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가르치는 글쓰기』-48

질문에 답하기-2

by 현목

2 2022년 3월 1일 화요일-1

045 여러분이 무지개의 끝을 발견한다면 어떨 것 같은가요?

(You find the end of the rainbow.)

(①글 제목을 꼭 쓸 것 ②은유, 종합명제를 많이 구사할것 ③글의 양을 A4용지 한 장 혹은 200자 원고지 9장을 목표로 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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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유(중3)


무지개의 끝



내 남동생인 도현이와 함께 밖에서 뛰어논 그때가 아직 눈에 아른거리는데 올해는 벌써 세 계절이 지고 차가운 겨울이 되었다. 분명 도현이의 키는 내 목까지 오도록 컸으나 내 눈엔 그저 작은 ‘꼬마 소년’이었다. 늦둥이 남동생이라 그런지 더 아꼈고 잘 놀아주었다.

어느 토요일 아침, 시침 10시가 도현이를 째려보고 있었다. 나는 여느 때처럼 도현이를 깨워 씻기고 머리를 고슬고슬 말려주었고, 그 동안 일기예보를 확인했다. 나에게 한 소리 들은 도현이는 조금 삐지긴 했으나 비 오는 날에 노는 걸 좋아하는 도현은 일기예보에 오전에 비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풀어진 듯 했다. 우리는 눈빛을 교환하고 서로 씨익 웃었다.

밖에 나서니 정말 비가 마구 오고 있었다. 길과 도로는 벌써 이미 다 젖어 미끄러웠다. 꼬마 소년은 나오자마자 철 없이 인도를 뛰어다녔다.

“우하하 형 이거 봐 나 피겨스케이팅 하고 있어!”

어째 오늘은 동생이 기분이 좀 좋아보였다. 한바탕 샤워를 한 가로수들 옆으로 해맑은 도현은 벌써 저만큼 앞서나갔다. 나도 도현이를 쫓아갔다.

“야!! 딱 기다려라!!!!”

기분 좋은 찬 바람을 가르며 뛰어가던 나는 갑자기 몸이 굳었다. 주변이 모자이크 된 것처럼 보이지 않았고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저 나를 향해 뒤돌아보며 혓바닥를 내밀고 있는 도현이와 바로 옆에 커다란 트럭밖에 보이지 않았다. 트럭 천장엔 눈이 가득 쌓여 있었고 덩치는 마치 설인을 보는 것 같았다. 그 무지막지한 설인은 미끄러운 빙판길과 마찰을 내며 휘청거렸다. 3초 뒤에는 멀리 저 바닥만 점점 선홍색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급하게 달려가 봤더니 도현이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도현이가 분명 공중으로 튕겨나면서 피를 흘린 걸 봤기에 나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좌절했다. 머릿속이 새하얬다. 도현이와 함께 논 그 시간들이 내 머리를 간지럽히며 도망갔다. 내 눈물도 내가 싫었는지 자꾸 밑으로, 밑으로 떨어졌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조심스럽게 고개를 돌렸더니 내가 왔을 때만 해도 있었던 그 설인같은 트럭마저도 이미 사라져 있었다. 내 눈앞에는 그저 젖은 차도와 피 뿐이었다. 그때 휘파람 소리가 들렸다. 익숙했다. 나는 홀린 듯, 그냥 아무 이유 없이 그 소리를 따라갔다. 나는 내 앞에 있는 것을 보고 한 번 더 몸이 굳었다. 그 트럭이었다. 나는 평생 느끼지 못했던 내 몸이 각성하는 것을 느꼈다. 옆에 있는 쇠파이프를 들고 그 트럭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 심장은 터질 듯이 요동쳤다. 다행히 운전석에 인기척이 있었다. 쇠파이프를 유리창에 휘갈기려는 찰나 나는 그 순간 얼음이 되었다.

“아빠..?”

아빠도 나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란 거 같았다. 아빠가 조용히 문을 열어주었다. 정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옆자리를 봤는데 아무도 없었다. 나는 쇠파이프를 뒤로 버렸다. 눈물이 미친 듯이 나왔다. 아빠가 뭐라 말했는데 들리지 않았다. 그 순간 뒤에서 누가 내 등을 건들였다. 그때는 정말 아무 생각이 없어서 반응하지 않았다. 2초 뒤에 정말 익숙했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형..!!!”

