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잘못 산다고 말하는 세상에게>> 정지우

나의 기준 갖기

by Kelly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저자는 문학과 철학을 공부하고 책을 쓰는 일을 하던 중 법 공부를 해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분이다. 육아와 일을 하면서 변호사가 되다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공부할 시간이 부족했던 이분은 내가 영어 단어를 외울 때 사용했던 녹음 해서 계속 듣는 방법을 사용했다고 한다. 외울 내용을 녹음해서 아이를 목욕시키며, 이동하며 계속 들은 것이다. 정말 효과적인 방법이 아닐 수 없다.


책이 쓰인 시기가 코로나가 한창이거나 막 끝나갈 때쯤인가 보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 변화들이 많이 실려 있다. 팬데믹이 끝난 지 불과 얼마 되지도 않은 지금 이 내용들을 읽으니 아주 오래전 이야기처럼 낯설다. 사람의 망각이란 참 놀랍다. 책에는 특별한 이슈나 사회를 변화시킬 대단한 아이디어들이 있지는 않다. 내가 느끼는 걸 다른 이도 느낄 수 있다는 것, 저자의 경험을 읽으며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일 것이다.

책 내용 중 카페에 가는 사람의 심리에 대한 내용이 재미있었다. 예전에는 자주 가는 식당이나 카페에서 단골로 인정받고 반갑게 맞아주는 것을 기대했던 반면 지금은 익명성을 중요하게 생각해 자주 가는 카페 주인이 아는 척을 하면 오히려 그 카페를 피한다는 것이다. 요즘은 워낙 혼술, 혼밥이 유행이라 아무렇지 않게 생각함에도 혼자 있는 자신을 누군가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 쑥스러워하기도 한다는 말에 공감이 갔다.


저자가 삶을 ‘믿음이 배반당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한 것도 흥미로웠다. 영원할 것 같은 젊은 시절은 순식간에 끝나고 어느새 부모님이 나이 들어 아프시고, 좋은 일만 가득할 것 같았던 자신만만함은 나이가 들수록 의기소침함으로 바뀌어 간다. 그럴 때는 상황에 맞는 또 다른 믿음이 필요하다. 언젠가는 배반당하게 될지라도.

세상을 살아가는 기준은 하나가 아니다. 누군가의 기준에 맞출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내 마음대로 살아갈 수는 없다. 그 경계선을 위태하게 우리는 매일 걷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칠 경우 좌절하거나 비난을 받기도 한다. 내가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이런 책들을 읽고 매일 기록을 하며 삶을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책을 다 읽고도 기억나는 게 많지는 않지만 변화하는 세상을 바라보며 나의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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