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에 젖은 여름>> 겨울에 만난 여름 - 박재 외

by Kelly

작년 인도네시아에 같이 갔던 전도사님이 올해 목사님이 되셨다. 얼마 전 인도네시아 선교팀 모임에서 젊은 목사님은 책을 내셨다고 했다. 그동안 시를 써 오신 줄 몰랐는데 어느 시인의 시 쓰기 강좌를 들으시고 같이 시집을 출간하신 모양이다.


책이 나오기를 기다려 바로 구입했다. 표지가 은은하게 예쁘고 얇은 시집이었다. 연과 행이 있는 전형적인 시여서 읽기 편했다. 그럼에도 시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단어와 단어 속에 숨은 문장이 너무 많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시가 문학의 최고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고르고 고른 시어에서 땀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짧은 단어에 모든 것을 넣어 표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숙고를 거듭했을까? 시란 읽기는 좋지만 쓰기는 어려운 것 같다. 이 어려운 시를 쓴 책 속 여섯 시인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들을 키웠을 시인이 존경스럽다.


비에 젖은 여름이라는 책 제목은 우리 목사님의 시에서 따 왔다고 한다. 다른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우리 목사님의 시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딱 내 스타일이라고나 할까? 스쳐가는 수많은 일상의 장면들 중 하나를 오래 자세히 들여다보는 느낌이었다. 오락실에서 한 소년이, 지하철에서 한 남자가 그려졌다. 대단한 능력이다.


여름에 썼을 이들의 시에는 여름과 눅눅함이 묻어 있다. 산뜻하기보다는 조금 꿉꿉한, 그래서 더 인간적인 시들이다. 시집을 읽을 대면 늘 그렇지만 여섯 시인의 서로 다른 느낌의 시들을 읽으며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가끔이라도 시는 읽어야 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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