눈물이 쏙 들어갔다. 빠르게 뒤를 돌아보았다. 도현이가 방긋 웃고 있었다. 상황 파악을 하려는데 아빠랑 도현이가 같이 웃음이 터졌다.

나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집에 돌아갈 때야 기분이 풀렸다. 그날 일은 평생 기억에 남을 것이였다. 뒤를 돌아봤는데 어느새 비는 그쳐 있고 내가 살면서 본 것 중에 가장 크고 밝은 무지개 하나가 떠 있었다.


*


1 도현이가 사고로 없다가 나타나면 이것이 반전이다. 이 반전이 이 글의 재미이고 포인트이다. 그러나 반전은 그냥 아무런 논리도 없이 나타나면 설득력이 없다. 도현이가 나타난 이유가 읽은 사람이 “아, 그래서 도현이가 사라졌다가 나타났구나 하는 이유를 발견하고 그 반전에 쾌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러한 점이 별로 없지 않는가 한다. 아빠가 나타나는 이유도 뭔가 그럴듯한 논리가 있어야 한다. 무조건 반전을 하면 읽는 사람이 맥이 빠진다.

2 왜 아빠가 갑자기 트럭 운전대에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3 선홍색 피를 흘린 도현이가 왜 아빠 옆의 트럭에 있는지 그 이유가 불분명하다.

4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풀어나갔는데 결정적인 순간에 반전이 있어야 한다. 그것도 논리가 있는 반전!!

5 아쉬운 것이 있다. 많지는 않아도 우리가 배운 은유도 몇 개쯤 넣으면 글의 품격이 달라진다.

6 그런 문장의 맛을 주기 위해서 나는 글을 일단 쓴 다음 고쳐쓰기를 해서 필요한 은유를 집어넣는다. 내가 하는 식이다. 예를 들어보면 이렇다.


*


무지개의 끝

----ⓜ(metaphor/은유) ----ⓢ(statement/진술)


∙내 남동생인 도현이와 함께 밖에서 뛰어논 그때가 아직 눈에 아른거리는데 올해는 벌써 세 계절이 지고 차가운 겨울이 되었다. ----ⓢ

차거운 겨울의 형용사 ‘차가운’은 불필요하다. 왜냐하면 차갑지 않은 겨울이 있나?

⇒남동생 도현이와 함께 밖에서 뛰어논 그 세월은 내 속에서 산이 되고 여울이 되어 흐르고 있었다. 눈에서 아른거리는 도현은 겨울의 목을 끌고 왔다

∙분명 도현이의 키는 내 목까지 오도록 컸으나 내 눈엔 그저 작은 ‘꼬마 소년’이었다. ----ⓢ

⇒내 목까지 오는 도현의 키는 ‘꼬마 소년’의 담장을 넘고 있었다.

∙늦둥이 남동생이라 그런지 더 아꼈고 잘 놀아주었다.----ⓢ

⇒늦둥이 남동생의 귀여움이 나를 평안한 풀밭에 눕게 했다.

∙어느 토요일 아침, 시침 10시가 도현이를 째려보고 있었다. ----ⓜ

⇒어느 토요일 아침, 열 시를 가리키는 시계 바늘이 도현이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나는 여느 때처럼 도현이를 깨워 씻기고 머리를 고슬고슬 말려주었고, 그동안 일기예보를 확인했다. ----ⓢ

⇒여느 때처럼 도현이를 깨워 씻겼고 고슬고슬 말려준 머리카락들이 음모를 꾸미는 듯이 꼬여있었다. 그 동안 일기예보는 멀리서 빗물 소리를 들려주었다.

∙나에게 한 소리 들은 도현이는 조금 삐지긴 했으나 비 오는 날에 노는 걸 좋아하는 도현은 일기예보에 오전에 비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풀어진 듯 했다. ----ⓢ

⇒비 오는 날 노는 걸 좋아하는 도현은 오전에 비가 온다는 소식에 두 다리가 벌써 밖으로 달려나가려고 핵핵대었다.

∙우리는 눈빛을 교환하고 서로 씨익 웃었다. ----ⓢ

⇒우리가 교환한 눈빛은 서로의 눈꼬리를 위로 잡아당겼다.

