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가르치는 글쓰기』-55

객관적 평가

by 현목

3 2021년 5월 22일 토요일


손자들과 은유를 만들고, 산문을 쓰고, 시도 지으면서 전문적 지식도 갖지 못한 제가 그 동안 가르쳐 왔습니다. 만4년을 지나는 때 문득 전문가의 객관적 평가를 받아보는 게 어떨까 싶었습니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자신 손자니까 칭찬만 하는 게 아닌지 알고 싶었습니다. 경남 과학기술대학교 평생 교육원의 시창작 교실에서 제가 수업을 받았던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이분에게 아이들의 시와 산문을 보여드리고 과연 어떤 강평을 하시는지 듣고 싶었습니다. 시인인 선생님은 중고등학교 교사를 역임하셨고, 경상국립대 청담사상연구소 연구원을 지내셨습니다. 경남문인협회 부회장을 역임하시고 현재는 멀구술문학회 대표이십니다.


*


순유 시 6편에 대한 박종현 선생님 강평


원장님

매우 영민한 손자를 두신 것 같습니다

중2 수준을 훨씬 넘어선 것처럼 보입니다


1 튤립1은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매우 참신합니다

무엇보다도 그 참신한 안목으로 찾아낸 발견(기지개, 예배, 막대사탕 등)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점이 매우 돋보입니다


2 튤립2는

시적 화자가 할아버지이신 원장님의 목소리(산문성)를 닮아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진술적 표현이 다소 복고적인 듯한 느낌도 들지만

시에서 삶의 깊이를 느낄 수 있어 참 좋습니다


3 전쟁은

자연에서 일어난 상황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품새가

정말 돋보입니다

중학교 2학년 학생이 썼다고는 믿기지 않습니다

시적 감각도 뛰어나고

문학적 완성도도 매우 높은 작품입니다


4 파도와 애월

소년다운 참신한 발상이라

읽으면서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하는 작품입니다


5 빨래는

세탁과정을 표현한 작품인데

시적 화자를 사람으로 잡지 않고 세탁물인 사물로 잡은 것이

매우 독특합니다

아주 재밌는 시입니다


6 매일 같은 생활

이 시가 중2학년 학생 수준의 작품입니다

시가 매우 논리적이면서 단아한 형식을 갖추고 있습니다

원래 중학생들의 시들은 대체로

이 시처럼 학생들의 논리적 사고에 맞춰

처음 중간 끝 형식의 내용으로 전개해 놓습니다


원장님

여섯 편의 시 잘 읽었습니다

중학생인데도 그 수준은 매우 높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행복한 밤 되시길 바랍니다

(2021.5.21.)


*


서윤 시 5편과 산문에 대한 박종현 선생님 강평


원장님

보내신 작품 잘 읽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이 쓴 작품인데

저를 몹시 당황하게 했습니다

아주 좋습니다.


먼저 시 5편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1 튤립 행복-

말 그대로 은유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시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의 작품으로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은유적 표현에 품격이 배어 있는 것 같습니다


2 나뭇잎-

사물을 바라보는 안목이 매우 창의적입니다

사물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는 안목을 지닌다는 것은

오늘날의 시가 지향하는 큰 덕목 중의 하나입니다

3 창백한 불-

이 시 또한 초등학생으로서의 안목을 넘어선

아주 빼어난 안목을 통해 사물을 노래한 작품입니다

참 좋습니다


4 매력이 넘치는 모래, 아침이 올 때-

이 두 편의 시는 발견과 은유가 절묘하게 직조된 매우 빼어난 작품들입니다

어린이들은 주로 서정 중심으로 시의 내용을 전개하는데

이 두 작품은 현대적 감각을 바탕으로 해서

사물에 대한 발견+품격 높은 은유를 동시에 구현한 점이

저를 몹시 당황하게 했습니다

아주 좋습니다


그리고 산문이라고 하신 작품 3편은

제가 보건데 은유의 창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좋은 표현들이 많습니다

표현을 조금만 정제하면

좋은 시가 될 것 같습니다


대신

현재 내용을 뼈대로 삼아서

살을 조금 더 붙인다면 훌륭한 산문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손녀의 수준이 어른의 작품에 비견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일만 가득하길 기원드립니다.

(202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