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생각한 생각들 (요시타케 신스케)
학교 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빌려온 책이다. 가끔은 이렇게 그림 반 글자 반인 책들을 읽으며 마음을 매만지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그림은 아주 잘 그렸다기보다 내가 좋아하는 약간 허술해 보이는 그림이다. (나는 카톡 제제의 발그림이라는 이모티콘을 좋아한다)
삶의 어느 한순간을 그림과 글로 남기기를 좋아하는 그는 항상 스케치용 메모 수첩을 들고 다닌다고 한다. 그것 만으로도 나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나도 메모하기를 좋아하지만 요즘 들어선 대부분 아날로그보다는 디지털화된 메모에 의존하고 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다시 시스템 다이어리를 들고 다니고 싶고, 메모 수첩을 가지고 다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손으로 그림을 그리고 쓰는 행위 자체가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행복감이 밀려오게 하기도 하니까.
너무 공감이 가서 실소가 나오는 부분들이 많았다. 7시를 가리키는 시계를 보면서 양말을 떠올리지를 않나, 엄마에게 안긴 아이가 신발 떨어뜨리는 찰나에 주워줄 생각보다 그림으로 남길 궁리를 먼저 하는 엉뚱한 면이 너무 귀엽기도 했다. 물놀이하느라 젖은 옷을 벗고 벨트를 맨 뒷좌석의 아이들, 사탕을 받고 행복해하는 아이의 표정과 같이 순간 스쳐가는 느낌들을 글과 그림으로 담아내는 순간 포착 습관을 본받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