∙밖에 나서니 정말 비가 마구 오고 있었다. 길과 도로는 벌써 이미 다 젖어 미끄러웠다.

----ⓢ

⇒밖에 나서니 정말 비가 마구 사선을 쳤다. 길과 도로는 벌써 빗줄기에 흠씬 두들겨 맞고 늘어졌다.

∙꼬마 소년은 나오자마자 철 없이 인도를 뛰어다녔다. ----ⓢ

⇒꼬마 소년은 나오자마자 철없이 인도의 혓바닥을 끌고다녔다.

∙“우하하 형 이거 봐 나 피겨스케이팅 하고 있어!” ----ⓢ(그대로 살린다)

∙어째 오늘은 동생이 기분이 좀 좋아보였다. ----ⓢ

⇒어째 오늘은 동생의 기분은 체신머리 없이 촐랑대었다.

∙한바탕 샤워를 한 가로수들 옆으로 해맑은 도현은 벌써 저만큼 앞서 나갔다.----ⓢ

⇒한바탕 샤워를 한 가로수들이 물을 털고 해맑은 도현의 발걸음은 저만큼 여울물 소리를 내고 달려갔다.

∙나도 도현이를 쫓아갔다. ----ⓢ

⇒도현의 뒤꼭지가 갑자기 내 앞에서 눈을 번쩍 떴다

∙“야!! 딱 기다려라!!!!”----ⓢ(그대로 살린다)

∙기분 좋은 찬 바람을 가르며 뛰어가던 나는 갑자기 몸이 굳었다. ----ⓢ

⇒기분 좋은 찬바람을 쪼개면서 뛰어가던 내 몸이 갑자기 깨갱 소리지르고 마침표가 되었다.

∙주변이 모자이크 된 것처럼 보이지 않았고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

⇒주변의 풍경은 가로세로로 찢어지고 소리는 땅속을 기어들어가 귀에는 정적이 흘렀다.

∙그저 나를 향해 뒤돌아보며 혓바닥를 내밀고 있는 도현이와 바로 옆에 커다란 트럭밖에 보이지 않았다. ----ⓢ

⇒그저 나를 향해 뒤돌아보며 혓바닥을 내밀고 있는 도현이와 바로 옆에 커다란 트럭만이 네 발을 들고 나오고 있었다.

∙트럭 천장엔 눈이 가득 쌓여 있었고 덩치는 마치 설인을 보는 것 같았다. ----ⓢ(그대로 살린다.

∙그 무지막지한 설인은 미끄러운 빙판길과 마찰을 내며 휘청거렸다.----ⓢ

⇒그 무지막지한 설인이 빙판길을 미끄러지며 휘청거리는 땡고함이 내 뺨을 때렸다.

∙3초 뒤에는 멀리 저 바닥만 점점 선홍색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순간 멀리 저 바닥에는 선홍색의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었다.

∙급하게 달려가 봤더니 도현이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

⇒급하게 달려가 보았으나 도현의 모습은 빙판길에 허공으로 걸어들어 갔다

∙도현이가 분명 공중으로 튕겨나면서 피를 흘린 걸 봤기에 나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좌절했다. ----ⓢ

⇒도현이는 분명 설인이 긴 팔로 내동댕이 치고 선홍색 핏물이 빗줄기 속을 스며드는 것을 보았다. 내가 바닥에 꿇은 무릎은 좌절의 목을 이미 꺾었다.

∙머릿속이 새하얬다. ----ⓢ

⇒머릿속은 숨결을 조르자 새하얗게 서리가 꼈다.

∙도현이와 함께 논 그 시간들이 내 머리를 간지럽히며 도망갔다.----ⓜ

∙내 눈물도 내가 싫었는지 자꾸 밑으로, 밑으로 떨어졌다. ----ⓜ

⇒눈물 속에는 웃고 있는 도현이 들어앉아서 반짝였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조심스럽게 고개를 돌렸더니 내가 왔을 때만 해도 있었던 그 설인같은 트럭마저도 이미 사라져있었다. ----ⓢ

⇒겨우 정신을 차리고 조심스럽게 고개를 돌렸더니 설인 같은 트럭의 모습은 절망 속으로 들어가버렸다.

