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이에서 오는 고정관념
우리도 서양인들을 생각할 때 인종에 따른 특정 고정관념이 있듯, 서양인들도 동양인에 대한 환상 혹은 대충 이럴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동양인은 어떻게 묘사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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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집안일을 잘할 것이다.
서양의 개인주의가 아닌 동양의 정신은 공동체주의적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가정을 중요시하여 책임감을 다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는 경우가 많다. 집안일 안에는 청소 요리 정리 모성애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통계적인 수치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서양권에 비해 이혼율이 현저하게 낮은 동양권에 대한 모성애적인 환상, k-drama에서 나오는 어머니의 모성애적 역할을 토대로 환상이 만들어진 걸까. 접했던 동양권의 여자들을 통한 경험에서 나온 것일까. 그들과의 대화에서 가치관을 엿볼 수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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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L의 친구와 셋이 한식을 먹으러 갔다가 L보고 행복해 보인다며 나랑 살아서 더 그래 보인다. 아시안이랑 만나는 주변 사람들을 봐도 요리나 청소를 엄청 잘하고 깔끔해서 다들 좋아하더라며 나한테 요리 잘하냐고 물어보더라.
“아시안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는 거 같다. 모든 아시안들이 그런 것도 아니고 사람마다 다르다. 나보다 L이 요리를 잘해서 늘 퇴근하고 와서도 밥을 차려준다. 다만 더러운 거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지 않나? 깔끔하다는 거는 아시안이라서가 아니라 적어도 숨 쉬는 공간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거주하는 공간의 청결도를 유지하려는 것이다. 또한 관계에서 한쪽을 무조건 희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상호존중이 바탕이 되어야 된다고 믿기에, L이 요리를 하면 나는 청소와 설거지를 맡아 역할 분담을 통해 조율하려고 한다.”
인종 차별적인 발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아시안에 대한 일반화에 대해서 꼬집어주고 싶었는지 평소보다 조금 공격적으로 대답했던 거 같다.
2. 성관계가 문란하지 않을 것이다.
서양권 여자들에 비해 성관계가 적고 문란하지 않다고 굳게 믿고 있다. 이것도 사람 바이 사람 아닐까. 문란하다의 기준은 불명확하다. 10명을 기준이라고 임의로 정한다면 9명이랑 관계를 해본 사람은 문란하지 않은 것이고 11명이면 문란한 게 되는 것일까?
혹은 애매한 기준선이 원나잇의 유무라면 몇 번까지가 성적으로 조신한 게 되는 걸까?
“Which is Bull shit, Doesn’t make any se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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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권의 문화는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게 당연하다는 인식이 팽배하고 어떤 것에 부끄러움을 느끼거나 예의를 지켜야 하는 경계선이 동양권에 비해 낮다. 즉 똑같은 행위를 해도 동양의 문화에서는 선의의 거짓말이나 “이거까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겠다”라는 것들이 있을 뿐 사람 사는 것은 똑같고 모두 개인차이 가치관차이 일 뿐 어디가 낫고 어디가 별로고 하는 거 따위는 없다.
3. 일을 열심히 할 것이다.
복지가 잘 되어있는 유럽 국가들 중에서도 프랑스는 주 35시간 휴가 1달이 기본이다. 파업의 나라답게 대중교통을 타려고 해도, 뭐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임시 휴업이라고 해서 먼 거리로 돌아갔던 기억이 있다. 이런 거 보면 정책적으로 한국인이 어쩔 수 없이 더 많이 일하고 장시간의 업무가 더 일을 열심히 한다라는 관념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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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외국인 친구랑 이야기하다가 한국의 자살률이 엄청 높고 출산율도 엄청 낮잖아?
한국 가면 일을 너무 많이 하다가 스트레스받아서 빨리 죽을 거 같아,
그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힘들 거 같아라고 이야기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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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한테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알려주고 싶어서 미스터선샤인을 보기 시작했는데,
픽션이 가미된 드라마이긴 하지만 그래도 조선과의 통상 외교를 핑계로 물 밀듯 들어오는 서방국가 및 일본의 식민지가 되어가는 과정에 대한 배경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골랐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들이 연기하는 김은숙작가님의 웰메이드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1화에 이완익이 미국과 조선 사이를 통역하면서 나라도 너희를 버리는 데 왜 내가 나라를 위해 충성해야 하냐 라는 대사를 읊으면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운 그들의 충성심을 비웃는 장면이 나온다. 이걸 보고 L이 한국 사람들 즉 국민들이 나라에 대한 충성심이 있었던 거는 예전부터였냐라고 물어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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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배를 당하던 조선의 후손들인 우리가 지금 우리나라를 이렇게 발전시켜서 몇 안 되는 자동차 생산국이 되었고 아시아하면 중국, 일본, 한국 3 나라를 떠올리는 반열에 오르기까지 “교육의 힘” “끈기” “충성심”이 바탕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나는 아시안에 대한 고정관념들 중에서 열심히 일하고 일에 책임감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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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산 지 3주가 된 지금, 아직 내가 못 찾은 걸 수도 있지만 한국보다 특출 난 것은 없다.
급한 경쟁사회인 한국과는 다르게 여유로움을 되찾고 개인적으로 더 많이 걷고 자연이 더 많고 모두가 행복하다는 정신적인 거는 참 좋지만, 생활적인 측면에서는 한국의 편리함을 절. 대. 무시할 수 없다. 24시간 편의점, 밤늦게 돌아다녀도 안전한 치안, 지하에서도 늘 터지는 엄청난 속도의 인터넷, 빠른 행정처리, 로켓배송, 제시간에 늘 맞춰 오는 대중교통의 정확성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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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기술도 대단하고 물론 좋은 것들이 많겠지만 확실히 예전의 선조들이 일궈놓은 부, 명성, 명예가 있다 보니 간절함이 부족하달까. 선조 덕을 많이 보는 나라인 거 같다는 개인적인 견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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