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람의 편지>> 상상의 세계 - 김져니

by Kelly

사계절 크리스마스 캐럴을 듣는다는 작가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비슷한 느낌의 책들을 계속 출간 중이다. 한 권을 읽으면 다음을 읽게 되는 책이 아닌가 싶다. 어느 저녁, 예쁜 책방에서 작가의 책을 구입해 읽고 도서관에서 빌려 왔다. 책을 사게 된 건 순전히 수채화 덕분이었다. 내 책 삽화를 그리고 싶었던 나에게 작가의 귀여운 그림들이 영감을 주었다. 지금은 해야 할 일에 밀리고 있지만 조만간 꼭 그림을 그려 아이들이 읽을 수 있는 책을 출간하고 싶다.


이 책의 내용은 세상에 있을 법하지 않은 눈사람 마을의 이야기이다. 12월이면 온통 생일을 맞게 되는 눈사람 마을 눈사람들은 차도 마시고, 동계 스포츠 경기도 하며 심지어 냉장고도 사용한다. 대놓고 황당한 눈사람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에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눈사람도 사람과 다르지 않네, 하며 공감하기도 한다. 재채기를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 재미있다. 자칫 잘못하면 신체 부위가 떨어져 나갈 수 있기 때문이라나.


눈사람의 스케이트 경기의 특별한 규칙이 너무 마음에 든다. "출발점과 도착점이 정해져 있을 뿐, 누가 먼저 도착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시간과 속도가 판단과 승부의 기준이 되지만, 눈사람들에게 그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15쪽) 젊고 나이 듦의 경계가 희미해져 가는 요즘, 늦게 시작해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부끄럽지 않은 일이 되었다. 젊은 날 동안 하지 못했다면 느지막이 준비해서 하면 된다. 빠르든 늦든 도착점에 도착하면 되니까. 중간에 녹지 않고 나의 새로운 도착점에 도착하고 싶다.


눈사람의 편지로 책이 끝난다. 한 계절을 살다가 다시 태어날 날을 기대하며 어디론가 사라지는 눈사람처럼, 우리 역시 길지 않은 삶을 살아간다. 쳔 년 만 년 살 것처럼 욕심부리지 말아야겠다. 잠시를 살더라도 최선을 다하고, 잠깐 주어진 여유에 감사해야겠다. 눈사람의 세상을 상상하며 인간의 삶을 돌아본 책이다.


* 목소리 리뷰

https://youtu.be/tv3xjKM8n1k?si=ArqGSH_ud4U4tw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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