∙내 눈앞에는 그저 젖은 차도와 피 뿐이였다. ----ⓢ

⇒내 눈앞에는 그저 젖은 차도와 피만이 낙인찍혀 있었다.

∙그때 휘파람 소리가 들렸다. ----ⓢ

⇒그때 휘파람소리가 귀속으로 화살로 날아와 꽂혔다.

∙익숙했다. ----ⓢ

⇒익숙함이 넘실댔다.

∙나는 홀린 듯, 그냥 아무 이유 없이 그 소리를 따라갔다. ----ⓢ

⇒그 소리는 귀속에서 이명이 되어 내 모가지를 끌고 갔다.

∙나는 내 앞에 있는 것을 보고 한 번 더 몸이 굳었다. ----ⓢ

⇒내 앞의 어떤 존재는 나를 돌산으로 만들었다.

∙그 트럭이었다. 설인처럼 털복숭이를 하고 고릴라처럼 아가리를 벌리려고 했다.----ⓢ(그대로 살린다)

∙나는 평생 느끼지 못했던 내 몸이 각성하는 것을 느꼈다. ----ⓢ

⇒내 평생에 느끼지 못한 찬바람이 내 속에서 떨면서 올라왔다.

∙옆에 있는 쇠파이프를 들고 그 트럭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다가갔다.----ⓢ

⇒옆에 있는 쇠파이프를 들고 그놈의 설인을 향해 내 숨결을 번득이는 칼로 갈았다.

∙심장은 터질 듯이 요동쳤다. ----ⓢ

∙⇒심장은 제 몸을 뒤틀면서 불뚝 일어섰다.

∙다행히 운전석에 인기척이 있었다. ----ⓢ

⇒운전석에 인기척이 부스럭거리며 일어났다.

∙쇠파이프를 유리창에 휘갈기려는 찰나 나는 그 순간 얼음이 되었다. ----ⓜ

∙“아빠..?”

아빠도 나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란 거 같았다. ----ⓢ(그대로 살린다)

∙아빠가 조용히 문을 열어주었다. ----ⓢ

⇒아빠가 조용히 내 슬픔의 문을 열어주었다.

∙“아빠가 여기 웬 일이예요?”----ⓢ(그대로 살린다)

∙“응, 내가 말 안 했나? 내가 회사에서 목이 잘려 트럭운전수가 되어 다닌다는 걸.”(그대로 살린다)

∙정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옆자리를 봤는데 아무도 없었다. ----ⓢ

⇒혹시나 하는 마음은 옆자리 뒷자리를 서치라이트를 가지고 둘러보았다.

∙나는 쇠파이프를 뒤로 버렸다. ----ⓢ

⇒ 쇠파이프는 뱀꼬리를 흔들고 내 뒤에서 사라졌다.

∙눈물이 미친 듯이 나왔다. ----ⓢ

⇒눈물이 안도의 절벽을 타고 내려갔다.

∙아빠가 뭐라 말했는데 들리지 않았다. ----ⓢ

⇒아빠가 뭐라고 말한 것을 내 눈물이 덮어버렸다.

∙그 순간 뒤에서 누가 내 등을 건들였다. ----ⓢ

⇒그때 뒤에서 도현이의 손이 등 위를 나비가 되어 앉았다.

∙그때는 정말 아무 생각이 없어서 반응하지 않았다. ----ⓢ

⇒나는 얼어버린 한송이 꽃이었다.

∙2초 뒤에 정말 익숙했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순간 도현이의 익숙한 목소리는 내 가슴 속을 이미 활개치고 날고 있었다.

∙“형..!!!”

“아니 네가 왜 거기에? 아까 흘린 피는 네 것이 아니야?“----ⓢ(그대로 살린다)

∙”형, 잊었어. 오늘 동지잖아. 본죽에서 팥죽 사서 들고 가던 중이었는데 그놈의 설인이 내 팥죽을 작살내고 도망갔다고, 마침 아빠를 만나서 다행이네.----ⓢ(그대로 살린다)

∙눈물이 쏙 들어갔다. ----ⓢ

⇒내 눈물이 안심 속으로 들어갔다

∙빠르게 뒤를 돌아보았다. ----ⓢ

⇒속은 것에 약이 오른 내 눈빛이 미소를 지었다.

