이다. 이제는 좋은 삶, 지혜, 구원론은 그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없다.
②새로운 휴머니즘을 모색하는 철학이다. 이들은 전문적 철학의 대세에 비해 소수이다. 현대물질주의가 실패하자 그 반작용으로 새로운 휴머니즘을 생각하게 되었다.
-마르크스, 니체와 같은 물질주의자들은 ①자유의 개념을 배제하고 자유는 환상에 불과하다고 하면서도 자신들은 자유롭게 사고했다. ②그들은 인간이 전적으로 자연과 역사를 결정하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뤽 페리는 인간이 초월성을 배제할 수 없고, 초월성의 전제 없이는 자신에 대해 인간이 가치와 맺는 관계에 대해서 사고를 할 수 없다고 말한다. 뤽 페리가 물질주의에 동의하지 않는 이유는 물질주의 안에서는 지적으로 자리 잡기에는 논리적 모순이 너무 많아 제대로 사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휴머니즘의 사고의 범주를 살펴보자.
I 테오리아
-초월성의 개념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
-초월성에는 세 가지 개념을 생각할 수 있다.
①고대인들이 코스모스를 묘사하면서 제시했던 개념이다. 신성은 세계 외부에 있는 존재가 아니라 세계 질서 자체였다. 따라서 초월성은 하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땅에 있는 것이다.
②기독교 신에게 적용된 것이다. 신의 존재는 자연 밖에 있는 초자연적 존재이다.
③내재성 안의 초월이 현대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초월성이다.
초월성은 의식과 절대적으로 단절되지 않으며 의식과의 관계를 상실하지 않는 일종의 내재성이다.
초월성은 왜 내재성 안에 있는 것일까, 그것은 신이 살고 있다거나 형이상학적 진리가 숨어 있다고 믿는 하늘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나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마음이 초월성의 장소이다.
-이런 점에서 휴머니즘의 테오리아는 자아에 대한 의식, 자기성찰에 집중된 인식이론이라 할 수 있다. (현대 휴머니즘의 인식론 차원에서 초월성과 자기성찰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아)
-자기성찰의 테오리아
인식의 역사를 돌아보면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①첫 번째 시기: 고대 그리스의 테오리아다. 세계의 신적 질서를 관조하고 코스모스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가치에 대한 인식은 선별적이었다. 중립적이지 못했다.
②두 번째 시기: 근대과학은 가치와 무관한 인식을 등장시켰다. 과학은 가치문제에 대해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사고를 가졌다.
③세 번째 시기: 니체 이후 현대 휴머니즘에서 자기비판, 자기성찰의 인식이 시작되었다.
-(결론적으로 현대철학의 테오리아는 고대 그리스인, 기독교, 근대철학, 니체에 비해 엄청나게 복잡하게 변화하게 됐다.--我)
II 도덕
-타자의 신성화를 기초한 도덕이 되었다. 인간의 신격화이다. 오늘날 신이나 조국,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위해 목숨을 바칠 사람은 없다. 그러나 자유나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사람은 많을 것이다. 이제는 새로운 형태의 초월성, 수직적이 아니라 수평적 초월성이다.
III 구원론
-뤽 페리는 현대의 구원론으로 ①확장된 사고 ②사랑의 지혜 ③장례의 체험을 제시한다.(이것이 왜 인간의 유한성 극복과 관련이 있다는 것인지 이해가 쉽지 않다--我)
①확장된 사고
-확장된 사고의 개념은 루소가 인간의 고유의 특성으로 규정한 완성가능성의 연장선상에 있는 개념이다. 확장된 사고는 자유를 전제로 하고 있다.
-확장된 사고의 이상은 우리 삶에 목적과 가치로서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확장된 사고만이 우리 자신을 떠나 남을 더 잘 알고 더 사랑할 수 있게 하고 결국 우리 자신을 다시 발견할 수 있게 한다.
②사랑의 지혜
-사랑의 대상은 특수성과 보편성 사이에 있는 고유성, 개성이다.
-사랑의 근본적 차원이 바로 고유성이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 있는 그대로의 개별적인 인간을 사랑하는 것도 아니고, 추상적이고 보편적이 인간을 사랑하는 것도 아니다. 내가 사랑하는 것은 그를 다른 누구와도 같지 않는 존재로 만드는 그의 고유성이다. 오직 사랑만이 궁극적 가치와 의미를 부여한다. 이것이 현대 휴머니즘의 궁극적 목표이다.
