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두커니 서 있네
살아온 햇수를 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우고
담배를 끄듯이 불 꺼진 무료한 정물이 되네
늙음은 지나간 시간이 저려오는 것
기적은 어둠 속으로 들어갔다
밖은 가을 하늘이 푸름을 가지고 놀러왔다
옆 사람은 거품처럼 사라지고 새 사람이
장면을 바꾸었다
어릴 때 직방이었다
부은 관절은 삐걱거리고
간이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듯이
죽음의 간이역
해마에 녹이 끼고
전립선은 풍선처럼 날고 있네
지나온 터널과 산하
먼산 바라보고
기적소리 가물가물
빈약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