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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od On Snow>> 북유럽 범죄소설 - Y

by Kelly

작년 12월 홍콩 여행 때 헌책방에 들렀다가 이 책을 구입했다. 그곳에 있는 책들 중 그나마 가장 깨끗하고 두껍지 않고 어렵지 않아 보였다. 노르웨이 작가라는 것 말고는 책에 대해 알지 못한 채 읽기 시작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우선은 영어 원서를 읽어내는 게 목표였으므로 연필을 들고 모르는 단어에 밑줄을 그어 가며 읽었다. 3~40퍼센트나 이해를 하며 읽었을까? 그래도 쉬운 부분들이 있어 속도가 조금씩 붙었다.


한동안 바빠서 들고만 다니다가 다시 꺼내 읽으면서 혹시 한국어로 번역된 책이 있는지 찾아보다가 유명한 작가임을 처음 알게 되었다. 원래 인기 뮤지션이자 저널리스트이자 경제학자라고 한다. 증권 중개업까지 했다니 정말 다양한 방면에 재능을 가진 사람인 것 같다. 우리말 번역 책이 이미 나와 있었고, 그가 쓴 다른 책들도 많았다. 이 책은 특히 다른 책의 주인공인 소설가가 쓴 책으로 나왔다가 뒤에 주인공 소설가의 이름으로 발표하려고 했던 책임을 알게 되었다. 저자의 다른 책과는 좀 다른 분위기라고 한다.


이 책은 범죄 소설이라 내용이 과격하다. 학생이 읽으면 안 될 것 같다. 영화는 나이 제한이 있는데 책에는 그런 게 없다. 과격한 책이데도 문장이 간결하고 담백하며 위트가 있어 문체가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을 비행기 안에서 다 썼다고 한다. 얼마나 신나게 썼을까? 상상만 해도 내가 다 설렌다. 나에게도 그런 영감 넘치는 날이 있기를.


영어책을 거의 다 읽어갈 즈음 한국어 책을 빌려서 먼저 읽고 남은 부분을 읽었다. 어렴풋이 짐작했던 부분들이 명확해졌다. 큰 맥락은 얼추 비슷하게 이해했다는 데 의미를 두기로 했다. 다음 책으로 미드나잇 선 영문판을 구입하고 우리말 책도 빌렸다. 원서 읽기가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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