③장례의 체험
-죽음에 미리 대비하는 방법의 세 가지
i)불교나 스토아철학이 제안하는 방법: “집착하지 마라” 삶이란 변화의 연속이고 모든 인간은 변하고 죽어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ii)기독교가 제안하는 방법: 하나님 안에서 사랑을 실천하면 영혼만이 아니라 육체의 부활까지 약속한다
iii)뤽 페리의 생각: 집착을 포기할 수 없다. 기독교의 자세는 매력적이다. 하지만 기독교는 믿지 못하겠다.
*
이 요약된 본문을 다시 이번에는 테오리아, 도덕, 구원론의 각각의 범주 안에서 다섯 가지의 시대를 통해서 어떻게 변화 변신해 왔는지 정리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I 테오리아
1) 스토아철학 시대
-그리스 사람은 세계의 본질을 조화와 질서(코스모스)라고 보았고 그 질서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음으로써 행복과 선에 도달한다고 믿었다.
2) 기독교 시대
①우주의 코스모스를 신이자 인간인 예수 개인으로 생각했다.
②신성을 깨닫는 것은 믿음과 겸허를 요구했고 신의 은총에 모든 것을 맡겼다.
3) 근대철학 시대
-과학혁명에 의해 종교적 권위가 무너지고 세계가 코스모스가 아니라 카오스로 밝혀진 이상 인간은 이 의미 없는 우주에 일관성 있는 질서를 부여했다. 그것은 인과율이었다.
4) 탈근대주의 시대
-탈근대주의는 근대철학의 두 가지 핵심 신념, 즉 휴머니즘과 인간 이성에 대한 신뢰를 비판했다. 그 이유는 그것들이 근본적으로 종교적 원리와 같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니체 철학의 요점은 초월은 존재하지 않고 삶의 현실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체하는 작업을 니체는 계보학이라고 불렀다.
-근대와 탈근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근대인은 이 세계에 합리성과 논리성을 부여하면서 통일된 질서를 확인하려고 했으나 니체는 그것을 부정했다. 왜냐하면 이 세계는 혼돈 속에 있기 때문이다.
5) 현대철학 시대
①현대는 역사와 자연에 대한 통제력이 전복되었다.
②현대는 현대과학이 아니라 현대기술로 나아갔다. 하이데거는 오늘의 세계를 기술세계라고 불렀다.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한 경제 덕분에 끝없는 발전을 이루어 인간의 힘으로 통제할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기술은 삶의 자유와 행복이 아니라 목적 없는 과정이 되어 버렸다.
③오늘날 세계화는 경쟁을 의미하고 그 사회는 초월적 이상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에서 우수한 것을 선택한다.
④이 기술화는 세계에서 철학은 두 갈래로 갈라졌다. 하나는 전문화된 철학이다. 예컨대 과학철학, 논리철학, 법철학..... 등으로. 다른 하나는 소수이나 새로운 휴머니즘을 모색하는 철학이다.
⑤현대철학은 초월성의 개념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 내재성 안의 초월이 새로운 의미이다. 다시 말해 마음의 초월성의 장소이다.
결론적으로 휴머니즘의 테오리아는 자아에 대한 의식, 자기성찰에 집중된 인식이론이라 할 수 있다.
⑥고대 그리스인의 초월성은 코스모스로 제시했던 개념이고, 기독교 시대는 신에게 적용된 개념으로 초자연적 존재였다.
II 도덕
1) 스토아철학 시대
-코스모스와 일치하는 도덕이 인간관계의 올바른 행동규칙이었다.
2) 기독교 시대
①자유의지와 인간존엄성이 평등하다는 개념을 처음으로 등장시켰다. 그것은 오늘날의 민주주의의 토대가 되었다.
②자유의지가 도덕의 기초가 되었고 기독교는 인류 최초로 보편적 도덕이 되었다.
3) 근대철학 시대
①근대적 사고는 인간을 코스모스와 신성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다시 말해 휴머니즘이 시작되었다.
