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남편과 제주여행을 다녀왔다. 혼자라면 아무 데서나 묵는데 남편과 함께라 조금 나은 숙소를 잡았다. 마지막 날에는 새로 생긴 제주 맹그로브에서 묵었다. 남편이 전날 묵었던 리젠트 마린과 서귀포 칼호텔보다 맹그로브를 더 좋아했던 건 아마도 깔끔한 인테리어 때문이 아닐까 싶다. 맹그로브 고성을 애용하는 나에게 제주는 조금 크지만 비슷한 느낌을 주었다. 즐겨 묵던 리젠트 마린 바로 근처여서 좋았다. 할인 기간이라 방이 없어 큰 걸로 예약했더니 넓고 쾌적했다. 바닥이 매끈한 고성과 달리 카펫이 깔린 바닥을 맨발로 걸으려니 조금 낯설었다. 매끈한 방바닥이었으면 더 좋을 것 같았다.
아침 식사로 고성보다 훨씬 다양한 먹거리가 나와서 놀랐다. 고성은 빵과 쨈, 땅콩버터와 커피가 다인데 제주는 빵, 잼, 땅콩버터는 물론이고 귤, 바나나, 과자까지 푸짐했다. 유료인 라면류도 비치되어 있었다. 짧은 시간 머무르는 바람에 공용 사무실을 오래 이용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식당에 응원 메모를 붙여놓고 나왔다.
1월, 고성을 다시 찾았다. 웬일인지 주로 머무르는 여성 전용 도미토리 가격이 1박 35,000으로 할인 중이어서 이틀을 예약했다. 그리웠던 바다, 파도, 해변... 모두 그대로여서 반가웠다. 북끝서점에서 이번에도 얇은 책을 한 권 샀다. 공용 사무실에서 컴포트 의자를 계속 예약해 가며 오랫동안 바다를 바라보며 다음에 나올 책 수정 작업을 했다. 작업이 지루하지 않고 행복했던 이유이다. 마음의 고향 같은 고성에 맹그로브가 있어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