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채경
작년, 책을 사서 읽다가 독서모임 과학 선생님께 드렸던 기억이 난다. 그걸 다른 분이 읽고 반납한 걸 내가 다시 또 빌려왔다. 저번에 거의 다 읽긴 했으나 끝까지 읽진 않았고, 리뷰도 쓰지 않아 처음부터 다시 읽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좁은 천문학자의 길을 걸으며 많은 고난을 이겨낸 저자의 영상을 찾아보니 생각보다 젊고 밝았다. 유명하다는 저자를 책 읽고서야 처음 보았다.
천문학자는 글을 잘 썼다. 천문학자가 되기까지의 지난한 과정을 잘 그렸다. 관측 결과를 기록하고 데이터를 처리하며 보낸 수많은 시간은 현재의 자신으로 보상을 받았을 것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공부를 하고 연구를 했던 쉽지 않았을 과정, 그럼에도 즐거울 수 있었던 것은 천문학에 대한 애정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주변에 천문학을 하는 분을 거의 보지 못했다. 몇 년 전 제자 중 별을 관찰하던 아이가 유일하다. 최근까지도 찍은 별 사진을 보내던 그 아이는 결국 천문학이 아닌 다른 자연과학을 공부하기로 결정했다는 말을 했다. 어느 한 분야에 꾸준히 관심을 갖는 것도 힘들지만, 그동안 관심 가졌던 분야를 벗어나 다른 곳에 눈을 돌리는 데도 큰 용기가 필요하다.
행성과 항성이라는 왠지 메마른 듯한 소재에 감성을 곁들였다는 점에서 독특하고 재미있다. 천문학과 함께한 삶의 순간순간을 그림을 그리듯 묘사하고, 그와 동시에 일몰을 바라보는 어린 왕자의 이야기에서 과학적 생각에 이르기도 하는 기발하기도 하고, 종잡을 수 없는 통통 튀는 과학자라는 생각도 든다.
나에게는 어렵기만 한 천문학의 세계를 이 책을 통해 맛보기라도 할 수 있었던 게 좋았다. 조만간 코스모스라는 숙제 같은 책을 읽어야 해서 징검다리로 이 책을 읽은 것이 조금은 위안이 된다. 고등학교에서 이과 공부를 했지만 이후 너무나 멀게만 느껴지던 과학의 세계에 아주 조금 발을 담근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