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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Jan 10. 2024

<<활자 안에서 유영하기>> 사유의 문장 - 김겨울

작년엔가 김겨울 님의 유튜브 채널을 구독했다. 늘 책을 가까이하는 모습과 정확한 발음으로 알찬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좋아 보였다. 영상들을 자주 찾아보진 않았지만 책을 집필 중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터라 도서관에서 그녀의 책을 발견했을 때 기쁨이 컸다. 작가 이름을 검색하여 벌써 여러 권의 책을 내셨음을 알았다. 그중 하나를 데리고 와서 고성 여행의 동반자로 가져갔다.


책은 크게 네 개의 노트로 나뉘어 있다. 운명, 프랑켄슈타인, 백년의 고독, 당신 인생의 이야기 네 권이 책을 시작으로 운명, 고독, 시간, 상상을 주제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시작은 책이었으나 그로부터 이어진 생각의 고리들이 더 많은 책과 영화로 꼬리를 문다. 사실 책의 내용이나 책으로부터 비롯된 여러 이야기들보다 시작 부분에 등장하는 김겨울 님의 감성 가득한 문장들이 가장 좋았다. 철학을 전공한 분의 글이라 그런지 어려운 감은 있지만 멋진 문장들에 한참을 머물렀다. 같은 한글로 이렇게 문장을 만들어낼 수도 있구나 싶었다.


이 책에 소개된 첫 책 <운명>을 제외하고 다른 책을 모두 읽은 적이 있다. 오랜 시간이 흘러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하지만 읽은 책을 접하니 낯설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읽어나갔다. 그런데 웬걸, 내가 읽을 때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나열하고 있었다. 그 사람이 가진 지식이나 경험의 깊이에 따라 이렇게 해석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 프랑켄슈타인에서 세 등장인물의 고독을 읽어낼 줄이야.


이 책은 저자의 사유의 깊이만큼 쉬운 책은 아니었다. 내용에 모두 공감했던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보편적인 가치를 이야기하는 저자의 문장들은 멋있었다. 책을 덮을 때 멋진 문장 하나만 머릿속에 남아도 그 책을 오래 좋은 책으로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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