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10시 30분에게
서울의 밤을 비추던 촛불들은
거대한 민중의 화염이 되어
둥근 천장을 이루었다
그대들에게 묻겠다
천장 없이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거세게 내리치는 비도,
매섭게 몰려오는 칼바람 하나도
그대들은 막지 못할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천장을 향해 차가운 금속을 겨누었음에도
천장에게 기대어 안주할 생각은
꿈에서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신을 차려라
우리들을 지켜라
스스로를 파멸시켜라
그대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
반란의 길에 선다면
영원히 끝나지 않는 끝을 향해
온 힘으로 도망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