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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태국 영화 <너를 정리하는 법>

by Kelly

교육청에서 있었던 강의 중 이하영 편집자님이 이 영화를 소개하셨다. 편집자님이 재미있게 보고 칼럼을 썼다는 영화다. 태국 영화는 그동안 본 적이 거의 없었으나 미니멀리즘 이야기라는 데 확 끌려 보기 시작했다. 유학 갔다가 돌아온 진은 어린 시절부터 살던 집을 정리하기로 한다. 곤도 마리에의 영향으로 짐으로 가득찬 집을 싹 정리하고 사무실 겸용으로 사용할 계획을 세운 것이다.

수많은 짐들 때문에 의자에 앉아서 자는 엄마는 온갖 추억과 살아온 세월이 고스란히 담긴 짐들을 버리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진이 계약하기로 한 곳에서 조만간 사무실에 들르겠다는 말을 듣고 하루빨리 짐을 정리하려는 마음으로 죄책감를 줄일 블랙홀 같은 검은 봉지를 구입한다.

인테리어를 도울 친구와 짐 정리를 함께할 오빠의 도움을 받아 정리를 시작하는데 버리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돌려주어야 할 물건들을 주인에게 찾아주러 갔다가 예상치 못한 반응에 놀라기도 하고, 무심히 떠났던 전 남자친구를 찾아갔다가 혼란을 경험한다.

영화의 시작 부분에서 새하얗고 깔끔하게 정리된 집을 보았기 때문에 결국 해낼 것은 알고 있었지만 순탄치 않은 과을 보며 많은 눈물을 함께 흘려야 했다. 그 많은 짐들이 결국 기억이고 사람이었던 것이다. 짐이든 사람이든 이별이 아름다울 수 있으면 좋겠다. 아름다운 이별이란 어떤 것일까 생각해 보게 된 영화이다. 미니멀은 실천이 어렵고, 무조건적인 정답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 같다. 하지만 처음에 나온 새하얗고 넓은 집이 부럽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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