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신무화과

꿈에 네가 나왔어.


눈을 감고 자고 있었는데, 눈을 뜨니 네가 내 앞에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 거야. 너무 놀래서 소리를 지르고 꿈에서 꿈 아냐? 가짜 아냐?라고 몇 번을 외치다가 정말 너무 꿈같아서 내가 손을 바꿔가면서 내 뺨으로 후려쳤어. 근데 하나도 아프지 않은 거야. 그래서 왜 안 아프지? 근데 팔에 힘이 하나도 안 들어가서 뺨이 세게 때려지지가 않아. 네가 때려줘라고 하니 네가 그러고 싶지 않다고 했어. 뺨을 때리는 일은 그만하고 시간이 아까우니까, 어떻게 내 방에 있는 거야? 이 아침에?라고 하니까 네가 내가 보고 싶어서 갑자기 우리 집으로 찾아왔대. 그래서 내가 ‘네가 그런 무모한 짓을 할 리가 없잖아.’ 하니까 동그란 네가 ‘이번에는 했어’라고 하는 거야. 왜 그랬냐고 하니까 내가 보고 싶어서 그랬대, 내가 너무 보고 싶어서.


그 말이 너무 좋아서 너를 끌어안고 침대에서 떨어졌어. 떨어졌는데도 아픈 걸 모르겠더라고, 너무 행복해서.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끌어안은 채로 바닥에 누워서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 관계를 설정했어. 어떻게 해야 우리가 다시 아프지 않을지, 나를 보면서 생글생글 웃고 있는 너를 보고 알았어.


뺨을 때렸을 때도, 침대에서 떨어졌을 때도 나는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는 걸. 네가 내가 보고 싶어 무모하게 모두가 출근할 시간에 우리 집에, 그것도 내 침대에 있을 일이 없다는 걸. 이제는 네가 나를 보고 싶어 할 일도, 우리가 아프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야기 나눌 필요도 없다는 걸 알았어.


“이거 꿈이구나”라고 말하는 순간 바로 꿈에서 깨버렸어. 나는 여전히 꿈에서 같은 공간, 같은 침대에서 같은 자세로 누워있지만 네가 없다는 걸 알았어


그냥 그랬어. 꿈에선 정말로 뺨을 때려도 아프지가 않네. 꼬집고 깨물고 넘어져도 아프지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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