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명제 연습하기-1
VI 종합명제 연습하기는 주어의 속성을 살펴라
김훈 작가의 『자전거 여행』은 이강빈 사진가와 전국을 자전거로 여행하면서 겪는 서정을 글과 사진으로 실은 책입니다. 여행기는 단순히 방문한 지역의 경험만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체험한 것에 대한 관점을 나타내어야 합니다.
이 『자전거 여행』은 구성이 독특합니다. 소제목의 글의 처음에 김훈은 은유로 자신의 서정을 전개합니다. 그런 후에 자전거로 간 그곳의 경험을 진술로써 기술합니다.
김훈의 이 은유가 대단히 아름답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관념의 이미지화를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 은유들은 사실 행갈이를 하면 바로 시가 될 수 있습니다. 김훈의 이 수필집은 단순히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강원도의 명승지를 다녀온 여행수필이 아니라 격조 높은 수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강빈의 사진도 시적 이미지가 잘 나타나서 글의 맛깔스러움을 더해 줍니다.
『자전거 여행』의 은유 부분만 발췌하여 베껴쓰기도 하면서 갑자기 아이들에게도 이런 은유만들기 연습을 시켜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말해 김훈의 은유의 주어 부분만 주고 나머지 술어 부분을 애들이 상상력을 더해 종합명제 식으로 마무리하는 연습입니다.
우리는 주어가 주어지면 자동적으로 주어의 속성을 포함하는 술어를 씁니다. 그래야 논리적으로 모순이 없습니다. 받아들이는 사람도 저항없이 수용합니다. 이른바 분석명제를 자신도 모르게 사용합니다. 반면에 종합명제 식으로 표현하려면 조금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주어가 주어지면 한 템포를 쉬고 주어진 주어의 속성이 아닌 술어를 찾아보아야 합니다. 이른바 종합명제의 구사입니다.
아이들에게도 어릴 때부터 이런 습관을 들여보고 싶어서 시작한 연습이었지만 너무 늦게 시작하여 아이들이 농땡이를 치는 타이밍이어서 결과물은 그다지 없었습니다.
1 2021년 10월 1일 금요일
-----------------------------------------------------------------------------
순유(중2)
1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 언제나 나를 응원해준다.
2 생사는 자전거 체인 위에서 ~~. 열심히 균형을 잡으려한다.
3 흘러오고 흘러가는 길위에서 몸은 ~~. 바람을 흡입한다.
4 이끄는 몸과 이끌리는 몸이 현재의 몸속에서 합쳐지면서 자전거는 ~~. 행복해하며 열심히 달린다.
5 그 나아감과 멈춤이 오직 한몸의 일이어서, 자전거는 ~~. 항상 나와 똑같은 감정을 느낀다.
6 구르는 바퀴 위에서 몸과 길은 ~~. 서로 인사한다.
7 몸 앞의 길이 몸 안의 길로 흘러들어왔다가 몸 뒤의 길로 빠져나갈 때, 바퀴를 굴러서 가는 사람은 ~~. 길을 잡아먹는 쾌감을 느낀다.
8 길은 저무는 산맥의 어둠 속으로 풀려서 사라지고, 기진한 몸을 길 위에 누일 때, 몸은~~. 길과 감정을 공유한다.
9 그래서 자전거는 ~~. 나의 절친이다.
10 자전거는 힘을 집중시켜서 ~~. 길에게 마사지를 해준다.
11 1단 기어는 고개의 가파름을 잘게 부수어 사람의 몸속으로 밀어넣고, 바퀴를 굴려서 가는 사람의 몸이 ~~. 행복함을 느낀다.
12 그러므로 자전거를 타고 오르막을 오를 때, 길이 ~~. 우리에게 조그만 장난을 건다.
13 내 몸이 나의 ~~. 힘듦을 받들고 있다.
14 오르막에서, 땀에 젖은 등판과 터질 듯한 심장과 허파는 ~~. 나에게 열정을 더 가져다 준다.
15 땅에 들러붙어서, 심장과 허파는 ~~. 나의 에너지 드링크이다.
16 오르막길 체인의 끊어질 듯한 마디마디에서, 기어의 톱니에서, 뒷바퀴 구동축 베어링에서, 생의 신비는~~. 자전거를 간지럽힌다.
17 돌산도 향일암 앞바다의 동백숲은 ~~. 나의 몸을 치유해 주고 함께 놀아준다.
18 동백은 한 송이의 개별자로서 ~~. 장미와 몰래 경쟁을 한다.
19 동백은 떨어져 죽을 때 ~~. 하늘과 마지막 인사를 한다.
20 절정에 도달한 동백꽃은, ~~. 빨간 웃음을 짓는다.
*
1 처음인데도 잘 했다.
2 이 종합명제 연습을 많이 해두면 정말 은유 구사는 자연스럽게 나올 것 같다. 어릴 때 이 부분에 특히 신경을 써주기 바란다.
3 이번에도 약속을 안 지키는가 했는데 지키기는 지켰는데 반쪽이 되버렸다. 다음에는 반쪽이 아니라 온쪽이 되도록 해라. 다시 말해 글쓰기도 하란 말이다.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