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침묵

영화 「메가네(眼鏡)」 중에서

by 현목




하늘도 바다도 모래사장을 닮아 노랗습니다 파스텔화처럼

인물들의 윤곽도 미어져 있습니다 모래사장 위에 침묵이

둥둥 떠 다닙니다 지구의 중력의 법칙은 민박집 하마다에 온

그들의 몸무게를 빼앗아 버렸습니다 그들이 시선을 마주치지

않고 다른 곳을 향하여 툭툭 뱉는 말 사이에는 바다의 정적

(靜寂)이 들어가 앉았습니다 고바야시 사토미*는 구름 의자에

앉아 파란 하늘과 구름과 백사장과 노을의 실을 가지고 손안에서

뜨고 있습니다 자연의 침묵이라는 스웨터를,

그녀가 집으로 돌아가는 차에서 세상의 소리를 보는 메가네를

바닷 바람이 나꿔챘습니다











*고바야시 사토미((小林聡美): 영화 「메가네(眼鏡)」의 여자

주인공의 이름




시작 노트


영화 『메가네』를 보면서 느낀 것은 사람들의 대화 사이 사이에 침묵이 들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건 시로 쓰면 뭔가 될 것 같았지만 처음에 쓴 것은 이랬습니다.


자연의 침묵



고바야시 사토미(小林聡美)는 조용한 곳에 홀로 있고 싶어

일본의 남쪽 바닷가의 조그만 마을로 갑니다. 휴대전화도

터지지 않는 곳입니다. 민박집에는 그런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제가 채널 J에서 본 일본 영화입니다. 제목이 왜 메가네(안경)

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만. 민박 집 주인 유지와 팥빙수를 파는

사쿠라, 생물 선생 하루나, 제자 요모기 그리고 주인공 타에코가

맥주를 마시려고 해변에 모였습니다. 희미한 노란 밀가루 같은

모래사장에 사쿠라는 혼자 긴 의자 위에 손과 발을 모으고

있습니다. 조금 떨어져서 등받이가 없는 의자에 유지와 하루나가

공간을 띄우고 시선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타에코는 옅은 푸른색

긴 의자에 혼자서 무릎을 붙이고 앉았습니다. 뚝 떨어져 요모기가

의자의 등받이를 가슴팍으로 안고 입으로 맥주잔을 옮기고

있습니다. 그들이 툭툭 뱉는 말 사이에는 자연의 침묵이 개입되어

있습니다. 멀리서 바라보이는 바다의 침묵이 그들이 앉은

공간에 사이 사이에 침묵으로 끼워져 있습니다. 인공의 소리에는

자연의 침묵이 들어갈 자리가 없습니다.



이 글을 이리저리 은유도 만들고 삭제도 하면서 한편의 시가 완성되었습니만 제대로 된 건지는 저도 잘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