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니 참 좋다 (오후미)
이 책을 몇 번이나 빌려왔을까? 몇 년째 도서관에 있는 미니멀 관련 책들은 모조리 빌려다가 읽었고, 이 책은 정말 몇 번째 읽는지 모르겠다. 빌리는 것부터가 미니멀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나를 알 수가 없다.
이런 책을 계속 빌리는 이유는 설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책을 읽으면 잡다한 물건들이 눈에 들어오고 어떻게든 정리하려고 마음먹게 된다. 책에는 특정 상표를 소개하는 부분도 있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알레포’ 비누가 좋다고? 하며 인터넷으로 시켜 써 보기도 했다. 하지만 나에겐 맞지 않았다. 아마도 제품 광고 차원에서 싫어주고 얼마간의 리베이트를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런 것만 빼고는 이런 책을 읽으면 너무 재미있다.
이 책은 특히 저자가 직접 그림을 그려놓은 게 참 예쁘다. 저자의 작업 노트 사진이 이 책 중 가장 마음에 든다. 줄공책에 직접 그린 그림들이 책이 되다니. 그림 실력이 뛰어나다는 건 재산이나 다름없는 것 같다.
좁디좁은 일본의 집에서 살기 위해서는 짐을 쌓아둘 수가 없다. 일본에서 미니멀 라이프가 먼저 발달했는지는 모르지만 초창기엔 대부분 일본 저자의 책들이 많았다. 2016년도에 이 책으로 리뷰 쓴 게 있었다. 어쩐지 너무나 낯이 익다 했었다. 예전에는 읽은 책 다시 잘 안 읽고, 본 영화 다시 잘 안 보는 편이었는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다시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그런데 신기한 건 오래전 그때와 느낌이 사뭇 다르다는 점이다.
사실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만 해도 나는 엄청난 맥시멀 리스트였다. 지금도 완전한 미니멀리스트인 건 아니지만 과거에 비하면 정말 많이 바뀌었다. 물건 사기 전에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되고, 옷을 사는 비율은 현격히 줄었다. 물건 버리는 걸 아까워했다면 지금은 과거에 비해 과감해졌다. 늘어놓기 좋아했다면 지금은 물건을 쓰고 바로 치우는 편이다. 작게나마 변해서 다행이다. 5년 후에 나는 또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