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보고 쓰기-1
IV 그림 보고 쓰기는 감정을 넣지 말라
우리가 그림 보고 글쓰기를 한 것은 순유가 초등학교 3학년쯤 되었을 때 일 것 같다. 그때 주로 고흐나 세잔의 그림을 보고 글을 썼다. 그림 보고 글쓰기를 하는 목적은 우리의 오감 즉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중에서 우리가 무언가 인식하는 데 가장 기능을 많이 하는 시각을 이용하여 글을 써보자는 것이었다.
시각은 특히 대상을 그림으로 나타내기에 적당하다. 우리가 목표로 하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 가장 적당한 감각이다.
눈에 보이는 대로 쓸 때 주의할 것이 하나 있다. 보이는 대로 객관적으로 써야지 거기에 대상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넣지 않아야 한다. 이것이 쉽지만은 않다. 특히 어릴 때는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감정을 쏟아서 글로 쓴 것을 많이 보았다.
이제 와서 돌이켜 보면 너희들은, 같은 단어의 반복, ~처럼, ~같이와 같은 직유, 접속사를 너무 많이 썼다. 물론 모든 글을 이렇게 감정을 집어넣지 말라는 말은 아니다. 이것은 글쓰기의 훈련의 하나일 뿐이다.
1 2016년 1월 8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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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유(초3)
「우유를 따르는 여인」 요하네스 베르메르
이 그림은 한 여인이 그릇에 우유를 따르고 있다. 아마도 빵쪼가리를 우유에 찍어서 아침을 먹으려는 것 같다. 여인은 하얀색 모자를 쓰고 있고 노란색 윗도리를 입고 있고 파란 치마를 입고 있다. 그리고 벽에 바구니들이 걸려 있다. 그리고 식탁에는 바구니에 빵이 담겨 있고 그 옆에 빵쪼가리들이 있다. 그리고 검은색 병도 있는데 우유를 보관하는 병인 것 같다. 그리고 우유 그릇이 있고 파란 천도 있다. 바닥에는 발판이 있고 창문은 체크 무늬로 되어 있다. 이 그림을 보니까 엄마가 우리를 위해서 음식을 만들어 주는 게 생각나서 엄마를 도와드리고 싶었다. 벽은 흰색이고 식탁보는 녹색 빛깔이고 우유 담는 그릇이랑 우유 따르는 병의 색깔은 진한 황토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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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순유 관찰력이 섬세하네! 잘했어!!
2 두 번째 문장, ‘아마도 빵쪼가리를 우유에 찍어서 아침을 먹으려는 것 같다.’에서 ‘~것 같다’가 왜 나오냐.
3 이 짧은 문장 속에 접속사 ‘그리고’가 세 번이나 나온다. 접속사는 될 수 있는 대로 쓰지 말자.
4 순유야 그렇게 감정을 넣지 말라고 했는데도 ‘.. 엄마를 도와 드리고 싶었다’라고 기어코 쓰고 말았구나.
2 2018년 5월 212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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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규(초3)
「씨앗 뿌리는 사람」 밀레
이 그림은 어떤 아저씨가 밖에 나가서 씨앗을 뿌리는 그림이다. 근데 나무를 보니까 나뭇잎 없어서 겨울이다. 근데 가을에 씨앗을 뿌려야 하는데 왜 겨울에 씨앗을 뿌리는 건지 궁금하다. 또 지금은 새벽인 것 같이 날씨가 흐리다. 또 사람은 모자를 쓰고 있다. 또 턱수염이 있다. 옷은 바지가 양복 같이 보인다. 웃도리는 젊었을 때 입던 옷인 거 같다. 근데 얼굴을 보니까 슬픈 얼굴이다. 또 가나안 사람이다. 발은 엄청 크다. 또 사람에 배에는 천으로 둘러싼 포대기가 있고 거기 안에 씨앗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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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잘 썼기는 한데 아직은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2 이번 글쓰기는 자기 생각, 감정을 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눈으로 보이는 대로 객관적으로 쓰는 것이다.
3 접속사 ‘근데(그런데)’가 세 번, ‘또’가 다섯 번이나 쓰고 있다. 접속사는 될 수 있는 대로 안 쓰도록 하자. 직유도 똑 같은 이유로 자제하면 좋다. 이번에는 ‘~같다‘가 두 번이나 나왔다.
4 내가 한번 보이는 대로 써볼게.
「어떤 사람이 납작한 모자를 쓰고 있다. 얼굴에는 수염이 ㄴ자로 나 있다. 눈꺼풀을 아래로 내려 깔고 앞을 바라보고 있다. 오른팔은 주먹을 쥐고 그 안에 무언가 있다. 배에는 세모난 포대기를 차고 있다. 다리는 v자 거꾸로 된 모양을 하고 밭을 걸어가고 있다. 땅에는 여기저기 홈이 파져 있다. 멀리 하늘에는 저녁놀이 비친다. 나무들이 줄을 서서 있는데 나뭇잎이 다 떨어졌다. 나무들 너머에는 집들이 붙어 있다.」
이런 식으로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린다(쓴다). 이 연습을 하자는 것이다.
3 2019년 3월 16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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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윤 (초3)
「키스」 /클림트
Two people are hugging. It is a boy and a girl. They are standing at the edge of a grass full of flowers. It has a lot of gold in the picture. They are staring at each other. The girl has her eyes closed and the boy. I can't see his face. It looks like they fell in love. The boy has clovers on his hair. The girl has jewels on her hair. The boy's hair is black and girl's hair is light light light tan tan white white dark just a little br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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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껴안고 있다.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이다. 그들은 꽃이 만발한 풀 가장자리에 서 있다. 그것은 사진 속에 많은 금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서로를 응시하고 있다. 소녀는 눈을 감고 있고 소년은 눈을 감고 있다. 나는 그의 얼굴을 볼 수 없다. 그들은 사랑에 빠진 것 같다.소년은 머리에 클로버를 쓰고 있다. 소녀는 머리에 보석을 갖고 있다. 남자아이의 머리는 검은색이고 여자아이의 머리는 연한 연갈색이고 흰색은 약간 갈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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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잘 썼네. 무엇보다 there is가 거의 없네. 거의 나무랄 데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