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 김수정님과의 만남
며칠 전 아버지께 캐나다에서 지내시는 아기공룡 둘리 김수정 삼촌과 토요일에 만나기로 했다는 말씀을 들었다. 동생네 가족들과 함께 삼촌 부부와 고모 부부를 만나게 되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뵙고 너무 오랜만에 뵙게 되어 설레었다.
이번에 리마스터링 하고 개봉한 둘리 영화를 보고 싶었는데 상영관이 별로 없어 금요일 수업을 마치고 아주 멀리까지 가서 보고 왔다. 화질이 조금 나아졌고, 성우나 음악은 그대로였다. 나중에 삼촌께 들으니 7월에 OTT에도 올라온다고 한다. 오래전 개봉했을 때 본 적이 있었는데 다시 보니 향수가 느껴졌고, 대사들이 왠지 철학적이기까지 하다는 생각을 했다. 캐릭터들이 다들 너무 귀여웠다. 생전 처음 포토카드라는 것도 만들어 보고 바로 집으로 왔다.
토요일 부모님을 모시고 도붕구에 있는 둘리 뮤지엄에 가려고 했는데 점심 일정이 길어지는 바람에 못 가 죄송했다. 차가 밀려 부모님을 모시고 도착하면 문을 닫는 5시를 넘길 것 같아서였다. 다음 기회에 가기로 하고 저녁 약속 장소에 갔다. 자주 모이는 부모님과 동생네 가족들은 오랜만에 뵙는 삼촌 내외, 고모 내외를 너무나 반갑게 맞았다. 오랜만인데도 그대로인 것 같아 다행이었다. 팔순을 넘기신 고모부도 너무나 건강하셨다.
동생네와 우리 집 아이 셋이 빠지긴 했지만 스무 명에 가까운 인원이 함께 식사를 하며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누었다. 나는 삼촌 옆에 앉아 그동안 지내신 이야기들을 들었다. 캐나다 밴쿠버에 살고 계시고, 꼬마였던 막내는 대학교 2학년이 되었다. 밴쿠버 기후가 좋고 그동안 한국에 잠깐씩 다녀가셨음을 알게 되었다. 영화 재개봉으로 이번에 조금 오래 머무르시면서 이런 기회도 갖게 되었다.
토요일 저녁 늦은 시간이었는데도 한참 동안 식사를 하고, 마지막에는 가져오신 책(미리 그림과 사인을 해 두신)에 조카손주들 이름을 하나씩 적어주셨다. 나도 한 권 받았다. 책이 다 떨어진 후에도 A4에 그림과 사인을 해 주시느라 고생하셨다. 우리 집 막내는 친구들에게 부탁받은 싸인을 세 장이나 받고 행복해했다.
초등학생 시절에 보물섬으로 만난 둘리. 이후 한동안 우리나라 대표 캐릭터 자리를 지켜왔던 둘리가 앞으로도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삼촌이 건강하셔서 너무 감사했고, 앞으로도 활발한 창작 활동을 이어나가시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