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간주문 (후지사키 사오리)
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보고 ‘독서’라는 말 때문에 빌려 왔다. 하드커버에 글자도 커서 들고 다니며 읽기에 좋을 것 같아 가방에 넣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독서에 대한 책은 아니었다. 그녀는 일본 뮤지션으로 건반을 치고 노래를 한다. 유튜브에 찾아보니 피아노도 잘 치고 노래도 멋있게 했다. 화려해 보이는 뮤지션에게도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아르바이트와 음악 활동, 그리고 학업을 병행하느라 지친 그녀는 여드름 치료하게 병원에 가라고 쥐어준 엄마의 돈으로 무대에 필요한 목재를 사기도 했다.
간사이 사투리를 쓰는 엄마는 그녀의 피아노에 대한 열정에 불을 붙이기 위해 열쇠로 잠그는 특단의 조치를 취한다. 결국 그녀는 도쿄에 있는 한 음악학교에 입학했다. 자신과 동시대를 살고 있는 천재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들으며 좌절하기도 하지만 그녀는 엄청난 연습으로 극복했다. 졸업할 무렵 악보가 산더미처럼 쌓인 방을 보며 앞으로도 그 안에서 살기로 마음먹었던 그녀는 스무 살 SEKAI NO OWARI라는 밴드에 홍일점으로 피아니스트 활동을 시작한다.
그녀는 오랜 시간에 걸쳐 소설도 써서 발표했다. 친구의 권유로 쓰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책이 한국에서 출간된 모양이다. 그녀의 이름을 검색하면 출판기념회에서의 모습이 나온다. 책의 앞부분에 그녀가 쓴 한국 독자를 위한 귀여운 손편지가 있다. 피아니스트이자 작사가 작곡가, 아기 엄마이자 소설가, 에세이스트인 그녀의 다양한 삶의 모습처럼 이 책은 여러 소소하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피아노 연습 이야기나 소설 쓰는 데서 오래 머물렀다가 일본어 뉘앙스나 밴드 이야기는 이해가 어려운 부분들을 만났다.
일본의 문화는 독특한 데가 있어 밴드 사진을 보다가 놀라기도 했다. 가까우면서도 먼, 하지만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끌리는 그런 관계인 것 같다. 어제는 길을 가다가 일본식 카레와 돈가스를 파는 가게에 들어갔었다. 검정 옷을 입은 두 젊은이가 화려한 손놀림으로 요리를 하고 입에 착 붙는 소스의 돈가스와 날치알 스파게티를 내놓더니 맨손으로 철수세미에 세제를 묻혀 가스레인지를 하나하나 빼내어 윤이 나도록 청소하는 것을 보며 감탄했다. 요리사를 보며 식사를 한다는 발상이 일본식이 맞는지 모르지만 독특한 문화에 잠깐 일본에 온 듯한 느낌을 가졌다. 이 책은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책은 아니지만 한 일본 여성 뮤지션의 삶에 대해 궁금한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그녀가 쓴 ‘쌍둥이’라는 소설을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