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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Jan 12. 2024

<<명상록>> 모든 것은 자신에게 달려 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한 달 전인가부터 이 책이 SNS에서 계속 눈에 띄었다. 예전부터 읽으려고 적어 두고 읽지 못하고 있던 책이었다. 1900년 전에 살았던 한 황제의 일기를 오늘날까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읽고 있다는 것이 궁금해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옮긴이의 서문에서 황제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전 황제의 사위였다가 양자가 되어 황제의 자리에 오른 그는 어렸을 때부터 교육을 잘 받았다고 한다. 부국강병하던 나라는 그의 시절과 달리 다음 왕에 의해 쇠락의 길을 걸었음을 알았다. 재임 당시 행복하지만은 않았음을 그의 글에서 짐작할 수 있었다.

 

가장 많이 등장하는 개념은 인생은 찰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아등바등 애써 봐야 우리는 순간 살다 죽는다. 강성하여 자신의 적을 죽인 사람도 결국은 시간이 흘러 무덤에 들어가게 된다는 것, 젊은이든 노인이든 결국은 죽음을 맞게 된다는 것. 자신의 이름조차 시간이 흐른 후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리라는 인생무상이 그의 글에는 깔려 있었다. 그럼에도 현재 주어진 시간 동안에는 다른 사람을 위해 애쓰고,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개인의 책임을 다해야 함을 주장한다.

 

그의 말들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자신을 괴롭히거나 이해되지 않는 행동을 하는 사람으로 인해 마음 쓰지 말라는 것이다. 그 사람이 그렇게 하는 것 자체가 나쁘긴 하지만 그럼에도 그 사람으로 인한 고통은 나로 인한 것임을 마음에 새기고 더 이상 그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면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우리는 누군가를 미워할 때가 있다. 내가 상대를 미워한다는 것을 상대는 전혀 눈치채지 못할 때도 있다. 결국 미워하는 자신의 마음만 상할 뿐이다. 상대가 죄를 지었다면 그것은 그 사람 자신에게 죄를 지은 것이며 불법을 저지른 사람은 자신을 결국 악하게 만들어 스스로에게 불의를 저지른다고 하였다.(143쪽)

 

190년도 아니고 무려 1900년 전에 쓴 책을 읽으며 마음에 새길 구절을 적고 있는 나를 보면서 이름은 언젠가 사라지고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1900년 동안 사람들이 그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 어떤 생각을 할까 상상해 보았다. 그가 이 글을 쓸 때 아마도 짐작하지 못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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