②휴머니즘을 만든 이론적 배경은 인간과 동물의 차이에 있으며 이것을 제일 먼저 언급한 것이 루소로서, 그는 그 기준을 자유와 완성가증성이라는 개념에서 찾았다.
-칸트의 도덕 철학은 두 가지 개념을 드러냈다.
①비이기적 성향(칸트는 이것을 선한 의지라고 했다)이 도덕의 출발점이다.
②도덕행동의 보편성이다.
-데카르트는 인간 사고의 역사에서 기원을 이룬 명제 ‘Cogito ergo sum(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를 말했다.
-근대과학의 발전으로 종교적 권위가 혼란에 빠지자 새로운 사고를 요하게 되었고 데카르트가 근본적 회의주의 원칙을 세웠다.
4) 탈근대주의 시대
-니체는 비도덕주의자다.
-니체는 ‘힘의 의지’가 존재의 내밀한 본질이라고 생각했다. 힘의 의지는 강렬한 삶을 원하고 내면의 분열을 피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5) 근대철학 시대
-타자의 신성화를 기초한 도덕이 되었다. 즉 인간의 신격화이다. 수직적으로 신, 조국,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이 아니라 수평적으로 자유나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희생한다. 즉 수직적이 아니라 수평적 초월성이다.
III 구원론
1) 스토아철학 시대
①죽음이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넘어가는 과정이지 소멸이 아니다.
②그들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현재라고 생각한다.(니체도 같은 생각인데..--我)
③삶은 쉬지 않고 변하므로 집착하지 말고 소유욕을 버리라고 한다.
2) 기독교 시대
①우리를 인격적으로 사랑하는 신이자 인간인 예수의 사랑만으로 구원이 가능하게 되었다.
②영혼과 육체의 부활, 즉 개인의 불멸을 약속하였다.
3) 근대철학 시대
-코스모스, 신도 부재한 상태에서 휴머니즘에 의존한 구원론은 상상하기 어렵다
-근대인이 추구한 구원은 과학주의, 애국주의, 공산주의가 대표적인 것이다.
4) 탈근대주의 시대
-기본적으로 니체는 이상적인 피안을 위해 지금 살아 있는 현실을 부정하는 구원의 교리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니체의 구원 교리는 두 가지이다.
①영원회귀: 현재와 영원 사이에 어떠한 차이도 없다는 느낌으로 매순간 살아가는 충만한 삶을 의미한다.
②아모르파티: 과거를 후회하지 말고, 미래에 들뜨지 말고, 현재는 욕심, 죄의식, 열등감을 갖지 말고 충실히 살라는 말이다.
5) 현대철학 시대
-뤽 페리는 현대의 구원론으로 확장된 사고, 사랑의 지혜, 장례의 체험을 제시한다.
①확장된 사고
확장된 사고는 자유와 완성가능성을 전제로 한다. 확장된 사고만이 우리 삶에 목적과 가치의 의미를 부여하고 우리 자신을 떠나 남을 더 잘 알고 더 사랑할 수 있게 하고 결국 우리 자신을 다시 발견할 수 있게 한다.
②사랑의 지혜
사랑의 근본 차원은 개인의 특수성, 보편성이 아니라 고유성, 개성이다. 오직 사랑만이 궁극적 가치와 의미를 부여한다.
③장례의 체험
죽음에 미리 대비하기 위해 스토아철학은 집착하지 마라, 소유욕을 버리라고 했고 기독교는 하나님 안에서 사랑을 실천하라고 했다. 뤽 페리의 생각은, 집착을 포기할 수 없고 기독교의 구원론은 매력적이나 이성으로 기독교를 믿을 수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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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 뤽 페리가 말하는 인류 2천5백년의 정신사를 핵심만 찾아서 정리해 보겠습니다. 테오리아를 보면, 처음에 스토아철학은 우주의 본질을 조화와 질서로 보았으나 기독교가 되자 코스모스를 신이자 인간인 예수로 대체했습니다. 근대철학은 과학 혁명에 의해 종교적 권위가 무너지자 일관성 있는 질서를 우주에 부여하려고 인과율을 적용했습니다. 탈근대주의의 대표적 인물인 니체는 근대철학의 두 핵심인 휴머니즘과 인간 이성에 대한 신뢰를 거부했습니다. 그는 초월은 존재하지 않고 삶이 현실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현대철학은 역사와 자연에 대한 통제 불능, 기술 세계의 도래, 경쟁 사회를 특징으로 지적하고, 현대 휴머니즘의 테오리아는 자아에 대한 의식, 자기성찰에 집중하는 인식이론이라고 했습니다.
