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으로서의 글쓰기』 나탈리 골드버그

‘글은 위대한 소설을 쓰려는 사람만 쓰는 게 아니다’

by 현목

이 책은 미국 원본은 2013년에 출판되었고 나탈리가 65살에 쓴 것으로 한국에서는 가장 마지막으로 출간된 것입니다. 한국 번역본은 2013년에 나왔습니다. 저는 2016년에 처음 읽었고 이번에 브런치에 글을 싣게 되어 다시 복습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책의 원래 제목이 이 책의 내용을 상당히 대변해 준다고 봅니다. 제목은 ‘The True Secret of Writing: Conneting Life and language’입니다. 어설프지만 번역하면 ‘글쓰기의 진정한 비밀: 인생과 언어를 연결하다’ 이걸 번역자는 ‘구원의 글쓰기’로 의역을 한 셈입니다.


나탈리는 ‘이 책에 담긴 구조는 그녀가 오랫동안 가르쳐 온 10분 제한 글쓰기의 공책 밖 확장판이다’라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그녀의 지론인 ‘손을 멈추지 말고 쓰라‘는 원칙을 넘어서는 이론적 배경을 말하겠다는 뜻으로 보였습니다.


나탈리는 자기가 가르치는 학생들을 12년간 지켜보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글쓰기만이 아니라 자신들의 삶의 의미를 탐색하고자 하는 정신적 열망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글쓰기를 배우는 것은 ’보석을 찾는 법‘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다시 말해 위대한 소설을 쓰려고, 혹은 탁월한 결과물을 얻으려는 것이 아닙니다. 글을 씀으로써 우리의 마음으로 내려가서 우리의 온전한 마음을 만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나탈리는 말합니다.


나탈리는 ’명상하라, 걸으라, 쓰라. 이 세 가지가 진짜 비밀이다‘라고 했습니다. 손을 멈추지 않고 계속 씀으로써 자신의 온갖 생각들을 만나게 됩니다. ’따분한 생각, 불만이 가득하고 난폭하고 불안하고 강박적인 생각, 부정적이고 비열하고 수치럽고 소심하고 유약한 생각들‘을 대면하게 되고 우리는 그것의 정체를 알게 됨으로써 오히려 자신의 마음은 안정이 되고 시야는 넓어지는 것입니다.


나탈리는 스물세 살에 자신의 글쓰기와 마음의 수행을 통합시키는 일에 일생을 바치게 되리라고 깨달았다고 합니다. 그녀의 평생 선 수행의 스승이었던 다이닌 가타기리(大忍片桐)의 말을 전해줍니다. 가타기리 선사는 1928년에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습니다. 1972년에 미네아폴리스로 가서 미네소타 선 명상센터의 초대 원장이 되었고 1990년에 열반하였습니다.


선의 목표는 단순한 습관이라고 했습니다. ’즉 매 순간 모든 존재에게 예의를 다하는 것이다. 그분이 말한 존재란 고양이, 개, 사람뿐 아니라, 마루, 천장, 벽, 신발, 나무, 사과, 컵, 전등까지도 포함된다. 우리 삶을 이루는 모든 요소로 존재를 확장한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 속에서 감사함을 느끼면서도 거기에 집착하지 않을 수 있을까? 감사하는 마음은 집착에서 벗어나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잠시 멈춰서 우리가 무엇을 얻었는지를 깨닫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또한 감사하는 마음은 인간이 느끼는 가장 고차원적이고 성숙한 감정이다.‘


내가 만나는 모든 존재에 대해 존중하고 인정하면 그 존재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지 않을 수없을 것입니다. 그 존재 가운데 우리 인간에게 부딪치는 가장 고통스러운 것이 죽음일 것입니다. 나탈리는 우리가 괴로운 이유는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괴로움은 우리가 고통에 맞설 때, 고통을 외면할 때, 고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때 생겨난다고 했습니다. 어쩌면 가타기리 선사의 말대로 죽음에게도 예의를 다한다면 죽음이라는 고통을 수용하는 경지에까지 올라갈지도 모르겠습니다.


나탈리는 ’당신이 사는 곳의 거리를 천천히 걸어 보라. 불빛과 나무, 건물들의 세세한 모습으로 당신의 내면을 채워 보라‘고 합니다. 이 책의 제목처럼 글쓰기의 비밀은 인생과 언어를 연결하면서 ’명상하라, 걸으라, 쓰라는 것입니다. 제가 자주 가는 동네 산인 비봉산을 걸으면 그냥 아무 생각없이 걷는 것이 아니라 나무와 새의 길의 감각이 저의 마음의 진정한 모습과 연결되도록 걸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