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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일, 10시 30분에게

by 솔해

서울의 밤을 비추던 촛불들은

거대한 민중의 화염이 되어

둥근 천장을 이루었다


그대들에게 묻겠다

천장 없이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거세게 내리치는 비도,

매섭게 몰려오는 칼바람 하나도

그대들은 막지 못할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천장을 향해 차가운 금속을 겨누었음에도

천장에게 기대어 안주할 생각은

꿈에서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신을 차려라

우리들을 지켜라

스스로를 파멸시켜라

그대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


반란의 길에 선다면

영원히 끝나지 않는 끝을 향해

온 힘으로 도망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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