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하루하루 행복 기록' (정선욱)
이것저것 벌여놓은 일들로 분주하다 보니 요즘은 이런 그림책이 손에 잡힌다. 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제주살이와 행복 기록이라는 말이 눈에 띄어 데리고 왔다. 원색 가득한 귀여운 그림들을 보면 저절로 행복해질 것 같았다.
버스와 지하철로 오가는 동안 읽기에 좋은 책이었다. 어쩜 이렇게 그림을 잘 그리시는지 감탄하며 읽었다. 제주 한 달 살이가 아니라 이분은 8년간 제주 도민으로 살아오셨기 때문에 겉핥기가 아닌 현지인의 향기가 풍기는 제주인의 삶이 느껴져 좋았다. 이분 또한 만년필을 나처럼 좋아해서 동지의식이 느껴졌다. 나는 이렇게 많은 만년필을 동시에 소유한 적이 없고 그림을 그리지 않으므로 잉크도 다양하게 갖추지 않았지만 이분의 예쁜 색깔 글씨와 그림을 보니 다른 색 잉크로도 글씨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1월부터 12월로 챕터가 나뉘어 있다. 각 달의 주제가 있고, 그에 맞는 이야기와 그림들이 담겨 있다. 제주는 사계절이 아름다운 곳이므로 어느 계절에 가도 좋지만 유채꽃과 수국이 피는 봄에 가면 날씨도 좋고 볼거리도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퇴 후에나 가능한 일이겠지만. 바다를 좋아하는 나는 제주는 어느 곳이나 피크닉 장소가 된다는 말이 너무 부러웠다.
마라탕과 커피를 좋아하고, 독립서점 투어와 갖가지 취미를 즐기는 이분의 삶에서 나와 닮은 부분들을 찾아보았다. 큰 부자가 되거나 좋은 집에 살지 않아도 하루하루 작은 행복을 찾아 감사하는 삶의 자세가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