그 다음에 도덕을 봅시다. 스토아철학은 코스모스와 일치하는 도덕이 올바른 행동규칙이라고 했고 기독교는 자유의지와 인간존엄성의 평등이라는 개념을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등장시켰고 이것은 현대 민주주의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근대철학이 되자 인간이 코스모스와 신성을 차지하는 휴머니즘이 시작되었습니다. 루소는 자유와 완성가능성을, 칸트는 비이기적 성향과 도덕행동의 보편성을 제시했으며, 데카르트는 근대 사고의 신기원을 이루는 ‘Cogito ergo sum(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이라는 근본회의주의의 원칙을 세웠습니다. 탈근대주의의 니체는 비도덕주의자이며 강렬한 삶과 내면의 분열이 없는 ‘힘의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현대철학은 인간을 신격화시켰고 수직적이 아니라 수평적 초월성을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구원론이 2천5백 년을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스토아철학은 죽음이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넘어가는 과정이지 소멸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집착하지 말고 소유욕을 버리라고 했습니다. 기독교는 예수의 사랑 안에서 영혼과 육체의 부활, 개인의 불멸을 약속했습니다. 비개별적이 아니라 개인적이라는 점에서 스토아철학과 다른 점이기도 합니다. 근대철학은 코스모스, 신을 부정한 상태의 휴머니즘에서 변변한 구원론을 전개할 수 없다고 고백하기도 합니다. 탈근대주의의 니체는 현재와 영원 사이에 어떠한 차이도 없다는 느낌으로(속되게 말하면 완전히 도가 통한 경지이겠지요) 삶을 사는 영원회귀와 덜 후회하고 덜 희망하고 조금 더 사랑하라는(이건 스토아철학이 이미 말한 겁니다만) ‘아모르파티’를 강조합니다. 현대철학의 구원론은 아직 확립이 안 된 느낌을 받습니다. 우선 확장된 사고로 삶에 목적과 가치의 의미를 부여하고, 사랑의 근본인 한 인간의 고유성, 개성을 사랑하라고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인간의 2천5백 년 동안의 정신사를 테오리아, 도덕, 구원론의 세 면으로 검토를 해보면 무언가 발전을 해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도덕적인 면은 특히 기독교를 기점으로 많은 향상이 있은 걸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구원론의 측면으로 보면 스토아철학 시대를 거쳐 기독교 시대에서 멈춰버렸습니다. 근대철학, 탈근대주의, 현대철학도 나름대로 논리를 펴지만 무언가 확실한 해답은 제시 못하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뤽 페리가 기독교의 구원론이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자기는 기독교 자체는 믿지 않으니 도리가 없다고 말하겠습니까.
인간의 2천5백 년의 정신사를 들여다보면 존재론•인식론적으로나 도덕으로나 모두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나름대로 발전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죽음, 유한성의 문제는 스토아철학 시대의 코스모스와 기독교 시대의 부활은 나름대로 구원에 대해 답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과학혁명이 나타나는 17세기 이후는 여러 가지로 답을 제시하지만 옹색하다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보면 구원론, 즉 인간의 인지가 아무리 발달하여 우주를 유영하고 다니고 온갖 편리한 시설을 향유한다고 해도 인간의 유한성, 죽음의 문제에 닥치면 막다른 골목에 쳐해 있을 뿐입니다. 여기서 이성을 택할 것인지 비이성의 신비를 택할 것인지의 갈림길엔 놓여 있는 것이 인간의 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몇 가지 인상적 구절이 제 머리에 남아 있습니다.
‘나의 자유가 끝나는 곳에서 남의 자유가 시작된다.’
‘덜 후회하고 덜 희망하고 조금 더 사랑하라.’
‘좋은 작가가 되기 위해선 쓰고 또 쓰는 노력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나는 자유로운 사람이다. 내 안에서 만족한다.’(이 책에서 직접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인도계의 영국인 비디아다르 네이폴의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