∙도현이가 방긋 웃고 있었다. ----ⓢ

⇒도현이가 방긋 웃으며 내 기분을 다림질해서 말끔해졌다

∙상황 파악을 하려는데 아빠랑 도현이가 같이 웃음이 터졌다. ----ⓢ

⇒아빠랑 도현이가 맞장구치는 웃음이 산머리를 지나 하늘로 돌아나갔다.

∙나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집에 돌아갈 때야 기분이 풀렸다. ----ⓢ

⇒ 집으로 돌아갈 때에야 아빠가 사준 아이스크림이 내 몸을 달달하게 만들었다.

∙그날 일은 평생 기억에 남을 것이었다. ----ⓢ

⇒그날 일은 평생 기억에다가 조각을 해서 새겨놓았다.

∙뒤를 돌아봤는데 어느새 비는 그쳐 있고 내가 살면서 본 것 중에 가장 크고 밝은 무지개 하나가 떠있었다.----ⓢ

⇒어느새 비는 그쳐 있었고 무지개가 도현이와 아빠 뒤에서 빨주노초파남보로 행복의 벽돌을 쌓고 있었다.

*

1. 문장이 대충 58개이다. 이걸 될 수 있는 대로 은유로 만들어 보았다.

2 처음부터 은유를 척척 쓰면서 글을 써나가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처음에는 생각나는 대로 거침없이 쓰고 나서 그 다음에 고쳐쓰기를 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내 방식이고 모든 글쓰기를 내 방식으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분명한 것은 고쳐쓰기는 중요하다. 다만 고쳐쓰기는 ‘중노동’이니까 하기가 쉽지는 않다.

3 순유 너도 글을 한 편 썼다고 그냥 거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고쳐쓰기를 해야 한다. 명심하도록!

4 마지막으로 은유로 만든 글들을 정리해 보아라. 이 수정본을 네가 처음 쓴 글과 비교하면 그 차이를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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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규(중1)


무지개의 끝



나는 평범한 삶보다 더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어느 한 회사원이다. 오늘은 비가 거하게 와서 우산을 들고 회사에 가는 길이었다. 우산을 바라보고 있는데 우산이 비를 맞아서 언짢은 표정으로 나를 보기 시작했다. 내 생각엔 다른 우산도 많은데 하필 날 골라서 짜증이 난 듯 했다. 그렇게 회사에 가던 중에 갑자기 비가 멈추고 무지개가 생겼다. 하지만 희한하게 무지개의 색깔이 반대로 되어 있었다. 나는 너무 호기심이 발동해서 회사에 몸이 아프다는 거짓말을 하고 그 무지개의 끝을 찾아보기로 했다. 얼른 집 주차장에 가니 내 차가 기다렸단 듯한 얼굴을 했다. 나는 내 차를 몰고 무지개의 끝을 좌표로 찍어서 목적지를 정하고 출발했다. 맨 처음에는 한 시간이면 도착할 것 같았는데 그 긴 여정이 시작 될 줄 몰랐다.

그곳을 찾아 떠난 지 벌써 3일이 지났다. 나는 매일 한 시간마다 왜 이렇게 긴 건지를 이해할 수 없다며 가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그 지점에 왔다. 그 지점에는 그냥 단순한 폭포가 있었다. 하지만 그 폭포의 모습은 내가 올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폭포는 떨어지는 물의 폭이 엄청 넓었다. 나는 속으로 이럴 일 없다고 생각하고 뭐가 있겠지 라는 생각으로 그 떨어지는 물속으로 들어갔다. 그러고는 나는 회사를 3일 동안 안 나간 것에 대해 후회 대신 뿌듯함을 느꼈다. 바로 천국이 있었다. 그곳에선 비로 인해 충분한 물을 얻으면 나머지 물을 밝은 빛으로 만들어 내보내는 것이었다. 그것이 바로 무지개인 것이다.

나는 바로 집으로 돌아와 이 사실을 뉴스에 보고하고 엄청난 관심을 끌었다. 그렇게 나의 인생은 평범한 삶에서 전혀 평범하지 않은 인생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TV에서 어두운 색의 계열의 무지개가 나타났다는 것을 알려줬다.


