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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하이재킹> 눈물겨운 노력

by Kelly

요즘 극장가에 무슨 영화가 있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영화관 근처에 가는 길에 영화를 한 편 보고 왔다. 비행기와 승객이 괴한에 의해 인질로 잡히는 영화인가보다, 하고 생각하며 좋아하는 배우들이 출연하는 것만 확인하고 들어갔다.


요즘 이야기인 줄 알았더니 내가 태어나기 전이 배경이었다. 과거의 진귀한 풍경들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비행 신은 언제든 박진감 넘친다. 첫 장면에서 두 대의 전투 비행기가 등장한다. 곡예비행 후 복귀하려던 차에 항로를 이탈해 북한으로 가는 여객기를 추격해 항로를 돌리게 하는 임무를 띠고 여객기를 뒤쫓는다. 왜 북한행을 택했을까? 부기장석에 자신의 사수였던 선배가 탄 것을 확인하고, 그에게서 승객을 살려달라는 메시지를 읽은 태인은 엔진을 맞추라는 명령을 따를 수가 없다.


이런 일이 실제로 있었으리라고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 찾아보니 이 사건 전인 1958년, 창랑호가 부산에서 서울에 가던 중 남파 공작원에 의해 납북되었던 적이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돌아왔으나 비행기는 되돌려 받지 못했다고 한다. 영화 속 좌석 번호 없이 먼저 탄 사람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과 같은 허술함이 승객들의 무기 감시에도 얼마나 소홀했을지 보여주는 것 같다. 69년 납북 사건 이후 조종실을 잠그고 기내 항공 보안관을 두었다고 한다. 영화에서도 표현된다.


오랜만에 만난 멋진 배우들을 보는 재미와 오래전 대한민국의 생활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비행기가 나오는 영화는 속도감 때문인지 항상 가슴이 설렌다. 승객들을 살리기 위해 애쓰는 조종사들의 눈물겨운 노력에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다시 보고 싶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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