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elly Jan 19. 2024

<<인생 공식>> 인생 선배가 들려주는 삶의 지혜

양순자

나이 드신 분들의 인생 경험이 묻은 책을 좋아한다. 잔소리처럼 느껴지는 이런 책 속 문장들을 마음에 새기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지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분의 책을 가디언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적이 있다. <어른 공부>라는 책이다. 낯설지 않다는 생각에 이 책을 출판사에서 보내주시다고 했을 때 흔쾌히 감사드렸다. 내 블로그를 찾아보고 그때도 감명 깊게 읽었음을 알았다. (읽은 책에 대한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오래전에 쓴 글을 읽으며 스스로 감탄할 때가 있다.)


그전에 읽은 책에는 대장암을 앓고 계시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2014년 돌아가셨다고 한다. 이번 책은 그녀가 20년 전 65세일 당시에 쓴 <인생 9단>이라는 책을 재발행한 것이다. 이 책의 삽화를 그린 둘째 사위 박용인 작가님도 저세상으로 가셨다고 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감옥 안의 사형수와 감옥 밖의 사형수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언제 죽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모두 언젠가는 죽는다는 점에서 같다는 말이다. 먼저 세상을 떠나신 분들이 남긴 이 책을 읽으며 소중한 글과 그림을 남겨주심에 감사드렸다.


어른 공부라는 책에서도 말투가 독특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책을 읽으면서는 저자가 내 앞에 앉아 조근조근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이었다. 이분은 이렇게 생각하며 사셨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재미있게 읽어 내려갔다. 사형수를 오랫동안 찾아가 교육을 하셨는데 그걸로 끝이 아니라 감옥을 나온 후에 찾아오는 분들에게 따뜻한 식사를 대접하고 일자리까지 알아봐 주셨다. 결국 배신을 당하기도 했지만 그녀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용서한다. 어떻게 이렇게 선할 수가 있을까? 그녀가 이런 자비를 베푼 것은 결국 자신이 그로 인해 행복해짐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녀에게 좋은 일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오랜 고민 끝에 남편과 이혼하게 되었을 때는 눈앞이 캄캄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두 딸을 잘 키웠고, 많은 이들에게 서한 영향을 미쳤으며 결국 돌아가신 후에도 책이 남아 후세에게 자신의 인생 9단의 지혜를 전수하고 있다. 인생 공식이라고 한 것은 이대로만 하면 행복하게 사 수 있다는 자신만의 철학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생 9단이라는 별명 때문에 더 열심히 살고 바르게 살려고 노력했다는 고백이 나온다. 우리도 귀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살아가야겠다.


나이 들어서 자식들이 언제 오나 그것만 생각하지 말고 혼자서도 즐겁게 놀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녀는 정말 독립적인 삶을 살았다. 편집자의 머리말에서 그녀는 생전에 자신이 죽은 후 집에 있는 물건들을 가져갈 사람의 이름을 물건에 붙여 두었다고 한다. 원래 외출할 때마다 다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정리를 하고 나간다는 그녀가 죽음을 앞두고서도 처분할 사람들을 생각해 적은 물건을 이름까지 써 붙여 둔 것이 마음 아프면서도 본받고 싶은 점이다. 영원히 살 것 같았던 나의 어린 시절에 비해 지금은 인생의 마지막이 그리 멀지 않았음을 자주 생각한다. 욕심부리며 움켜쥐기보다 나누고 정리하며 소박한 삶을 살고 싶다. 쉽지 않겠지만.


* 위 내용은 춢판사에서 무상으로 보내주신 책을 읽고 솔직한 마음을 적은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마음을 비우면 세상이 보인다>> 숙연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