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문장

싯다르타 (헤르만 헤세)

by Kelly

이번 달 인문학 모임 도서라 헌책으로 구입을 해 두고 계속 못 읽고 있다가 격리 기간 중에 읽었다. 종교적인 색채가 다분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성과 속을 헤매는 인간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불교에 있어서는 문외한이어서 처음에 주인공 싯다르타가 우리가 아는 석가모니를 뜻하는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고타마 싯다르타가 바로 석가모니이고, 주인공 싯다르타는 동명이인이다. 이야기 중에 고타마를 만나는 장면이 있다. 브라만 계급으로 태어나 교육을 받고 부와 명성을 누릴 수 있는 위치에 있었지만 아버지의 뜻에 반하여 친구 고빈다와 함께 구도자들을 따라간다. 먹는 것, 마시는 것, 성욕과 같은 모든 욕구에서 초월하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던 그는 돌연 고타마에게 들어가는 것을 거부하고 친구 고빈다와 헤어져 혼자 길을 떠난다.

인간으로서의 욕망을 실현할 인물로 아름다운 창녀 카말라를 만나 늙은 부자 카와스마미를 소개받고 그의 신임을 얻어 부를 얻게 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신이 선택한 길이 최선이 아니었음을 돌연 깨닫고 다시 길을 떠나게 되는데 카말라는 그가 떠난 후 자신이 싯다르타의 아이를 가졌음을 알게 된다.

길을 가던 중 친구 고빈다와 우연히 만나지만 친구는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그의 행색을 보고 구도자답지 않음을 이야기한다. 싯다르타는 오래전 자신을 배로 강을 건네준 사공을 기억하고 그를 찾아가 함께 지내게 된다. 고타마가 열반에 이르게 된다는 말을 듣고 그쪽으로 향하던 카말라와 그녀의 아들은 뱀을 만나게 되고, 카말라는 뱀에 물려 독이 퍼진다. 사공 바주데바가 카밀라를 데리고 오두막으로 오고 카밀라와 싯다르타는 극적으로 다시 만난다.

카밀라가 죽고 남은 아들 작은 싯다르타는 아버지의 뜻을 따르지 않고 무척이나 버릇없고 반항적으로 행동한다. 급기야 집을 나가는데 싯다르타는 바주데바의 만류에도 아들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찾아 나선다. 그를 다시 찾아온 친구 고빈다. 사람들은 싯다르타를 어떤 사람으로 기억할까?


크게 세 개의 도막으로 나뉘는 이 이야기를 순식간에 읽으면서 스토리보다 문장에 더 관심이 생겼다. 강물이 흘러가는 것을 보고 삶의 이치를 깨닫는다는 것이 다분히 동양적이다. 헤세는 도인의 모습을 소설에 등장시킨다. 데미안에서도 내면에 몰두하면서 잠시 동안 다른 세상에 다녀오는 장면이 있는데 이 책에서 고타마나 싯다르타, 또는 바주데바에게서도 그런 점을 찾아볼 수 있다.

심오한 철학적 경지는 다 이해하지 못했으나 읽기에 부담이 없고 신비로운 느낌마저 있는 책이었다. 인간사 욕구를 좇든 금욕을 하든 모두 개인의 선택이나 결국 하나로 귀결된다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다시 한번 읽어보면 다른 생각을 하게 될까 궁금하다. 헤세의 높은 정신세계를 짐작케 하는 책이다. 아직 읽지 못한 헤세의 다른 책들도 하나씩 찾아 읽어보고 싶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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