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책을 쓰기 전 큰 자극이 되었던 복일경 님의 책 ‘브런치 하실래요’ 다음에 나온 이 책을 저자 분께 받았다. 독자로서 리뷰어가 되었다는 게 감사했다. 이번 책은 그간 펴신 책과 다르게 소설이라는 게 나에게 또 하나의 도전을 주었다. 내가 궁극적으로 쓰고 싶은 건 소설이기 때문이다. 에세이스트는 소설을 어떻게 쓰는지 궁금했다. 책을 받고 보니 2023년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이었다. (축하드립니다.) 청소년이 등장하는 청소년을 위한 소설이었고 아담한 책 크기와 예쁜 표지 그림, 적당히 큰 글씨체 모두 마음에 들었다. 책값도 비싸진 요즘 13000원이라는 착한 가격도 부러웠다. (아마도 내 책은 가격이 비쌀 것 같아 미래의 독자 분들에게 벌써 미안하다.)
책의 제목처럼 사건이나 주인공의 이름, 등장하는 책이나 소품들이 무언가를 상징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읽었는데 정확이 저자가 무엇을 의미하고 싶었던 것인지 알긴 어려웠다. 어쩌면 독자들에게 저마다의 은유를 생각하라고 과제를 준 것인지도. 등장 인물들이 성경 속 이름을 가진 것이 독특했다. 주인공 소년의 이름은 요셉, 동생 이름은 드보라, 친구의 이름은 나단 이런 식이다. 소설 속 세계관도 특이하다. 파빌리온이라는 곳이 수도처럼 각 빌리지를 관할하며 지원하고, 빌리지는 인구 규모로 나뉜다. 빌리지 사람들과 파빌리온 사람들은 교류를 원활히 하진 않지만 파빌리온에서는 빌리지 사람들이 아프거나 불편하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한다.
미래가 이 책에 나오는 빌리지와 파빌리온처럼 완벽하면 얼마나 좋을까? 미국의 필그림에서 출발한 공동체의 모습이 여기에서 이루어진다. 스무 살이 되면 살 집을 주고, 식사는 공동으로 해결하며, 청소년에게 돈을 지급하는 사회. 꿈같은 곳이지만 이런 것들을 이루기 위해 누군가는 열심히 일해야 할 것이다. 책에서는 파빌리온에 사는 사람들이 밤낮으로 연구하고 일하는 것으로 나온다. 파빌리온이 벌어들인 부가 빌리지로 옮겨가는 것이 평화롭다면 가능하겠지만 사람의 욕심이 허용할지 모르겠다.
책을 좋아하는 요셉은 빌리지에 있는 낡은 도서관의 책에 흥미를 잃고 새로운 책들을 찾아 파빌리온에 가고자 한다. 축구를 좋아하는 친구 테오나 수업을 적게 받고 싶은 나단과 달리 조용한 모범생인 요셉이 새로운 책을 향해 모험을 결심하고 독자는 요셉과 함께 파빌리온이라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안고 떠난다.
책이 두껍지 않고, 이런 유토피아나 디스토피아에 대한 이야기들에 원래 관심이 많아 순식간에 읽었다. 에세이스트가 쓴 소설이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기도 했다. 나에게도 도전해 볼 용기가 생겼다고나 할까. 용기를 준 복일경 님께 감사드린다. 복작가님도 앞으로도 계속 멋진 책들을 쓰시길 응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