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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Feb 23. 2021

새학기 준비

  지금 우리 교실은 새학기 준비가 한창이다. 3년 연속으로 6학년을 맡은 해이다. 2년 전에는 학교를 옮겨 자의 반, 타의 반으로 6학년을 했지만 이번에는 순수하게 나의 의지였다. 함께 해 온 선생님들 중 다른 학교에 가시는 분을 제외하곤 모두 6학년에 남기로 한 것도 결정에 큰 몫을 차지하긴 했다. 사춘기를 맞는 6학년들은 늘 친구처럼 지내기에 좋지만 가끔 예상치 못한 일을 벌이기도 하여 일 년 동안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특별한 학년이지만 함께라면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다.


  작년 반 아이들과는 코로나를 같이 보내서인지 무척 각별했다. 온라인수업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했고, 등교 수업 동안에도 그동안 하지 않았던 것들을 하고, 했던 것들을 하지 못했다. 아이들과 개인적인 대화를 가장 많이 했던 해이기도 하다. 카톡으로 혹은 전화로 활발히 대화를 주고받았다. 어떤 때는 콜센터 직원이 된 것 느낌이기도 했지만 친구처럼 공부나 고민 상담도 했다. 꿈꾸는 나무(작년 학급 공모 결과) 라는 학급 이름도 만들어 1기로 붙였다. 나의 교직 생활을 나누는 기회였다.      


  올해는 28명의 아이들과 꿈꾸는 나무(꿈나) 2기를 맞게 된다. 작년과 동일하게 이번에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할 예정이다. 주당 2~3회로 작년보다는 등교를 많이 하고, 5교시를 한 후 점심을 먹고 하교한 후 6교시를 온라인으로 수업한다. 등교를 하지 않는 날도 줌 수업 시간을 작년보다 늘리기로 했다. 핸드폰으로 수업하는 아이들에게 불편할 수도 있지만 휴식 시간을 주며 조금은 편안하게 하지만 보다 많은 과목을 직접 수업 한다. 아이들이 재미있게 여길 수 있도록 준비를 많이 해야 하지만 작년 경험이 있어서인지 걱정은 덜하다.   

  

  책과 유튜브 등을 통해 온라인 수업을 위한 여러 가지 정보들을 입수 중이다. 그동안 몰랐던 프로그램이나 수업 방법들을 배우게 되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과의 관계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오늘은 그런 의미에서 등교일에 나눠줄 교과서에 이름을 적었다. 한 명당 교과서가 14권 중 11권을 나눠줄 예정인데 이름 적는 데만 반나절이 걸렸지만 아이들의 이름을 한 자 한 자 적으며 올해 학급 아이들을 마음에 새겼다. 제본기로 A4 반 사이즈짜리 일 년 동안 사용할 아이들의 이름이 있는 메모장도 만들었다. 몇 년 전부터 매년 만들어오고 있는데 일 년의 기록을 하나로 모을 수 있어 좋다.     


  앞으로 학부모님 메시지로 아이들 전화번호 받아 단톡방을 만들고, 쌍방향 수업을 준비해야 한다. 처음이라 자기소개 정도이겠지만 첫 단추를 잘 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에 철저히 준비할 것이다. 우리 학년 선생님들의 좋은 점은 서로의 자료나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이다. 소중한 동료 교사와 새롭게 만날 아이들과 함께 올해도 즐거운 농사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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