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인입니다》 나도 내향인 - 진민영 에세이

by Kelly

진민영 님의 에세이를 좋아한다. 작고 소박하게 사는 삶을 아름다운 글자들로 엮어서 글을 쓰는 사람이다. 자신을 너무나 솔직하게 내보이면서도 거들먹거리지 않는 게 마음에 든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이다. 도서관에서 이름을 검색해 있는 대로 가지고 와 하나씩 읽고 있다. 책이 얇아 들고 다니기에 좋다.


나도 한때 외향인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지금도 나를 아는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밖에서는 활달하고 이야기 나누기를 좋아하니까. 그런데 저자만큼은 아니지만 나에게도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오로지 혼자 있는 시간. 저자는 혼자 살면서도 더 고립된 시간을 위해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자신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일본에서 자유를 느끼는 그녀를 보면서 동질감을 느꼈다. 내가 혼자 사려니와 고성을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녀가 하는 것만큼은 도저히 할 수가 없다. 일주일에 한 번의 만남, 한 달 네 번을 넘지 않는 만남 외에는 집에 혼자 있거나 혼자 외출을 한다는 건 나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고, 그렇게 살고 싶지도 않다. 집에는 항상 가족이 있고, 출근하면 수백 명의 아이와 어른을 만나며, 주말에는 교회에서도 만난다. 나름 내향인이라 주장하는 나에게 사실 혼자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긴 하다. 저자도 자신이 만들어낸 외향인이 있었다. 외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며 혼자 있을 수 없는 시간 동안 철저히 새로운 페르소나를 만들어 재능 많고 인기 있는 학생이 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 다시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때 그게 독이 될 줄 그때는 몰랐다.


20대에 혼자 자연을 즐겨 찾는 사람은 흔치 않은데 외국 생활을 오래 해서인지 저자는 보통의 사람과는 좀 다른 생을 사는 것 같다. 그녀가 우리나라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면 평범한 젊은이가 되었을까? 그건 알 수가 없다. 그녀가 읽은 책들과 사색한 시간들이 지금의 저자를 만들었다. 그거면 되는 것이다. 그런 그녀를 좋아하는 나를 비롯한 수많은 독자가 있으니까.


내향인이 모두 책을 좋아하진 않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 내향인이 많다는 것은 조금 이해가 될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책을 좋아하지 않았던 학창 시절에는 혼자 있기보다 다른 사람과 함께인 게 편했는데 언제부터인가 혼자 있는 게 무척 좋아졌다. 그게 혹시 책을 좋아하기 시작했을 때일까? 정확히는 모르겠다. 어쨌든 시간을 내어 나만을 위해 사용한다는 것이 위안이 된다.


5월 연휴 때 혼자만의 시간을 위해 맹그로브 고성을 예약했다. 그걸 생각하면 지금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걸 생각하면 내향인이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저자처럼은 아니고 중간 어디쯤이지 않을까 싶다.


* 목소리 리뷰

https://youtu.be/P_oDbpV2MfM?si=xAsrRj51syE5v3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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