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선고 노트

by 현목




물기가 빠지고 갈색 반점이 얼룩얼룩한 팔다리가

죽은 나뭇가지처럼 늘어져 있다

어느 포구에 떠나려고 하는 배를 흔들어 본다

물결에 그저 나부끼고

가슴에 청진기를 대면 흉강 속에 바람 소리 하나 없이

텅텅 울린다

동공은 우물이 되어 천정의 그늘만 내려 앉고

평생 희로애락의 파형(波形)으로 요동치던

심전도,

어디로 가라는 건지 수평선을 가리킨다

이승을 가르는 피부에 손이 닿으면 아직 떠나지 않은

온기가 작별을 고하다 내 심장 속으로 들어가

사라진다


“모년 모월 모일 모시 모분에 사망하였음“

keyword
작가의 이전글숨어 사는 즐거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