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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아빠의 바이올린> 사랑스런 오즐렘

by Kelly

며칠 전 이 영화가 넷플릭스 첫 화면에 떴다. 바이올린만 보고 바로 시청하기를 눌렀다. 언어가 낯설었고, 영화 속 사람들이 연주하는 민속음악도 생소해 어느 나라 영화인지 궁금했는데 보다 보니 ‘튀르키예’ 영화임을 알 수 있었다. 오래전 ‘아일라’라는 영화를 통해 튀르키예를 이 영화를 통해 다시 만난 것이다. 두 영화의 공통점은 아이가 나온다는 것과 눈물을 흘리게 한다는 것이다.


거리에서의 연주로 영화가 시작된다. 합법적인 연주가 아니었으므로 경찰을 마주친 이들은 악기를 들고 도망갈 수밖에 없다. 바이올린 연주자인 아빠를 따라다니는 여덟 살 딸 오즐렘은 학교에 다니지는 않지만 아빠의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는 것이 즐겁다. 아침을 차려줄 정도로 야무진 오즐렘에게는 걱정이 있었다. 아빠가 자주 기침을 하는 것이었다. 아빠로부터 즐겨 듣던 삼촌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한 번도 만난 적 없었던 그를 아빠의 죽음 이후 처음 만난다. 삼촌의 보호가 없이는 아동 보호 시설에서 생활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빠 동료들의 부탁으로 삼촌 집에 가게 된 오즐렘은 특유의 매력을 발산하여 숙모의 마음을 얻지만, 예민한 바이올린 대가의 마음은 차갑기만 하다.


영화 전반에 울리는 바이올린 선율, 오즐렘의 사랑스러운 표정과 목소리에 넋을 잃고 보았다. 튀르키예의 아름다운 도심과 풍경도 좋았다. 연기자가 전문 연주자는 아니어서 싱크로율이 떨어지긴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실감 나고 좋아서 거부감 없이 보았다. 자신의 몸에 맞지도 않는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아빠의 분신처럼 껴안고 잠을 자는 오즐렘에 깊이 동화되어 영화에서 빠져나오는 데 한참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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