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려고 읽습니다>> 생각의 전환 - 이정훈

by Kelly

읽기와 쓰기는 오랫동안 나의 관심사가 되어 왔다. 도서관에서 이 책이 눈에 들어온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깨끗한 표지에 두껍지 않은 제목과 아마도 저자의 옆모습에서 여백의 미가 느껴졌다.


이 책에서 말하는 독서는 내가 지금까지 생각해 왔던 독서의 개념을 흔들었다. 여유로운 책 읽기, 마음을 살찌우는 독서라기보다는 글을 쓰기 위한 자료로서의 독서를 이야기한다. 책장에 다양한 책을 꽂아두기보다 자신이 쓰고자 하는 글을 위한 자료로 채우되 여백을 두는 것이 저자가 생각하는 책 정리 방법이다. 책장마다 가득한 나의 책장도 틈이 있도록 비울 수 있을까? 다시 한번 책장을 정리할 때가 된 것 같다.


저자는 전자책에 대한 편견도 없다. 밀리의 서재를 주로 이용한다는 그는 월정액만 내면 무제한으로 책을 볼 수 있어 자료 찾기에 정말 좋다고 하였다. 지금까지 종이책, 종이악보를 고집해 온 나의 마음이 조금 열렸다. 월정액을 내고 무제한으로 책을 읽는다는 것, 내게 필요한 자료를 언제든 손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것에 혹했다고나 할까? 물론 발품을 팔아 가며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책을 찾고, 종이를 넘기며 사색하는 것에 비할 수는 없지만 방대한 자료를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장점이 있다. 조만간 나도 전자책을 읽을 날이 올 것 같다.


전자책은 키워드로 검색하는 기능이 있나 보다. 궁금한 것에 대해 검색하면 그 말이 들어 있는 문장들이 나열된다고 하니 정말 편리할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는 다른 책에 비해 인용이 많다. 경어를 사용하고 있어 강의를 듣는 느낌도 있다. 100일 동안 매일 A4용지 한 장씩 글쓰기 모임을 진행한 저자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완주하는 것을 보며 놀랐다고 한다. 100일 동안 매일 쓰면 원고지 100장이 되고, 그건 거의 책 한 권 분량이니 대단한 쾌거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중에는 다듬어 실제로 책을 낸 경우도 있다고 한다. 웬만한 의지 없이는 어려운 일인데 혼자가 아니라 가능했는지 모른다.


문장수집에 집착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적으며 사고를 넓혀 가는 저자에게서 본받을 점이 많이 있다.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고, 급히 여러 곳에서 뽑아서 쓰느라 설익은 느낌이 없진 않지만 글쓰기를 열망하는 이에게 분명 도움이 되는 방법이다. 이분의 말 중 인상 깊은 것은 책 쓰기가 유명해지거나 돈을 많이 버는 수단이라기보다 자기 자신을 보다 나은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방편이라 여기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자신이 가장 잘 아는 것, 오래 해 온 것을 책으로 쓴다고 생각하는데 자신이 알고 싶은 것을 쓰는 것으로 생각의 전환을 할 수 있다. 책을 쓰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공부인 셈이다.


초고는 빠르고 거칠게 쓰는 것이 좋다는 저자의 의견에 동의한다. 어차피 계속 반복해 읽으며 고치게 되니까. 두 번째 책 쓰기가 더 어렵겠지만 첫 책으로 만족하지 말고 계속해서 쓰라고 한다. 나도 작년부터 써 온 책 한 권을 출판사에 보내놓고는 다음 책의 주제도 생각지 못하고 있다. 그전에 썼던 책이 내가 아는 것, 내가 겪은 것이었다면 이제는 내가 알고 싶은 것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겠다.



* 목소리 리뷰

https://youtu.be/XT6uW6YEY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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