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멈춘 방 (고지마 미유)
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우연히 발견했다. 제목만 보고 처음에는 소설인가 했는데 유품 정리인이 자신의 경험을 담은 책이었다. 작년에 충격적으로 읽었던 <<죽은 자의 집 청소>>가 떠오르기도 했는데 이 책은 독특하게 자신이 청소하고 정리했던 집을 미니어처로 제작해 엔딩 사업전에 내기도 했다. 이 책에도 사진으로 실려 있다.
5년째 이 일을 하고 있다는 그녀는 스물일곱에 이 책을 썼다. 원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우체국에 근무하다가 이 일에 대해 듣고 주변의 만류에도 시작하게 된다. 몇 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의 영향인 것 같다고 저자는 회상한다. 한 해에 370건 이상의 의뢰 현장을 찾는다고 하니 때로는 하루에도 몇 집을 다닐지도 모르겠다. 6학은 유품 정리만, 4할은 특수 청소까지 하는데 책에 적힌 것만 읽어도 가히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이 책을 쓴 것은 일종의 사명감이 작용했다. 고독사의 처참함을 접하는 그녀는 그 사실을 알려 사람들이 미리 고독사 하지 않도록 대비하라는 경고를 하기 위함이다. 수일에서 수개월 동안 방치된 곳은 유족이나 집주인은 물론 이웃에게 피해를 주기도 한다. 고독사 중 사고사도 많지만 1년에 70여 건은 자살로 인함이고 그중에는 젊은이들이 많다고 하니 참 안타까운 일이다. 객지에서 혼자 외롭게 취업 준비를 하던 중 일이 잘 풀리지 않아 벽에 미안하다는 글을 쓰고 스스로 생을 마친 청년의 이야기가 마음 아팠다. 사후를 대비해 가재도구를 정리하고 방수포까지 준비했다니 남겨진 가족이 어떤 마음이었을까?
이 책은 일본의 경우인데 일본은 은둔 생활을 하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방송 보도를 본 기억이 난다. 우리나라도 요즘 독립해 사는 청년들이 늘고 이혼이나 지방 발령 등으로 1인 가구가 급속히 많아지고 있다. 엊그제인가 한 젊은 교사가 고독사 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건강하던 사람이 갑자기 사고를 당하는 경우 가족이 없이 집에 혼자 있으면 도움을 줄 사람이 없어 죽음에 이르게 될 수 있다. 그런 걸 생각하면 어떻게든 모여 사는 게 좋을 것 같다. 고독사가 남의 이야기라고 하기엔 너무 우리 주변에 가까이 와 있다.
유품 정리 도중 이웃이나 친구가 와서 고인의 물건들 중 값나가는 것이 있나 둘러보러 오기도 한다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고인을 추도하기보다는 자신에게 득이 될 것이 없나 하고 둘러보는 그들을 보며 악취나 청소 더미보다 그 욕심이 더 괴롭다는 저자의 말이 인상 깊다.
미니어처라고 하지만 사진들은 처참하다. 마음이 약한 사람은 읽지 않는 게 좋겠다. 책을 읽으니 앞으로 남은 하루하루가 더 소중히 느껴지기도 한다. 고인과 유족을 대하는 저자의 태도가 감명 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