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 외계+인 2부가 개봉한 것을 알고 1부를 찾아보았다. (넷플릭스에 있었다.) 유치할 것 같아 1부를 보지 않았었는데 정말 B급 감성이 느껴졌다. 얼굴에 요상한 화장을 한 신선들, 서울의 건물들을 초토화시키는 우주선과 고려 시대로의 전환이 처음에는 너무 낯설었다. 그런데 그 세계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면서 마지막 너무 의미심장한 장면 때문에 2부가 궁금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1부를 작은 핸드폰 화면으로 보다가 2부를 영화관에서 봐서인지 2부가 훨씬 재미있었다. 1부를 통해 낯설음을 극복하고 그 세계관에 쏙 빠져들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감독님이 전편보다 더 심혈을 기울여 만드셨을 수도 있겠다. 어쨌든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재미있게 보고 나왔다. 2부를 먼저 보시는 분은 아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을 것 같다. 1부를 보고 바로 보면 1부의 장면들이 떠올라 더 즐거운 관람을 할 수 있을 것이다.
1부에서는 아주 작은 역할이었던 민개인과 능파(들 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배우)가 큰 활약을 하는 게 재미있었다. 1부에서 거부감이 느껴졌던 두 신선은 귀엽기까지 했다. 멋지고 귀여운 무륵과 우왕, 좌왕의 비밀도 풀렸고, 기차 씬에서는 스릴감이 느껴졌다. 내가 원래 B급 감성의 영화를 좋아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는 다시 봐도 재미있을 것 같다. 대놓고 유치해서 오히려 귀여운 이 영화는 좋아하는 분과 싫어하는 분으로 나뉠 것 같긴 하다. 무협과 SF, 판타지와 드라마, 코믹까지 많은 것을 담은 용기 있는 영화임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