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연 작가의 신작 ‘나의 돈키호테’에 나오는 영화 ‘굿 윌 헌팅’을 이제야 보았다. 제목만 많이 들어본 좋은 영화를 지금에라도 만나게 된 게 다행이다. 공교롭게도 스승의 날 이 글을 쓴다. 교사인 나에게 큰 의미가 있었던 영화다.
MIT 수학 교사 램보는 우수한 학생을 가려내기 위해 어려운 수학 문제를 낸다. 아무도 풀었다는 학생이 없지만 어느 날 정답이 적혀 있다. 다시 한번 문제를 내고, 청소부가 그 문제를 푸는 것을 본다. 그가 받은 충격이 어떠했을지 짐작이 간다. 도망가버린 청소부의 행적을 좇아 윌을 찾아낸다. 그는 청소부 일자리가 임시 석방 취업 프로그램(보호관찰관)으로 얻은 것임을 알게 된다. 법정에서 경찰을 치고 해박한 법지식으로 자신을 변호하고 있는 그를 다시 만난다. 10년 전부터 폭행과 차량 절도, 경관사칭죄, 상해 등의 범죄를 저지르고도 자기변호로 기각을 받아냈다. 이번에는 기소 기각 신청이 기각되고, 램보는 자신의 보호 아래 윌을 석방해 달라고 판사에게 요구했다. 매주 윌이 자신을 만나 수학 증명을 검토하고 유한 수학을 공부한다는 것과 정신과 상담을 받는 조건으로. 상담사들을 조롱하던 윌은 조롱하던 윌은 마침내 램보의 대학동기인 숀 교수를 만난다. 학생(내담자)과 같은 눈높이로 앉은 숀은 윌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윌의 박식함은 천재적인 머리 덕분이기도 하지만 책으로 얻었다. 하버드생의 코를 납작하게 만드는 장면이 압권이다. 윌은 그에게 비싼 학비 축내지 말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다 읽으라고 조언한다. 다방면에 걸쳐 읽은 책과 뛰어난 기억력으로 무장한 그는 친구들과 어울려 막일을 하며 살아간다. 숀은 뛰어난 재능을 낭비하는 윌에게 충고하지만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보고 쫓아낸다. 다시 찾아온 윌을 존중하여 대하며 그의 상처들을 끌어내고, 너의 잘못이 아니라고 진심 담은 말을 반복해 윌을 무장 해제시킨다.
어린 시절 위탁가정을 돌며 학대당하고, 상처받아 가시 돋친 말을 쏟아내는 윌을 진심으로 대하며 변할 수 있음을 믿는 숀을 보면서 교사로 학생을 만날 때도 이와 같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문제 많은 아이들에게는 어쩌면 큰 상처들이 있는지도 모른다. 상처가 받아들여지고 마음 문이 열려야 학생은 변화를 시작할 것이다.
영화에 대해 찾아보다가 맷 데이먼이 하버드 영문학도 시절에 쓴 단편소설에서 가져왔음을 알게 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친구이자 함께 출연한 벤 애플렉과 함께 각본을 써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했다. 오래전 본 시리즈를 재미있게 보았던 나는 맷 데이먼이 출연한 다른 영화들을 찾아보고 싶어졌다. 본 시리즈도 다시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