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세상에 왜 태어났니 (임은영 에세이)
고요할 때 일어나지도 않을 걱정으로 상상의 니래를 편다.
내 어린 시절은 어둠 그 자체였다.
엄마. 아버지.
그분들은 나를 사랑하긴 한 걸까?
내 마음속엔 사랑밭고 싶었던 어린아이가 머쓱한 표정으로 웅크리고 있다.
그때는 세상에 나 혼자였고 혼자였다.
요즘 고요할 때면 한 번씩 생각이 나네 엄마 아버지.
호칭조차 어색한 두 분 당신들이 나에게 물려주신 것은 하나도 없지만 아니 하나는 있네요.
소중한 생명을 주셨군요.
두 분을 지금 한 번이라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웃으면서 말하겠다.
좀 잘 해주지 왜 그러셨어요하고.
부모는 마음에 등불인데 나는 그 등불도 없이.
기어코 살아내서.
살아있다.
두 분을 용서합니다. 어머니.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