*

1 재미있다.

2 무지개의 끝을 찾아가는 것에 대해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궁금증을 자아내 한다. 그런 것이 필력이지.

3 많지는 않지만 은유를 구사한 문장을 볼 수 있다.

4 무지개 끝을 찾아가니 ‘천국’이라고 하는 것은 반전으로 좋기는 한데 그런 것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것이어서 좀 더 기발나거나 참신한 아이디어였으면 더욱 이 글이 빛났을 것 같다. 그래도 아무튼 그런 식으로 글을 이끌어간다고 하는 것은 칭찬받을 만하다.

5 앞으로 힘내서, 그리고 열심히 자꾸 연습하면 순규는 글을 잘 쓸 것 같애. 왜냐하면 너는 분명히 순발력이 있다.

6 접속사 남발하지 말자

7 ‘TV에서 어두운 색의 계열의 무지개가 나타났다는 것을 알려줬다.’ 이게 갑자기 왜 나왔는지, 그 의미가 무언지 잘 모르겠다. 혹시 ‘색깔이 반대로 된 무지개‘를 말하는 건 아닌지.

8 글을 쓰고는 고쳐쓰기를 반드시 해야 한다. 맞춤법, 접속사 남용, 반복어 있나, 주어와 동사가 잘 상응하고 있는지 등을 체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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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윤(중1)


End Of The Rainbow



The rainbow creeps into my bedroom full of happiness. I follow an echo swiftly so I can see what lies beyond. As I climb and hike, I see faint lighting with a glint of happiness beyond the mountain. On the other side of the mountain, there are candy stashes blended in with nature. The mushrooms have gummy bears hanging on for dear life, the trees have marshmallow ornaments that you can eat for days. The rainbow trails off and I reluctantly follow.

The rainbow trails softly as I hike while picking for candy. It is an endless river that holds tremendous power that will continue on for years. That power of the rainbow depends on nature. I peek over the rainbow and see minions dancing over the rainbow loading pots of gold into carts and chewing candy as the dentist is serving juice to its patients, the minions are also eating bananas on golden stoves.They are sleeping into their computers where it has little toasters heating the keys so they sleep well.

The candy is grown by farmers and they secretly load it into supermarket carts so there identity remains a secret for the people. They are little minions who can win happiness and make treats for everyone to be happy. Also, they can create happiness with the golden stoves and the computers which the trees are controlling with the candy bars. I see that the sun is going down so I head home with the rainbow.

*

엔드 오브 더 레인보우

----ⓜ(metaphor/은유) ----ⓢ(statement/진술)



무지개가 행복으로 가득 찬 내 침실로 슬금슬금 들어온다.----ⓜ

나는 저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보기 위해 재빨리 메아리를 따라간다.----ⓢ

산을 오르고 등산을 하다 보면 산 너머 희미한 불빛과 함께 행복의 빛이 보인다.----ⓢ

산의 반대편에는 자연과 어우러진 사탕 자국이 있다.----ⓜ

버섯에는 젤리 곰이 평생 매달려 있고, 나무에는 며칠 동안 먹을 수 있는 마시멜로 장식이 있다. ----ⓢ

무지개가 사라지고 나는 마지못해 따라간다.----ⓢ

사탕을 따러 하이킹을 하다 보면 무지개가 살랑살랑 따라붙는다.----ⓜ

그것은 몇 년 동안 계속될 엄청난 힘을 지닌 끝없는 강이다.----ⓢ

무지개의 힘은 자연에 달려있다.----ⓜ

무지개 너머로 훔쳐보면 미니언들이 황금 항아리를 카트에 실은 무지개 위에서 미니언이 춤추는 것을 볼 수 있고, 치과 의사가 환자에게 쥬스를 제공하듯이 캔디를 씹고 있는 미니언을 볼 수 있고, 미니언들도 황금 난로 위에서 바나나를 먹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

그들은 열쇠를 데우는 작은 토스터가 있는 컴퓨터 안에서 잠을 자고 있기 때문에 그들은 잠을 잘 잔다.----ⓢ

이 사탕은 농부들에 의해 재배되고 그들은 그것을 슈퍼마켓의 카트에 몰래 싣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정체성은 비밀로 남는다.----ⓢ

