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의 가르침>> 즐거운 배움 - 세이노

by Kelly


아침마다 교무실에 들러 맛있는 에스프레소를 내려가시는 부장님이 있는데 이분도 책을 무척 좋아하신다. 몇 주 전 집 정리를 하다가 같은 책이 두 권이라고 한 권을 책 좋아하는 나에게 선물로 주셨다. 그동안 제목만 많이 들었던 세이노의 가르침이라는 책이었다. 글자가 크고 5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었고, 비매품이라고 적혀 있었다. 지금까지 세이노가 일본 작가인 줄 알았던 나는 "아니라고 말하라"는 의미의 "Say No'였음을 처음 알았다. 바쁘다는 핑계로 계속 집에 두었더니 남편이 몇 장 읽고 너무 재미있다고 말하는 게 아닌가. 토요일, 제대로 책을 읽기 시작하고는 이틀 만에 다 읽었다. 너무 재미있어서 아무 데도 가지 않고 하루 종일 앉아서 읽었다.


55년생인 세이노는 다음 카페에서 활동하는 저자의 필명이고, 그는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그동안 신문이나 잡지에 기고하기도 했으나 초창기 가족에 대한 위협까지 있는 걸 보고 개인적인 정보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 비밀스러움이 더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자수성가한 사업가의 표본으로 보이는 그는 많은 고난을 겪었고, 죽기를 각오했던 그의 팔에는 영광의 상처가 아직 남아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더 마음 깊이 다가왔다. 실제로 겪고, 경험했던 일들을 적었기 때문에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닌 현실적인 조언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부분을 읽다가 사실 놀랐다. 너무 직설적이고, 심지어 욕설이 난무하기도 한다. 무시받는 게 싫어 강해지고자 욕을 하기 시작했다는 저자의 마음이 이해가 가기는 하지만 너무 심한 게 아닌가 싶은 부분도 있긴 했다. 오자나 탈자도 있는 건 이 책이 비매품이기 때문일까? 찾아보니 독작들이 글을 엮어 책으로 만들기도 했다고 한다. 그 정도로 이 책은 입소문으로 유명해진 책이다. 이런 책을 이제야 만나다니.


책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상식을 뒤엎는 이야기들도 있다. 저자는 부자에 대한 편견을 깨는 것을 의무감으로 여기고 있다. 드라마에 나오는 부자들보다는 오히려 아끼기 좋아하고, 알뜰하며 남 모르게 좋은 일들을 많이 하는 부자도 얼마든지 많다는 것이다. 오히려 졸부나 재벌 2세들이 과용하고,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과한 소비를 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부자가 누리는 사치스러운 일들을 나쁘게만 보지 말라는 말도 곁들인다. 그들이 써야 경제가 돌아가기도 하니까.


책을 읽다가 마음에 새기고 싶은 말이 많아 밑줄을 많이 그었다. 남이 나에게 해주기를 기다리기보다 내가 스스로 최선을 다해 노력해 쟁취하라는 내용이 많았다. 인정받기 위해서는 능력을 먼저 갖추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 관련 책을 섭렵하고, 여러 기술을 배우며, 밑바닥부터 철저히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일을 시키기 위해서는 내가 그 분야에 전문가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말에 공감했다. 내가 모르는 일을 누군가에게 시키기 위해서는 돈도 품도 많이 드는 법이다.


삶의 지혜가 정제되지 않은 채 아주 생생하게 그려진 이 책이 나는 좋다. 쿠팡에 찾아보니 저렴한 가격에 팔리고 있어 아이들 수만큼 구입했다. 우리 집 아이들도 이 책을 읽고, 열심히 노력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책을 읽다가 저자가 추천한 책 몇 권을 구입했고, 그가 재미있게 보았다는 영화 <디스트릭트 9>도 보았다. 인세를 자신이 갖지 않고 기부한다는 그는 한동안 세금만 10억씩 낸 부자다. 종잣돈을 모으기까지 얼마나 돈을 아꼈는지, 그리고 부자가 된 후에도 쓸데없는 소비를 하지 않고 살아가는 자세, 그럼에도 누릴 수 있는 건 누리는 멋진 삶을 사는 그를 보며 부럽기도 하고, 닮고 싶기도 했다. 돈을 많이 버는 것만이 행복의 지름길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경제적 풍요로움은 안정감을 주기는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누군가가 해주길 바라는 소극적인 자세가 아닌 내가 먼저 해낸다는 진취적인 정신으로 매사에 임하라는 메시지가 마음에 든다. 일을 두려워하지 말고, 즐겁게 하다 보면 누군가 인정해주지 않더라도 스스로 보람을 느끼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50대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걸 보니 책으로 엮은 지 꽤 많은 시간이 흐른 모양이다.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계실지 궁금하다. 그동안 많은 이들의 인생을 변화시켰을 거라 믿는다. 나도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 목소리 리뷰

https://youtu.be/UqBKYS2oMEo?si=z7mBZygSpM4e3zH2


매거진의 이전글<<처음의 마음>> 홍익인간 - 소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