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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May 10. 2024

<진짜 나를 찾아라> 움켜쥐지 말고 쓰다듬기 - 법정

기독교인이지만 이해인 수녀님이나 법정스님의 책을 읽는다. 한창 미니멀라이프에 빠져 있을 때 법정스님의 ‘무소유’라는 책이 마음을 크게 울린 경험이 있다. 꼭 필요한 물건과 사람 관계로 간소한 삶을 말뿐 아니라 실천하고 가신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는 특히 요즘 내가 깊이 꽂혀 있는 ‘몰입’에 대한 내용이 앞부분에 나와 있어 절묘한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책은 1980년부터 2003년에 이르기까지 미술관, 대학교, 성당, 절, 문화강좌, 음악회 등에서 하신 말씀들을 모은 것이다. 다양한 장소에서 오랜 시간 동안 했던 이야기들이 일관된 것은 마음에 담고 살아온 삶의 자세가 일관되기 때문일 것이다. 욕심을 부리다가는 망하는 길로 갈 수밖에 없으니 착한 마음을 가지고 선한 일을 하며 살아가라는 내용이 글의 전반에 깔려 있다. 비슷비슷한 말도 많지만 내 마음에 가장 와닿은 것은 ‘움켜쥐지 말고 쓰다듬으라 ‘는 말이었다.(239쪽) 저자는 움켜쥐는 것은 욕심을 일컫는 말이고, 쓰다듬는 것은 소유하지 않고 즐기기만 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내가 물건을 구입해 집에 둔다고 해도 잠시 거기에 놓인 것일 뿐 영원히 내 것이 될 수는 없다고 말한다. 꽃을 꺾어 집에 두기보다는 자연 속 아름다운 들풀을 즐기라는 것이 이 말을 잘 설명해 준다. 소유가 미덕인 시대에 새겨들을만한 말이다.


때로 물건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있다. 내가 물건을 소유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물건을 소유하는 순간 나는 그 물건에 소유당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편리할 수도 있지만 그 물건에 대해 생각하고 신경 쓰는 일들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의 마음을 갉아먹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물건을 소유하고자 하는 마음은 하나를 가진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점점 더 큰 것을 갖고 싶어 진다.


마음을 비우고, 선을 행하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누구나 실천하고 있지는 않다. 먹을수록 목마른 바닷물을 계속 마시지 말고 욕심을 내려놓고 청정한 물을 마시자. 그런 마음이 곧 나의 말과 행동을 통해 전해질 테니. 마음이 모든 일의 근본이라는 것은 수레바퀴가 소의 발자국을 따르는 것처럼 명확한 것이라고 저자가 법구경 구절을 예로 든 것처럼 말이다. 때로 불교 용어나 잘 모르는 개념이 등장하긴 하지만 입말로 풀어쓴 책에는 따스함과 친절함이 스며있다.


* 위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솔직한 마음을 쓴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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