그들은 행복을 얻을 수 있는 작은 미니언들이고 모두가 행복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또한 그들은 황금 난로와 컴퓨터를 가지고 행복을 창조할 수 있는데 나무들은 캔디바를 가지고 황금 스토브와 컴퓨터를 조종할 수 있다.----ⓜ

나는 해가 지고 있는 것을 보고 무지개와 함께 집으로 향한다.----ⓢ


*


1 지난 번에도 말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상상에도 논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말하자면 눈에 보이지 않는 ‘붉은 선’(주제)을 따라서 그것에 이야기하는 것이 집중되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붉은 선’이란 서윤이가 밖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말하고 싶은 것이다.

아직도 내가 말한 것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아무리 좋은 상상이라도 그것이 따로따로 놀면 안 된다.

첫 번째 문단(paragraph)을 볼까,

무지개가 내 침실로 들어온다→저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보기 위해 재빨리 메아리를 따라간다→산을 등산하면 행복의 빛이 보인다.(이것도 앞의 두 문장과 관련성이 없어 보인다)→산 반대편에 사탕 자국이 있다. (이건 우선 관련성이 있을 수도 있겠다 싶다)→버섯에는 젤리 곰이 매달려 있고 나무에는 마시멜로 장식이 있다.

다시 한번 찬찬히 보아라 다섯 문장이 따로따로 놀고 있고 그것이 무얼 말하는지 읽는 사람이 알기 어렵다. 물론 나중에 전체 얼개가 엮어져 관련성이 있을 수는 있지만 적어도 지금은 그렇다.

2 두 번째 문단, 세 번째 문단도 첫 번째 문단과 마찬가지이다. 특히 세 번째 문단에서 ‘미니언들이 행복을 얻을 수 있고 모두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라고 말했는데 서윤이는 그렇다고 생각했겠지만 읽는 사람이 그 말을 그렇다고 인정할 수 있을까? 문장마다 비약이 있어서 읽는 사람이 미니언들이 행복하고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는 데 동의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한다.

3 서윤이는 상상력이 좋은데 이 상상력이 서로 연관 혹은 논리가 있어서 전개가 되어야 하는데 이것이 너무 비약하여 따로따로 노니까 읽는 사람은 잘 이해가 안 되고 심지어는 당황하게 된다. 이것이 이번만이 아니라 쭉 이런 식으로 계속되어 왔다. 이번 기회에 잘 생각해서 고쳐야 할 것이다.

4 글을 쓸 때 나 혼자 이해하고, 나 혼자 기분에 잘 썼다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 특히 문장에 비약이 있을 때는 읽는 사람이 무리없이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나를 항상 생각해야 한다. 읽는 사람의 입맛에 맞추어 글을 쓰라는 것이 아니다. 내 멋대로만 쓴다고 되는 게 아니라 항상 읽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서 글이 타당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써야 한다.

5 순규의 글을 예로 들어보자. 순규는 이야기를 무리없이 진술의 형태로 쓰다가 간간이 은유도 사용하면서 이야기의 어떤 줄거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야기의 결말에 반전( reversal)을 노렸다. 모든 글이 반전을 노린 글이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것은 이야기하는 기법 중에 하나일 뿐이다.

순규는 무지개의 끝을 찾아가다가 마지막에 어떤 사건을 만난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내가 봐서는 반쯤 성공한 것 같다.

6 그러니까 순유나 순규처럼 처음에는 별 부담 갖지 말고 생각나는 대로 설명하듯이(즉 진술을 위주로) 써도 된다. 그 다음에 필요한 부분만을 은유로 바꾸는 것이 좋겠다.

7 무지개라고 생각하면 누구나 ’행복‘을 연상한다. 글을 쓰면서 또 ’행복‘과 연관시키면 진부한 표현이 되어 읽는 사람은 식상해하기 쉽다(tired of). 그러므로 이때는 차라리 무지개를 ’불행‘으로 연관시키면 읽는 사람은 한번도 무지개를 가지고 그런 생각을 안 했으므로 “응, 이게 무슨 말이지?” 하고는 궁금증과 호기심을 가지고 글을 읽게 된다. 글쓰는 사람은 그런 걸 노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