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유치권자, 합법적으로 대응하는 방법

by 이광섭 변호사


건물을 소유한 사람의 입장에서 갑작스럽게 유치권이 행사된다면 날벼락과 같을 것입니다. 공사대금 분쟁 등으로 인하여 건물이 점유당하게 된다면 임대도 못 놓고 매매도 막혀 막대한 금융 비용 손실이 발생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유치권자 입장에서는 본인이 받아야하는 대금을 모두 받을때까지 버틸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법이 정한 유치권 소멸 사유가 존재하는 경우 유치권자가 막무가내로 유치권을 주장하더라도 소유자가 강력하게 유치권 소멸을 청구하고, 그 이후의 점유에 대해 손해배상 상당액까지 받아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유치권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법적 소멸 사유와 대응 전략을 민법 규정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1. 담보제공에 따른 유치권 소멸


돈이 당장 없어서 못 주는 것이지, 줄 마음이 없는 게 아니라면 이 방법을 쓸 수 있습니다. 민법 제327조는 채무자가 '상당한 담보'를 제공하고 유치권 소멸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민법 제327조(타담보제공과 유치권소멸)
채무자는 상당한 담보를 제공하고 유치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다.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상당한 담보'라고 함은 유치권자가 갖고 있는 채권액과 그 이자등을 충분히 보전 받을 수 있을 정도의 담보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공사대금으로써 채권액이 1억원인 경우 선순위가 존재하지 않는 감정가 3억원정도의 부동산에 근저당을 설정해주는 것 입니다. 이 경우 대금을 지급받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근저당권을 통하여 충분히 채권을 보전할 수 있는 상황이 됨으로 법원은 상당한 담보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게 됩니다.


다만 감정가가 3억원 정도의 부동산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2억9천만원 상당의 선순위 근저당권이 존재하는 경우라면 공사대금에 대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하더라도 채권을 보전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됨으로 법원은 이에 대하여 상당한 담보가 제공되었다고 인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현금을 법원에 공탁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지만, 자금 여력이 부족하다면 부동산 근저당권이나 보증보험증권 등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단, 이는 유치권자의 동의나 법원의 인정이 필요하므로 무턱대고 통보하는 것만으로는 효력이 없습니다.




2. 유치권자가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한 경우


유치권이 행사되어 유치권자가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더라도 해당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은 어디까지나 부동산 소유자에게 있습니다. 그렇기에 유치권자는 잠시 타인의 물건을 점유하고 있는 존재로써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지켜야하는 책임이 발생하게 됩니다. 만약 유치권자가 소유자의 승낙 없이 유치물을 사용하거나, 유치물을 타인에게 대여하거나 또는 유치물을 담보로 제공하였다면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판단되어 소유자가 즉시 유치권 소멸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324조(유치권자의 선관의무)

② 유치권자는 채무자의 승낙 없이 유치물의 사용, 대여 또는 담보제공을 하지 못한다.

③ 유치권자가 전 2항의 규정을 위반한 때에는 채무자는 유치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대법원 판례에 근거하여 유치권자가 해당 주택에 단순히 거주하는 것은 건물의 현상 유지를 위한 보존 행위로 보아 허용됩니다. 이 경우에도 거주를 넘어 타인에게 세를 놓고 월세를 받았다면 명백한 선관주의 의무 위반에 해당합니다.




3. 유치권 행사로 소멸시효는 중단되지 않는다.


유치권자분들께서 가장 많이 하시는 실수로써 유치권을 행사함으로써 공사대금채권에 대한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공사대금 채권의 경우 민법 제163조에 따라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되게 됨으로 공사대금을 받을 권리가 발생하는 공사 완료시점을 기준으로 3년 내에 청구하지 않으면 채권이 소멸하게 됩니다.


민법 제163조 (3년의 단기소멸시효)
다음 각호의 채권은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

1. 이자, 부양료, 급료, 사용료 기타 1년이내의 기간으로 정한 금전 또는 물건의 지급을 목적으로 한 채권

2. 의사, 조산사, 간호사 및 약사의 치료, 근로 및 조제에 관한 채권

3. 도급받은 자, 기사 기타 공사의 설계 또는 감독에 종사하는 자의 공사에 관한 채권

4. 변호사, 변리사, 공증인, 공인회계사 및 법무사에 대한 직무상 보관한 서류의 반환을 청구하는 채권

5. 변호사, 변리사, 공증인, 공인회계사 및 법무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

6. 생산자 및 상인이 판매한 생산물 및 상품의 대가

7. 수공업자 및 제조자의 업무에 관한 채권


민법 제326조(피담보채권의 소멸시효)

유치권의 행사는 채권의 소멸시효의 진행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그렇기에 유치권만 행사하고 지급명령이나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면 소멸시효가 중단되지 않아 채권의 소멸시효가 지나버리면, 채권이 사라지면서 유치권도 자동으로 소멸합니다. 만약 유치권자가 유치권만 행사하고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소멸시효 완성시점에 법원 유치권 소멸을 청구하여 점유를 이전할 것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4. 유치권 소멸사유가 발생하였을 때 소유자의 대응방법


유치권 소멸사유가 발생하였다고 하여 유치권자의 유치권이 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소유자는 상대방에게 의사표시를 통하여 현재 유치권 소멸사유가 존재함으로써 유치권이 소멸되었다는 것을 고지하여야 합니다. 해당 내용을 고지하여야지만 비로서 적법했던 유치권자의 유치권 행사가 불법점유로 전환되게 됩니다.


만약 유치권이 소멸되었다는 것을 고지하였음에도 상대방이 점유이전을 거부한다면 법원에 유치권이 소멸한 것을 근거로 명도소송, 부당이득 반환청구, 손해배상청구를 진행하면 됩니다.


결국 소유자라면 유치권자가 건물을 몰래 임대하고 있지는 않은지, 공사대금 채권이 3년이 지났는지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반대로 유치권자라면 소멸시효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보존 행위의 범위를 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유치권이 성립하는지, 혹은 소멸했는지는 법리적으로 매우 복잡한 문제입니다. 억울한 손해를 막기 위해 반드시 초기 단계부터 부동산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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